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달린다 - Running turtl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주연 배우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해, 영화는 예고편을 볼 때와는 달리 <추격자>와는 분명 다른 톤의 영화였다는 것. 

  

먼저 캐릭터 설정부터가 이 작품의 주인공 조필성은 무능하고, 하는 일마다 꼬여서 

부인이 고생고생해 모은 쌈지돈을 몰래 빼내고, 반대로 어린 딸의 걱정을 사며,

범죄자에게는 '너 형사 맞냐?'라는 말까지 드는 수모를 겪는 캐릭터라는 점. 

  

둘째, 영화의 속도가 퍽이나 느리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탈주자와 부딪히는 지점이 좀더 영화 앞에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실제 영화는 전반부에 인물들의 일상적 세계를 꽤나 친절하게 다방면으로 다룬 나머지 

도입부분이 꽤 길었고, 이에 영화의 속도를 끌어올리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 

  

셋째, 이야기의 결말이 상당부분 예상된다는 것. 

조필성이 결국 어떻게 할지, 또 탈주범의 결과는 어떨지가 꽤 예상되는데, 

영화는 반전을 보여 주거나 그런 지점이 약하다.  

예를 들어 <추격자>는 사람들이  설마했던 부분을 스크린에서 끝까지 보여줘서 

-사이코패스의 극한의 가학성-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주인공이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린 

인물과 한판을 하기 위헤 진행되던 이야기였고, 그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제 무능력한 형사들 캐릭터는 <공공의 적>이나 <살인의 추억>에서 

소재 삼았던 것이어서 새로울 것이 없었는데,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한 듯, 주변 형사 캐릭터들을 너무 많이 다뤄 

영화의 진부함을 느끼게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미덕을 고르라면, 

단연 김윤석 배우의 거북이 같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어느 인터뷰에서도 그가  말했듯, 호흡이 느리고 어깨에 힘을 빼야 하는 캐릭터의 연기라서 <추격자>를 찍을 때보나는 실제로 더 힘들었을 것 같았다)

정경호 배우의 미끈한 이미지와 액션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충청도 사투리의 정겨움과 유머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의 소재는 좋았지만,  

편집과 이야기를 앞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방점을 찍는 과정에서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지 못한 것이 이 영화의 약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후반부터는 진짜 거북이가 자꾸 아른거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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