돌의 집회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소설은 정말 놀라운 집중력을 불러일으킨다. 제법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그 끝을 봐야만 되겠다고 생각하게 만든건.  그의 소설이 갖는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늑대의 제국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인데, 그는 그의 소설 주인공들을 아주 쉽게. 죽인다. 그래서 나는 글을 읽다가 헉! 하고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설마 얘도 죽는거야? 진짜 죽은건가? 옆에 대화할 상대도 없는 상태에서 작가는 마치 나를 놀리는 듯. 그래. 라고 대답해 주었다. 

글의 주인공을 가지고 노는 재주를 이야기 재주라고 한다면 그는 단연 최고일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는 주인공들의 삶을 그야말로 가지고 논다. 그들의 삶을 이끄는 것은 무언가 그들의 인생이 아니라 그 거대한 섭리가 아니라 작가라고, 그렇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소설이 사실 그러한데 나는 왜 유독 그의 소설만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리고 그 끝에는 엄청난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더 흡입력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던 이 글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마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비한 세계를 엿본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상징성에도 놀라게 될 뿐 아니라 이야기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놓쳤던 사실들이 있음에도 놀라게 되는 소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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