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킹콩

400만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입소문이 좋아  <태풍>에 내주었던 초반흥행돌풍을 잠재우며 야금야금 관객수를 늘렸다. 적어도 구정 설 연휴까지는 극장에서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스코어는 4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
개봉한지 한달이 되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





   2위- 해리포터와 불의 잔

380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전편보다 나은 완성도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재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3위- 아일랜드

인간복재 문제를 다른 진지한 블록버스터인 이 영화가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이 터진 후 국내에서 개봉이 되었다면 이 정도 흥행을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했다.
무려 360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4위와는 한긋차이다.



  4위-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최근 출연작 중 크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없던 두 배우가 이 영화로 힘을 얻을 듯 하다.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355만명을 동원했다.

 

 

   5위- 우주전쟁

스티븐 스필버그, 톰 크루즈 조합이라면 당연한 결과다.
역시 320만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

 



   6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말에 개봉해서 305만명이 넘는 관객이 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국내에서도 이 정도 관객이 들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7위-오페라의 유령

200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동명의 소설과 연극, 영화,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8위- 콘스탄틴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 200만명이 들었다.
<매트릭스>만은 못하지만 한국영화 전성시대에서 이 정도면 꽤 들었다.

 



  9위-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역시 스타워즈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겨우 170만명의 관객만이 이 영화를 찾았다.

 



  10위- 알렉산더

165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초반흥행 성적에 비해 뒤로 갈수록 급격하게 힘이 빠졌다.
영화의 입소문이 별로였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도 흥횅성적은 그저그랬다.

 

 

2005년 한해 국내에서 개봉한 외숫영화 흥행순위.(2005년 12월 말 이후 개봉한 영화 제외.)
현재 상영중인 영화의 경우 최종 예상 흥행 스코어를 기준으로 순위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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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 웰컴 투 동막골

 
무려 800만의 관객이 이 영화에 열광했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음악, 휴먼스토리, 유머까지 군더더기가 없었다.

 

  2위 가문의 위이

무려 560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다.  추석 명절시즌 <형사>와<외출>을 완전히 제압하며 전편의 영광을 넘어섰다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3위  말아톤

무려 520만명 안팎의 관객이 들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흥행배우로서는 낙제점을 받던 조승우는 이 영화로 수많은 영화 제작사들이 시나리오를 내밀고 있단다.




   4위  태풍

현재까지 420만명이 들었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극장 스크린의 상당수가 다른 작품의 필림으로 교체되었다.. 2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이 투입되었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적어도 600만은 넘겨야 손익분기점인데..


   5위 공공의 적 2

전국적으로 390만의 관객을 모았다. 속편 바람속에 이 영화도 전편에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6위 친절한 금자씨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찬반양론이 엇갈리면서 생각보다는 크게 흥행이 되지는 못?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360만명 안팎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았다.



   7위 너는 내 운명

310만 안팎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전도연은 물론이거니와 차려준 밥상에서 맜있게 밥을 먹은 황정민도 돋보였다.

 



    8위 마파도

300만이 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봤다. 이 정도의 흥행성공은 정말 예측불허라는 말이 맞다. 이 영화로 가장 바빠진 배우는 김수미, 주연섭외가 가장 많은 배우는 이문식이다.




    9위  박수칠 때 떠나라

<웰컴투 동막골>과 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주간박스오피스 1위는 한번도 못했지만 무려 260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다. 차승원이 주연을 하면서 관객동원에 성공하고도 1위에 오르지 못했던 영화중에 <신라의 달밤>이 있다. 이 영화 역시 그렇다. 하지만 한석규에 이은 최고의 흥행배우는 차승원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200만은 기본이다.



 10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전국적으로 무려 255만명 이상이 들었다. 
2005년은 영화 두편으로 승승장구한 황정민의 아름다운 해가 아닐까.




2005년 한해 국내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순위.(2005년 12월 말 이후 개봉한 영화 제외.)
현재 상영중인 영화의 경우 최종 예상 흥행 스코어를 기준으로 순위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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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6-01-13

[한겨레] 커버스토리

 

 

 

 

2001년과 2005년 사이=2005년 12월. 교보 넷쨋주 베스트 순위에서 생각의나무 <>, 큰나 <쏘주 한 잔 합시다>, 보누스 <위트상식사전>, 밝은세상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아루이프로덕션 <오 메시아 NO>가 갑자기 사라졌다. 출판인회의(대표 김혜경)가 온·오프라인 주요 서점 7곳에 사재기 혐의가 짙은 책 5종을 베스트셀러에서 빼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 생각의나무(대표 박광성) 쪽은 “출판인회의가 이번 조처를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 큰나출판사(대표 최명애) 쪽은 “베스트셀러 복귀 등의 조치가 없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한겨레> 지난해 12월30일치 10면, 올해 1월5일치 11면 참조)

 

 

 

 

2001년 6~9월. 출판인회의는 사재기한 혐의로 생각의나무 <아침인사> <열한번째 사과나무>, 여백 <상도>, 은행나무 <눈물꽃>, 동문선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새천년출판사 <칭기스칸>, 이룸 <사슴벌레 여자> 등을 공개하고 회원사인 생각의나무, 여백, 은행나무를 제명했다. 생각의나무는 사재기를 인정하고 “앞으로는 좋은 책을 만들어 이로써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백(대표 김성봉)과 동문선(대표 신성대) 쪽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며 부인했고, 이룸(대표 강병철)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01년 걸린 출판사 또…

