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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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아오마메의 실루엣... 2권은 덴고의 실루엣... 표지가 너무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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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9-1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알라딘에서 처음 써본 듯한 40자평이 일반 리뷰랑 동급의 취급을 받는구나... ㅡㅡ;;
 
마음으로 듣는 노래 - 바그다드 이야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99
제임스 럼포드 글 그림, 김연수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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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낏뜨قط, 오렌지는 나란지برتقال, 낙타는 자말جمل...
자기 소개를 할 때는 '내 이름은 알리입니다.'일 때. 이즈미 알리(اسمي علي)라고 발음한다. 

발음은 대충 넘어간다 하더라도 지구상에서 가장 난해한 문자는 아무래도 아랍어가 아닐까 싶다.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시작하여 왼쪽으로 읽어 나가며 획의 장단에 따라 의미가 확연하게 차이나는 문자라고도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주인공 알리는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부모님과 할아버지, 여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소년이다. 축구 말고도 알리가 좋아하는 한 가지는 아랍어를 종이에 예쁘게 쓰는 서예다. 알리는 13세기에 활동했던 전설적인 서예가 '야쿠트 알-무스타시미'를 존경하며, 소년의 어머니는 여기저기 글쓰기 연습을 일삼는 귀여운 아들에게 '야쿠트'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붙여준다.



알리가 생각하는 서예는 마치 축구와 흡사하다. 점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나긴 문장을 쓰는 일은 마치 축구 선수가 공을 차며 달려가는 모습을 슬로 비디오로 보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라면 '바그다드'에서 연상되는 것이 전쟁일 것이다.
맑은 눈의 알리는 서예를 통해 전쟁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글자 쓰듯이... 하르브(حرب 전쟁)은 아주 쉽게 써지지만, 살람(سلام 평화)은 어렵게 꼬며 시작해서 길게 두 번 위로 선을 그었다 내려와야 하는 등 쓰기가 벅차다는 것이다.



살람(سلام)을 눈 감고서라도 쓰고 싶다는 평화가 그리운 소년 알리...
자신이 동경하는 야쿠트가 1258년에 몽골 침략기에 높은 탑에 올라 오로지 서예로 견뎌냈듯이 2003년 미국의 폭격과 시작된 암울한 바그다드에서 예쁜 글쓰기로 위안 삼았다는 부드러운 평화의 이야기가 잔잔한 호소가 되어 귓가를 맴돈다.

이 멋진 그림책은 하와이에 살고 있는 제임스 럼포드의 작품이며, 번역은 우리 문학계의 김연수 선생님이 맡아 깔끔하다.

비록 그림책이지만 어렵게만 생각하던 아랍어 책이라 오래 소장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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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섹시하기 - 인생을 보다 맛있게 요리하는 25가지 레시피 노하우
김희재 지음 / 시공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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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 누구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세상이다.
한국인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서 사는게 소원이고, 동남아인들은 코리안드림을 꿈 꾸며, 미국이나 유럽인들은 동남아 해변의 별장에서의 삶을 꿈 꾸는 아이러니컬한 지구 풍경이 우습다.

오늘 전철 맞은 편,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녀가 꾸벅꾸벅 졸면서 어떤 책을 읽고 있었다.
제목을 봤더니 "대한민국 20대, 말이 통하는 사람이 돼라", 그녀가 내 또래가 아닌 20대였구나 하는 미안함과 함께 숨이 턱 막히는 제목에 뭔가 타이르고 꾸짖는 듯한 그 느낌... 보다 훨씬 편안한 제목의 따뜻한 책이 내 손안에 있어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모른다.



죽을 때까지 색시하기... 추계예술대학 교수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김희재 선생님이 다양한 시선을 빌려 인생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책이다.

