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네프의 연인들 - The Lovers on the Bridg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다리 보수 공사를 위해 폐쇄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걸인 알렉스(드니 라방)는 미셸(줄리엣 비노쉬)을 보는 순간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거리 위에서의 비참한 생활, 수면제를 먹어야만 고통을 잊고

잠을 청할 수 있는 삶에서,

알렉스는 눈이 멀어가는 그녀, 미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술에 취해 거리 위에서 쓰러지고,

지나가는 차에 치여 다리가 부러지고,
 
얼굴과 몸이 일그러진 허름한 삶이지만,

이제 미셸을 만나고, 그는 시인이 된다.

 

눈이 멀어가는 고통을 홀로 감당하며, 잠드는 미셸을 지켜봐야만 하는

알렉스의 마음은 요동친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메모를 남긴다.

 

'만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하늘이 하얗다'라고 말해줘

그럼 난 '구름은 검다'고 말할게.

그럼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알 수 있을거야'

  

그리고, 알렉스는 그 요동치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함부로 다루지 않고, 그 밤을 하얗게 세운다.

 
난 알렉스가 그 마음을 다스리며 강물에 돌을 던지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돌이 강물위로 통~통~통 건너뛰며 멀어질 때,

알렉스는 미셸, 미셸, 미셸, 혼잣말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강렬한 마음을 이만큼 온전히 전달한 영화가 있었던가. 눈물이 맴돌았다)

 

그리고, 얼마 후,  미셸은 '하늘이 하얗다'라는 말을 순간 건넨다.

그리고, 이제 둘은 연인이 되어 다리를 아이처럼 뛰어다니고,

음악을 느끼고, 춤을 추고, 바다를 찾아가고,

 
거침없이 웃음을 나눈다.

 

둘이 함께 할 때 분노는 웃음이 되고 차가움은 뜨거움으로 새롭게 공명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괴스럽다 싶을 정도의 거침없는 웃음은 

 건조한 돌덩이의 다리 위에서 피어나는 자유이자 사랑.

 날 것 그대로의 생의 에너지이다.

 (그래서 미셸은 그 날 것의 강렬한 사랑이 때로는 두려웠을 것이다.

 그녀의 눈이 멀어가고 있는 불안한만큼. )

 

 무엇보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절묘하게 지연과 놀라움의 진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둘의 사랑이 확인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잠시 미뤘다가, 돌발적으로 지나가는 말처럼

 미셸을 통해 흘러나오게 하고,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보다 0.5초 앞서 

 알렉스가 자신의 손가락에 손을 겨누는 장면 진행 등은 정말 뛰어난 타이밍 조절이다)

 
당분간 그들의 웃음 소리와

그녀의 스케치, 그의 몸의 고통과 불의 붉은 기운이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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