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번의 구타 - The 400 Blow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 주인공의 설정

주인공 앙투안은 13세의 소년이다. 그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항상 선생님과 부모님, 주변의 어른들에게 혼나고 억압당하며 유년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비도덕적인 것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그저 가족들과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소년이다. 하지만, 그가 말을 하고 행동을 할수록, 작은 원인은 큰 결과로 돌변해 그를 억압하고 가둔다. 즉, 시나리오는 그 시기에 소년들이 경험하는 세상과의 불통-그것은 결국 어른들이다-을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인공은 여러 면에서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캐릭터이다. (예. 테스트 볼 때, 낙서하다가 혼자 선생님께 걸리는 시퀀스, 집에 불이 나던 시퀀스, 훔친 타자기를 다시 갖다 놓으려다 경비원에게 잡히는 시퀀스 등)

□ 주인공이 소망하는 것 
 

주인공이 바라는 것은 세 가지. 공부하지 않는 것. 돈을 버는 것. 바다를 보는 것이다. 그는 막연한 세계, 자유로 형상화되고 있는 바다를 꿈꾸고, 자신을 억압하는 학교와 가정을 모두 벗어나 홀로 독립하기를 꿈꾼다.

□ 장애물

그의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세상은 그대로 그에게 거대한 장애물이다. 그는 홀로 독립하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돈을 벌려고 하지만, 서툰 도둑질은 결국 그가 원하지 않던 방식으로 부모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결말로 이끈다.

□ 주제- 유년기의 미성숙와 세계에 대한 불안

강제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앙투안은 결말부분에서 아이들과 공을 차다가, 순간, 철조망 바깥으로 도망친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자 끝없이 달리고 달린다. (그의 곁에는 그의 절친한 친구인 르네마저도 없다) 그리고 결국 그는 시종일관 소망하던 바다를 맞이한다. 하지만, 바다를 맞이하게 된 앙투안이 소망을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카메라는 롱테이크로 앙투안을 따라 함께 달리다가, 순간 바다를 대면한 앙투안을 줌인으로 순식간에 잡아 관객 앞에 갖다 놓는다. 이는 일반적인 시나리오의 해결방법과는 다른 것으로, 관객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외부와의 불통으로 갈등하던 앙투안이 결국은 혼자 내면의 목소리와 부딪히게 됨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이 시나리오는 주인공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혼자가 된 순간, 자유를 만끽하며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게 되고, 앞으로 세계 속에서 힘들게 버텨 나가야할 운명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 관객들의 호기심

영화 끝까지 관객들을 끌어가는 물음은, ‘앙투안은 어른들과 화해하고, 독립할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매번 반복적으로 혼나고, 뒤로 갈수록 커져가는 그에 대한 어른들의 불신 속에서 관객들은 그의 독립이나 행복은 쉽게 주어질 수 없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불안하고 외로운, 하지만 미성숙한 작은 악마와 같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의 말과 행동들에 반응하는 어른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 시나리오의 특징

1. 결말처리 방식 - 주제 부분에서 언급함

2. 대사보다는 인물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가 비주얼하게 그려지고 있고, 이는 이 영화 전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예. 엄마의 외도, 개구쟁이 아이들의 모습 (수업시간에 판서하는 선생님 뒤에서 장난치는 아이들, 체육교사와 함께 달리기 하면서 한 명씩 흩어지던 씬) 인형극을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씬 등)

□ 기억에 남는 씬

1. 엄마가 너에게 자주 화를 내더라도,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순간 웃음을 터트리던 앙투안의 모습 (평소 어른들의 이야기에 무관심하게 반응하던 앙투안이지만, 엄마의 외도 사실까지 알게 된 후, 아버지의 이 말에 실소를 터트리는 이 장면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소름 돋는 씬이다.)

2. 왜 결석을 했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태연히 대답하던 앙투안의 모습. (그의 대답은 본래 비도덕적인 성질은 아니고, 단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나름의 묘책이었지만, 동시에 그가 덜 성숙한 존재임을 단 번에 관객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3. 무단 결석을 하고, 단짝 친구인 르네와 놀이공원에서 놀 때, 회전 기구 안에 들어가 웃음을 터트리던 앙투안의 모습. (카메라는 정신없이 360도 회전되는 기구 안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있고, 그 안에서 앙투안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그 시간 속에 빠져 있다. 주인공의 밝은 면과 동시에, 뒤죽박죽 혼란스런 세상 속에 내던져진 주인공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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