프롤로그를 넘기면... 어르신들이 주변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방법에 관한 삶의 매뉴얼이 대화체로 준비되어 있다. 이것저것 간섭하는 아버지와 가족들의 대화를 예로 들어 경청에 관한 조언을 하니 귀에 쏙 들어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흐르는 세월을 탓하며... 거울도 자주 보고, 일주일에 한 번쯤 정장도 입어주고, 포커페이스 것이 나쁜 의미의 가식이 아닌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조언으로 요약될 수 있다.

좀 어려운 말이기는 하지만 '생긴 대로', '제멋대로' 살지 않고 '성질 죽여가며 사는 것'이 가면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가면을 쓰고 산다는 게 꼭 나쁜 뜻만은 아닌 것이죠. (41쪽)

평균연령 80대의 메사추세츠 노인 합창단 YOUNG@HEART가 로큰롤을 주로 부르는 이야기(51쪽)와 같은 긍정적인 사례들도 좋았고, 우리 세대들은 잘모르는 다음과 같은 유머(119쪽)를 접하는 기분도 상쾌했다.

"사람 참, 고드름장아찌 같네."
"그때는 개 보름 쇠듯 했지."
"미친년 정신 차리면 행주로 요강 닦는다."
"아새끼 울어대죠. 인민군 쫓아오죠. 빤쓰끈 끊어졌죠."
"매달린 돼지가 누운 돼지 걱정하네."
"그 녀석이 습자지 정신이 뛰어나지."
"아, 십원짜리 같은 자식."


평생을 아프리카 봉사활동으로 바치고 떠나가시던 김중만 교수(사진작가)의 의사였던 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한 마디(75쪽) 또한 기억할만한 멋진 사례였다.

"2천만원 정도밖에 없는데 괜찮겠냐?"

스트레칭이 청년들 보다 중장년층에서 보다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이유는 거기에 필요한 것이 젊은이들의 단단한 체력과 근육이 아니라 꾸준함이 생명(204쪽)이기 때문이라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가슴 깊이 새겨지는 독서였다. 김희재 선생님의 그런 조언 글들을 읽다 보면 정말 스트레칭도 해보고 싶고, 매일 거울도 보고, 고운 말씀 하시며 삶을 즐기게 될 어르신들이 넘쳐날 것이라는 희망의 울림이 전해온다.

아직 젊은 내가 이런 조언의 책을 새겨 읽어 보니 앞으로 내게 남은 66년의 삶(오래 전에 나는 예상수명 따로 정했음)이 보다 섹시해질 수 있을 것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실수로 선택한 책도 매우 가치있으니 그또한 기쁨이다.

어르신들께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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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잇츠유> 초대 이벤트
연극 <잇츠유> 당첨 발표

알라딘 이벤트 중인데,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대학로에 나갔습니다.
오랜 단골집 피자모레에 들러 식사를 마치고, 연극을 한 편 보기로 했습니다.
지하철 혜화역1번 출구 바로 옆 아티스탄홀로 갔지요. 지하1층에 호프집이 있고, 한 층 더 내려가니 단정하면서도 나름대로 규모도 작지 않은 공연장이 있었습니다. 안내하는 총각도 아주 친절했지요. 공연시간(8시)에 쫓겨 화장실도 들르지 못하고 달려왔는데, 객석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어 편리한 것도 같고... ^^;

우리 부부는 비교적 자주 연극을 보러가는 편입니다.
그 곳에는 항상 영화관이 절대로 흉내낼 수 없는 감동이 있고, 같은 연극이라도 매번 느낌이 달라 보고 또 봐도 새롭고, 그들의 숨결과 땀내를 통해 인간 존재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되새기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시작 전 이벤트가 대세인데, 배우 강지훈씨 재치있게 리드 하시더군요.
퀴즈 타임에는 첫번째 문제가 나오자 유일하게 저 혼자 손을 들었답니다. 안타깝게도 틀렸지요.
같은 질문에 두번째 답변자는 행복하게도 제 아내였습니다. 제가 틀린 정답에 스펠 하나가 빠졌더군요. 어쨌거나 여성용 상품이었고, 우리 집안 차지가 되었습니다.

