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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 Rebecc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히치콕이 미국에 진출해서 처음 만든 영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집중했던 부분은 '레베카가 살아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드윈터 (남주인공 로렌스 올리비에) 와 레베카와의 사랑이 강조되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 이 두 부부 사이에 커다란 문제-증오라고 말함직한-가 있을 거라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 했다.
(결론적으로, 내가 예상했던 부분과 예상 못 했던 부분에서 이 영화의 결론은 모두 벗어나 있다. 영화보는 내내 난 멘들리 저택 주변의 사각지대에거 계속 기웃거렸던 꼴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인물, 레베카를,
마치 살아있는 듯, 영화 전반에서 그 기운을 느끼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레베카의 방이 살아있는 듯, 정리정돈 되어 있고,
그녀의 이니셜 'R'이 수첩과 침대, 손수건 등에서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무엇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멘들리에 들어 온 드윈터 부인(여주인공 조안 폰테인)에게는
저택의 모든 느낌들이 불안과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지난 번 보았던 <사이코>만큼의 강한 극적 반전이 있던 영화는 아니지만,
앞서 말했듯, 보이지 않는 인물을 영화 제목으로 배치, 전면으로 내세워,
영화 마지막에는 꼭 한 번 그녀, 레베카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을 관객으로 하여금
끝까지 갖게 했다는 데서 이 영화의 뛰어남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작 소설에서 비롯된 영화인만큼, 비주얼적 요소보다는 서사성이 강한 추리물로 이 영화를 본다면, 나름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대픈 뒤 모리어(Daphne Du Maurier)의 원작을 로버트 E. 셔우드가 각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