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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 Castaway on the Mo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서울 한복판 밤섬에 가서 살게 된다면?'
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아이디어가 재밌었고, 궁금증을 유발했다.
거기에 평소 좋아하던 배우, 정재영씨가 남자 김씨역을 맡았다는 점,
더해, 몇년 전 개인적으로 <천하장사 마돈나>를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겹치면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를 개봉날 서둘러 찾게 되었다.
영화에서 빛난던 점은 역시, 남자 김씨.
아무도 없는 밤섬에 갇혀 처절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고 귀엽다.
사람이 극한까지 몰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유쾌한 방식으로 그려냈고,
배우가 이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움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여자김씨와 만나게 되는 과정까지가 뒤에 갈수록 늘어지는 느낌이었고, (답답할 정도)
여기에 후반부에 감동을 강요?하는 듯 이야기를 몰아가고 있어서
어느새 난 이야기 밖으로 빠져 나오고 말았다.
물론, 처음부터 두 남녀가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 끝날 때에야 만나게 되고,
그 전까지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두 남녀 각자의 이야기를 따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감독이 시나리올 쓸 때는 얼마나 고민했을지 상상해 보면.. 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은둔형 외톨이인 여자김씨 캐릭터는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나중에는 억지스럽고 답답, 작위적인 느낌까지 들었다면
역시 과도한 감상일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주변에서 이 영화를 감동적으로 봤다는 분들이 꽤 있다.
여전히 따뜻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부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난 그래도, 위에 말했던 이유들 때문에
리뷰를 쓰는 지금은 아쉬움이 더 남는다.
그러나 작은 아이디어를 하나의 장편상업영화로 구현한 감독의 힘에는
여전히 박수와 놀라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