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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테드 올랜드 지음, 임경아 옮김 / 루비박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듯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법도 매뉴얼이 있을 것이다).
창작의 실제는 로맨틱하지 않다.
이 책은 텅 빈 캔버스와 악보, 모니터 앞에 선 예술가의 고충에 보내는 동업자들의 조언이다.
요지는 자신의 작업을 탈신비화하라는 것이다.
애초에 예술가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저자들은 규정한다.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성모 마리아나 단지를 굽는 배트맨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결점없는 존재는 예술을 할 필요도 없다."
예술품도 불완전하기는 매한가지다.
"예술작품 대부분은 그저 예술 작품의 부분 부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창작자 자신에게 가르쳐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예술작업 주기에서 반복되는 정상적이며 건강한 현상"이라고 저자들은, 흡사 가족주치의와 같은 말투로 다독인다.
나아가 창작과정에 맞닥뜨리는 불확실성은 극복대상이 아니라 예술의 조건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통제가 해결책은 아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에 대한 다양한 감각과 어떻게 그것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 그리고 예술 창조 과정에서의 오류와 발견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면 된다. (중략)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가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그리고 노이로제의 최대 원흉인 비평이 있다.
첫째로 비판당하는 스트레스, 둘째로 비판조차 받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예술은 어차피 자아의 노출인데, 예술가더러 비평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요구는 무리다.
이 책의 충고는 그저 가고 또 가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예술작업을 해 나가는 사람들은 지속하는 법을 배운자들, 좀 더 정확히 말해 중지하지 않는 법을 배운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예술가라는 비정규직의 업무는, 한 작품에 다음 작품의 단초를 심어가며 지속하는 혼자만의 기나긴 꼬리말 잇기다.
어제 말씀드렸던 책 중 하나, 먼저 소개합니다.
위 글은, 올해 제 수첩 맨 앞에 붙어 있는 글인데,
작년, 초여름 무렵, 우연히 씨네21의 김혜리 기자의 책 소개 코너에서 만났던 글이랍니다.
(그 글만으로도 힘이 되어서, 올해 또 제 수첩에 조심조심 붙여 놓았답니다. ^^:)
당시 제가 놓여 있던 맥락 때문인지, 조용히 커피숍에서 잡지를 보던 저는
이 소개 글을 보고는 맘이 쿵쿵, 서점으로 달려갔더랬죠.
그만큼 제 안에는 뭔가를 표현한다는 것, 특히 글을 쓴느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는 증거일테구요.
특별한 얘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글을 쓰고, 뭔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결코 화려하거나 신비로운 일이 아님을,
그리고 누구나 다 머리 뜯고 깨지며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큰 위로였던 것 같아요.
이 책, 그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어느새 지금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