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아이 - 특수학급 교사 토리 헤이든이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써가는 생생하고 아름다운 1년간의 여정
토리 헤이든 지음, 이중균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토리 헤이든의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몇 해 전에 읽었던 한 아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녀의 이름을 익히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만난 그녀는 매우 현실주의자였으나 이상주의자였고, 냉철했지만 따뜻했다. 그녀를 거쳐간 아이들이 모두 성공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녀는 매 번 최선을 다했고, 그녀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책을 펼치면서 나는 기대를 반쯤. 또 걱정을 반쯤 했다. 그녀가 다루는 아이들은 선천적인 장애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보다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 특히나 이렇게 오랜 시간을 공들인 아이들의 이야기에는 보다 뿌리깊은 문제가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폭력과 학대, 무관심에 내던져진 어린시절을 보낸 아이의 경우는 그것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읽는 것이라고 해도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표지에 나와있는 어린 비너스의 얼굴에 희미하게 자리잡은 미소만큼 내 마음에도 희미하게 아릿한 슬픔이 자리잡았다. 

토리의 강점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전혀 포기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없으려니만큼 그녀도 그렇겠지만. 그야말로 막막한 상대인 비너스를 만났을 때에도 그녀는 포기하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시작한다. '그 아이는 말하게 될 것'이라는 토리의 확신은 그런 의미에서 교만이라기보다는 긍정성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말이나 행동에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 귀머거리라고 느낄만큼 외부와 차단된 아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놀라운 공격성을 보이거나 괴성을 질러대는 아이. 깜깜한 절벽 앞에 선 것처럼 상대를 지치게 하는 이 아이의 내면을 향해 끊임없이 치열하게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는 토리의 노력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너스가 "난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 치열함이 얼마나 이 아이를 행복의 길로 이끌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꼭 특수학급에 관심이 있거나, 교사가 아니라고 해도, 우리 이웃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열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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