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터널 선샤인>은 짐캐리, 케이트 위슬렛, 커스틴 던스트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 실제 영화 개봉시에는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영화매니아들 사이에서는 ‘2005년 최고의 영화’로 얘기되면서, 입에서 입으로 매력 있는 영화로서 회자되고 있다. 얼핏 보면, 두 남녀의 만남과 사랑, 이별, 다시 만남을 얘기하는 낡은 스토리인데도, 이 영화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서 매력적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과거와 현재, 현실과 내면을 변화무쌍 넘어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낯선 느낌을 준다. 여느 영화처럼 영화 전반에 대한 소개자막은 건너뛰고 침대에 누워 있던 한 남자가 순간 깨어나는 장면에서부터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클레멘타인과의 만남이라는 꽤 긴 내용 전개까지 영화 전반에 대한 소개 자막은 등장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주인공 조엘의 우연한 여행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는 이야기까지는 순조롭게 따라오지만, 이후 갑자기 비내리는 배경과 차 안에서 울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또 낯선 장면들로 이어진다.

이후, 이야기 전개는 영화 중반까지 두 남녀가 익숙해지는 러브스토리가 보여질 것 같지만, 이를 무시하듯, 클레멘타인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조엘이 그녀가 일하는 서점으로 찾아가지만,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는 황당한 장면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처음부터 관객들이 조엘의 초점에 맞춰져 영화를 보게끔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상황에서 당황하는 조엘과 마찬가지로 관객들도 함께 동일시되어 황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후 친구를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고, 이후 이야기는 두 남녀가 사랑을 진전시키는 내용들은 생략된 채, 조엘이 그녀에 대한 배신감으로, 그녀와 자신이 사랑을 나눌때의 기억도 잊으려고 하는 설정으로 넘어간다. 이후, 이 설정은 이야기가 기억을 지우는 과정을 실행하는 라큐나 회사의 직원들의 실제 상황과 조엘의 머릿 속에서 진행되는 환상적인 연상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는 이 영화가 갖는 가장 탁월한 발상이며,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단선적으로 이야기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며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덧붙여, 영화는 후반부에서 최근에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우연히 만났을 것이라는 상상을 전복시키고, 2년 전에 이미 둘은 연인이였음을 알려줌으로써, 관객들을 감탄시킨다.

덧붙여,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후의 슬픔으로 이 기억을 지우려 했다는 설정은, 다시 그녀의 기억을 지우지 않기 위해, 그녀 만나기 이전의 조엘의 어린 시절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정을 통해 시간의 복합성을 한층 갖게 만들고, 유년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재기발랄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유쾌함까지 선물하고 있다.

* 참고로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외적으로 구현되는 서사의 분절은 아래와 같다.
1. 조앨의 그저그런 아침의 일상
2. 몬타우크에서의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만남
3. 빙판 위에서의 신혼여행  

4. 비가 내리는 창밖, 차 안에서 조엘의 우는 모습 + 영화 소개자막
5. 조엘의 선물 준비  

6. 조엘에 무관심한 클래맨타인 (서점에서)
7. 조엘은 친구를 통해 그녀에게서 자신의 기억이 지워졌음을 알게됨.
8. 그에 대한 배신감으로 자신에게서 그녀의 기억도 지우기 위해 라큐나 주식회사를 찾아감
9. 병원에서 사전 수술로, 조엘의 머릿 속, 그녀와의 기억을 지우기 시작
10. 조엘의 집에서, 저녁, 패트릭과 스탠은 조엘과 클래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 시작
11. 기억을 지우던 과정 중, 치명적 문제가 발생함
12. 박사 하워드가 급히 조엘의 집을 찾아옴
13. 가까스로 문제를 수습함.
14. 1번 분절과 같은 장면의 반복
15. 2번의 반복
16. 클레멘타인이 잠시 집으로 들어가 어떤 봉투를 들고 나옴.
17. 차에서 이동중, 테잎에서 클레멘타인이 과거 기억을 지울때 기록했던 내용들이 흘러나옴
18. 화가 나고, 당황한 조엘과 차에서 내리고 집에 돌아오는 클레멘타인
19. 클레멘타인이 조엘의 집에 찾아오고 상황을 파악함.
20. 서로가 상처 때문에 아팠음을 깨닫고 다시 연인의 관계로 이어갈 것임을 암시하며 엔딩

2. 다양한 사랑의 상처들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다.

영화는 중반까지는 어쨌든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만남과 사랑, 이별을 중심으로 다루는 듯 하다. 하지만, 중반 이후, 남들의 아픈 기억을 지우는 일을 의뢰받은 사람들 내에서도 -하워드와 메리 사이- 아픈 사랑의 기억이 있었음이 드러난다. 이는 결국 메리가 자신의 회사에서 기억을 지운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이유가 되고, - 결국 조엘과 클레멘타인도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다시 이야기는 전개될 힘을 얻는다- 주인공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를 수 있었던 단조로움에서 벗어난다. 나아가 이는 ‘인간은 누구나 사랑에 대해 행복하고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있는 존재’임을 관객들이 느끼게끔 유도한다.

관계의 유사성
조엘 - 클레멘타인 - 페트릭
하워드 - 메리 - 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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