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 My Sweet, Yet Brutal Sweethear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얼마 전 뒤늦게 이 영화를 보았다.

올해 상반기에 예상 외로 선전한 영화였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 커플로 박용우와 최강희 배우가 캐스팅 되었고,

둘의 연기가 상큼했다는 건, 익히 들어온 즈음이었다.

 

하지만, 실제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영화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던 손재곤 감독의 특강이 잡혀 있었기 때문.

영화 속 공간은 대부분이 실내였고- 엘리베이터 주변, 집 안, 레스토랑 등이 대부분- , 외부 공간이 나올 때에도 밤이라는 시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영화보는 내내 독립된 공간성이 강조되고 있었다.

(이후, 마지막 부분에서 두 주인공이 싱가폴의 한 공원에서 만나게 되는 씬은 앞 부분과 달리 탁 트인 시야와 밝은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는 예외적 시퀀스이고, 톤 역시 달라져 있다. 이는 둘의 사랑이 온전히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로맨탁하고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하고 있는 설정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먼저 이 영화의 힘이라면, 단연 캐릭터의 설정일 것이다.

처음 시작부터 이어지는 대우(박용우)의 대사들은 유쾌하면서도,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집어내어 키득거리는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여자들이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는 경우나 별자리, 혈액형에 대한 얘기 등)

무엇보다도 대우라는 남자 캐릭터는 외모나 학벌이나 떨어질 건 없는 그저 평범한 남성인데,

서른 넘어서까지 연애는 해 보지 못한,

그래서, 겉으로는 요즘 여자들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 놓지만,

맘 한 구석에서는 간절히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캐릭터라는 점이 설득력 있었다.

그리고 박용우의 연기는 대우 캐릭터를 충분히 생동감 있고, 유쾌하게 실현시키고 있었다.

 
이에 반해, 특강 때에도 감독님께 물어봤듯이,

미나(최강희)역은 신비스럽고, 엉뚱한 살인을 저지르는 애매모호한 여성으로만 그려지고 있어

대우의 캐릭터 설정과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영화자체가 대우라는 남성에 초점을 둔 영화이고, 자신이 언젠가 본 추리 소설에서 힌트를 얻은 여성 캐릭터가 있어서, 이를 미나에게 대입했다는 설명 등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즉, 미나는 비중있는 캐릭터로 형상화 되었다기 보다는 대우가 연애를 전후해서 보여주는 여러 변화들을 그려내기 위해 가져온 롤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 이 영화! 하면 대사의 힘을 빼놓을 수 없을 터.
 

자연스럽게 있다가도 순간순간 설정되어 있는 다양하고 때론 엽기적인 에피소드들은 

이 영화가 스릴러의 부분을 가져 왔지만, 코믹한 느낌으로 경쾌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영화를 끝까지 편한 마음으로 즐기며 관람하게 하는 제목 그대로 달콤살벌한 힘이 있었다.

사족이지만, 감독님이 너무 동안이고 수줍음을 잘 타는 분이라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평소에 공공연히 자신은 스릴러로 데뷔할 거라 했었는데,

이와는 달리 다른 장르로 첫 장편을 선 보이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현재는 다음 작품 구상중이라던 이야기.

무엇보다 자신은 이야기를 시작할 때, 누군가를 죽이고 시작한다는 이야기까지

이 날 특강은 영화에 대해 다시 곱씹어 보고, 영화 현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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