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책으로 접했던 프리다 칼로를 뒤늦게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훔쳐 보았다.
그녀에 대해서는 그녀의 고국인 멕시코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초현실주의 화가로, 또 페미니스트의 선구자로 이미 너무나 많은 팬이 존재한다.
기적이라 불릴만큼 끔찍했던 소녀시절의 교통사고,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과 결혼, 트로츠키와의 불륜,
동성애에 이어지는 이야기들까지....
이 모든 것 이상이 프리다였다.
'자유'를 뜻하는 그녀의 이름과
비합리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던 그녀의 삶..
그녀는 평생 두번의 큰 사고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한 번은 18살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당했던 교통사고..
(버스 난간은 그녀의 배를 뚫고 들어가 왼쪽 옆구리를 관통, 질을 통해 빠져 나왔다지..)

그리고 또 한 번은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
(영화에서도 프리다 자체의 삶 전반이 중심이긴 하지만, '코끼리와 비둘기의 결합'이라
당대 사람들이 평했던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상당부분에 흐르고 있다.
그녀의 삶에서 디에고와의 사랑과 그 안에서의 고통은 분리할 수 없는 자체였겠지.)
디에고는 대형벽화들을 통해 사회적, 민족적 주제를 다루었던 당대 거물 화가였지만,
그의 무절제한 여성 편력은 그의 세번째 부인이던 프리다에게 평생 고통의 짐이였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프리다는 디에고를 향해 절규한다...
첫번째의 사고보다 두번째 사고,, 당신을 만난 사고가 더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디에고는 그녀의 그림에 대해
'나는 외부 세계를 그릴 뿐이지만, 프리다는 마음의 세계를 그린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불행한 사고로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던 평생의 구속과
자신의 아이를 그토록 갖고 싶어했지만 세번의 유산을 통해
또 다른 자유마저 상상할 수 없던 그녀에게
비합리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외부세계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 낯선 곳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도 많은 자화상을 그렸고,
이성의 세계를 넘어서 자신의 마음에서 형상화된 세계를 화폭에 옮겼을 것이다.

PLUS)
1.
프리다역에는 '셀마 헤이엑'이 맡았는데,
책에서 보던 실제 프리다와 너무도 흡사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내가 읽었던 책: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르 클레지오 지음, 다빈치
2.
좋은 영화에는 좋은 음악이 필수였겠지?
<벰파이어와의 인터뷰> <마이클 콜린스> <푸줏간 소년>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엘리어트 골덴탈의 축제성과 한맺힘, 기괴함이 뒤섞인 곡들 하나하나는
이 작품 전반에 그대로 묻어져 나오는 또 하나의 강한 메시지였다.
3.
요즘은 영화 음악을 하나 둘씩 찾게 된다.
예전에 보았던 기억에 남는 영화를 다시 보는 것만큼이나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