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 Breathl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기분 좋게 

모두에게 보라고 말하기에는 겁나는 영화다.

<낮술>처럼 낄낄대며 볼 수 있는 영화도 아니고,

<워낭소리>처럼 따뜻한 눈물을 자연스레 흘리며 볼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그래서, 내가 이 영화를 말 할 때에는 

얘기를 나누는 상대방의 성향이 어떠한지 우선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폭력과 욕설이 영화의 대부분을,

그것도 아주 끝까지 가져가는 데에는 당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랬다고 영화에서 말하려는 것이

'폭력과 욕설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감독이 말했듯,

언젠가는 그대로 보여주고 진하게 말하고 싶었던

'가족'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뚜렷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매스컴에 나오는 것처럼

성같은 집에 살면서 

집에서도 파티복을 입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스테이크를 썰며 살고 있지는 않음을..

 
반대로 가족이나 내가 처한 상황 모두가 

너무너무 구질구질해서, - 내가 가진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가 너무 진절머리나서-

내 자신이 정말 '똥파리'는 아닌가 싶은 생각이 머물 때가 더 많은 게 우리들이니까...

 

두시간 십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안에는

3년여 동안 전세금까지 빼가고,

좋은 제작 조건까지 거절하면서 이어간 감독의 에너지와 이야기와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강렬하게 새겨져 있다.

 

자기 이야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원래 저런 놈 아냐?' 라는 질문이 어느새 맴돌만큼

감독은  주인공 캐릭터를 맡아 무서운 연기까지 보여주었다.

 

상영시간 내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 같아,

계속 긴장된 상태였다.

 

하지만
세련됨없이 거칠게 채색된 영상들과 날선 말들,

그리고 대한민국이나 그 안에 가정이나 

결국은 뒤틀린 폭력이 얼마나 사람을 외롭게 만들고 있는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마음이 쿵쿵 거렸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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