연출은 영화와 뮤지컬에서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오신 허재영 감독께서 맡으셨구요.
TV에 중독된 세대들에게는 친숙하지 않겠지만 김혜민(이지은 역), 김명(레슬리최 역), 신정만(봉차장 역), 차민엽(한성미 역), 일인다역에 강지훈, 김유리 님이 출연 하셨습니다.

얼핏 보면 일인다역이 엑스트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마치 드라마처럼 무대 셋트만도 수십 번 바뀌는 이 다이나믹한 120분짜리 무대에서 진짜 주인공은 강지훈씨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카메라맨 빌리 조 역부터, 술집 여장 남자, 의사, 아이스께끼 장수, 찹쌀떡 장수, 곱창집 할머니, 경찰관, 방송국 국장, 바람둥이 본사 부장, 오프닝과 엔딩 사회자까지... 객석에서는 그가 매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고 있었답니다.

여자 일인다역을 맡은 김유리 씨는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라는데 전혀 초보자답지 않은 안정적인 표정에 외모에서 중견 배우의 기품마저 느껴지더군요. 술집 여종업원, 히스테리성 간호사, 빵집여주인 역할까지 모두모두 무리 없이 잘 소화해 주셨습니다.

어느 조직에나 있을법한 극히 이기적이고, 오로지 자기 출세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역할로는 속초방송국으로 추정되는 지방방송국 SCB의 앵커 한성미(차민엽)가 있죠. 그녀는 매우 밉쌀스럽게 직장 상사이면서도 자신을 짝사랑 하는 봉차장(신정만)을 열심히 이용해 먹지요.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랑은 넘치고 넘친 것 같습니다. 실랄한 악녀 역을 잘 소화해 낸 차민엽씨... 그 연기를 끝까지 보지 못한 사람은 당신에게 심한 욕설을 날릴만큼 연기가 끝내줬어요.

콧대 높고 이기적인 아가씨와 키작고 뚱뚱한 노총각은 얼핏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글쎄요. 세상에는 시작이 별볼일 없으나 꽤나 감동적으로 귀결되는 사랑이 있지요. 이 무대에서 두 사람 또한 일방적이지만 그 일방적인 순애보의 희생이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매사 자신감 없는 짝사랑으로 머뭇머뭇 할 말도 다 못할 것 같은 소심한 사람, 생긴 것은 빵집 주인으로는 그보다 잘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풍만한 외모... 신정만 씨, 그 인간적인 연기에 깊은 박수를 보낸답니다.

우람한 체구에 여자 잠옷이 그렇게도 잘 어울리던 김명씨, 당신은 말할 필요도 없는 주인공이셨구요.
씩씩한 말괄량이 아가씨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도 가슴 한 켠에 사랑이 싹트는 따뜻한 모습, 김혜민씨 감사합니다.

여섯 사람의 배우가 열연한 화요일밤은 우리 부부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큰 선물이었습니다.



클릭!!! 내 돈으로 보기 

알라딘 초대 이벤트 응모는... http://blog.aladin.co.kr/culture/3067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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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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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는 멋진 책이다.
고독한 화가 고갱과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었다.

2001년 5월 하순, 단편 드라마 제작하듯이...
미리 스토리를 기획한 다음, 촬영기사와 삽화가, 통역자를 만나 하네다 공항을 떠난 Ms.바나나는 일주일만에 돌아와 이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이듬해 무지개가 탄생했다. 소설의 배경은 그렇게 일주일 간의 현장답사로 정리 되었으며, 바나나의 상상력은 여행 가이드북을 겸한 아담하고 이쁜 책으로 탄생된 것이다.

맑은 영혼을 가진 스물 일곱 처녀의 고독이 녹아 있는 멋진 소설이다.
도쿄의 타히티안 레스토랑에서 10년 동안 일했던 그녀가 꿈에 그리던 타히티...
빛나는 레몬색 상어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그녀는 도쿄의 레스토랑 '무지개' 사람들과 어머니와 함께 했던 고향 바닷가를 추억한다.



해변에서 프랑스인 꼬마와 그를 지켜보는 엄마의 다정한 모습에 오버랩 되는 그리운 옛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살면서 괴로운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양산을 쓰고 있는 이방인의 긴 치마 밖으로 곧게 뻗은 하얀 다리와, 새하얀 모래 위에서 너울대는 그림자를 돌아볼 때마다, 나는 몇 번이나 가슴이 메었다. (14쪽)

엄마가 돌아가신 뒤, 병들어 아팠을 때 깨달은 고독감... 그녀의 외로움엔 리듬이 있다.

그런 상상을 했더니, 지금의 시간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저 달콤하고 정겨웠다. 많지는 않아도 진짜 친구가 몇 명 있었다. 내 고집과 어눌한 감정 표현까지 모두 헤아리고 갖가지 친절한 말을 해주는 친구들이. (128쪽)

모레아 섬의 레스토랑을 도쿄로 옮겨 놓은 다카다 사장에 대한 그리움...
보라보람 섬의 바다 울타리 라구나리움에서 레몬빛 상어의 신기함을 함께 나누던 노부부...
타히티를 떠나기 전, 바닥 밑으로 바다가 보이는 수상 방갈로에 초대되어 온 가네야마 부인...

할머니와 어머니의 잇따른 죽음에 혼자가 된 그녀는 잠시 사장 집에서 일을 한다.
그 나름대로 완벽한 다카다의 부인은 케이터링 사업의 번창과 더불어 만삭의 여인이었다.
우리의 사랑스런 처녀는 도쿄 '무지개'의 사장 다카다를 사랑했고, 그의 고백을 받았으나 현실에 눈물 흘린다.

감정 확인을 키스로만 끝냈더라면 좀 약했으려나?
이성을 살짝~ 상실한 서재에서의 완력은 근처 러브 호텔로 옮겼어도 쑥스러웠다.
그 모든 아름다움에 확~ 반전을 가져다 준 완력의 고백은 썩 아름답지 못했으나 그럭저럭 현실의 반영이었다고 본다. 유부남과의 관계이다 보니 법적으로 불륜이었지만 이미 그 남자의 아내가 딴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설정만으로도 얼마든지 엽기적인 정당성을 확보했으니, 나는 그들의 사랑은 충분히 아름답다고 믿어 버린다.

타히티를 떠나는 날, 팩스로 주고 받은 감정의 정리...
그리고, 고결한 실루엣의 오테마누 산과 이별하고 있을 대 펼쳐지는 아름다운 무지개...



현장의 무지개가 야마구치의 생생히 사진으로 살아 있으며, 고갱의 축복을 생각나게 하는 타히티의 여인들이 하라의 그림으로 가득한 소설, 돌고래와 수영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사진이 실린 드라마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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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9-0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2쪽 도입 부분 '점장'은 '사장' 혹은 '오너'나 '다카다'로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2009-09-1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원서에 '점장'으로 나와 있습니다. 번역된 책 131쪽을 보시면 주인공과 가네야마 씨가 (오너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젊은 시절의 점장에 대한 얘기를 나눈 부분이 나옵니다. 142쪽에서 주인공이 '점장님 젊은 시절 얘기도 듣고...'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을 언급하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우연히 서평을 보게 되어 원서를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동탄남자 2009-09-10 18:03   좋아요 0 | URL
문맥상 대상인물이 점장이 아니라 사장인 '다카다'라고 판단 되는데, 엉뚱하게도 그다지 비중 없는 점장이 거론되었더군요. 감사합니다. ^^;

montreal florist 2010-01-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름다운 바다를 묘사한 재밌는 책이겟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