4년반 만에 다시 불거진 사재기는 출판인회의에서 조사하여 발표한 점, 동일한 출판사가 재차 거명된 점, 그리고 불복 출판사에서는 소송을 하겠다고 으르는 점에서 흡사하다. 그러나 2001년 6곳에 비해 2005년 단 2곳이 적발된 점, 2001년에는 명단 공개와 회원사 제명조처를 한데 비해 2005년은 명단을 공개않고 베스트 순위를 삭탈한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적발 건수가 크게 다른 것은 조사 방식 및 기간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이번 조사는 2001년과 달리 조사방침 통보로부터 한달여 유예기간을 두었다. ‘설마’ 하다 걸린 축은 큰 데는 빠져나가고 잔챙이만 걸렸다는 뒷담화를 하고 있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고 순위에서 빼는 가장 부드러운 조처”를 했지만 출판사 이름이 노출돼 게도 구럭도 다 잃어 반발이 거세다. 2001년에 이어 두번째로 거명된 생각의나무 쪽은 필사적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싸인회를 하면서 “출판사에서 책을 구입하여 독자나 동원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심지어 서점쪽과 결탁하여 100여권이 훨씬 넘는 책들을 자사 비용으로 구매하여 서점인들에게 기증 처리”했다면서 은근히 화살을 딴 데로 돌리고 있다.

도대체 사재기가 뭐기에=‘출판및인쇄진흥법’ 제23조에서는 “해당 출판사에서 발행된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출판사 또는 그 간행물의 저자가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해당 출판사나 그 간행물의 저자와 관련된 자로 하여금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라고 규정한다. 또 “서점 등 소매상이 출판사 또는 저자가 (이런) 행위를 하는 사실을 알면서 당해 간행물의 판매량을 공표하는 행위”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출판사에 대해서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사재기는 흔히 마약에 비유된다.

ㄱ출판사 영업부 팀장은 “한달 5천만원 사재기 비용을 책정하면 정가 1만원 기준 5천부 물량인데 매절(정가 60%)일 경우 2천만원이 더 드는 셈”이라면서 “이렇게 해서 베스트 순위에 들면 독자들의 ‘덩달이 구매’와 이마트, 지방소매점 등의 주문을 고려하면 비용이 충분히 빠진다”고 토로했다. 또 시장의 축소에 따라 분야별 순위는 종합순위와는 달리 일주일 몇십부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했다.

세명대 김기태 교수(미디어창작학과)는 “중앙 일간지 광고비 정도의 비용을 들이면 순위를 조작할 수 있어 쉽게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서점 몇 군데서만 집중 공략하면 되므로 더 충동적이란다. 2001년 사재기를 한 ㄴ출판사 관계자는 “사재기도 마케팅이다”라는 말을 해 회자되기도 했다.

현재 사재기 논란 와중에서도 아동물 분야에서는 “다른 출판사에서 사재기한다. 견제하려면 우리도 해야 한다. 150~180부면 베스트 순위에 들 것이다”라며 사재기를 추진하는 출판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는 놈 위에 나는 놈=고전적인 사재기는 특정 서점에 아르바이트를 풀어 자사의 책을 시차를 두고 반복 구입하는 것. 2001년 단속 때는 사재기한 책으로 가득한 배낭, 화장실 등에서 책을 정리하는 현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재기도 마케팅” 불감증

사재기를 할 때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이벤트 행사를 걸어놓는 게 특징. 이번에 걸린 한 출판사는 특정 서점에서 저자 사인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또 독서단체, 경제연구소 조찬모임 등에 협찬 형식으로 책을 제공하되 서점을 통해 대리구매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며 단체구입의 경우 납품을 특정 서점으로 일원화하면서 서점에 마진을 확보해주고 반대급부를 받는 방식도 애용된다. 책은 움직이지 않은 채 명세서만 거래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게시판에 글을 올린 ‘영업인’은 “4~5년 전 서점 근무 당시 출고도 않고 300부 출고된 것으로 확인도장 찍어준 적이 있다”며 “회사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고백했다. (말썽을 우려한 듯 곧 삭제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터넷으로 현장이 옮겨갔다는 게 중론. 예스24 정상우 대표는 “2004년 전반까지는 책값보다는 배송료가 많이 들어 엄두를 못 냈으나 1권 구입도 무료 배송하면서 인터넷서점이 사재기 통로가 되고 있다”며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로 시차를 두고 1권씩 주문해 특정한 배송지로 모이게 하는 게 보통”이라고 전했다. 주소를 00아파트, APT, apt 등으로 한 글자를 달리하면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전산의 허점을 이용한다는 것.

모두의 관심, 모두의 무관심=이처럼 불법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사재기의 유혹이 큰 데 비해 밝혀져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타격도 잠시 동안에 그치기 때문. 2001년의 경우 공정거래법으로 처벌이 가능했지만 법적 제재가 없었을 뿐더러 출판인회의의 제명이라는 상징적인 조처에 그쳤다. 출판인회의는 출판사 사장들의 친목모임으로 독서진흥 활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달의 책’ 선정이나 ‘와우북 행사’에 비회원사도 아우르고 있어 회원 여부가 별 영양가가 없는 실정이다. 또 2001년 제명된 생각의나무는 2004년 회원으로 재가입했으며 대표 박광성씨는 현재 또다른 출판인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박맹호) 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과태료 규정을 둔 ‘출판 및 인쇄진흥법’이 2002년 8월 공포된 이래 이 법으로 제재를 받은 출판사는 하나도 없다.

대표적인 대형서점인 교보는 베스트 순위의 신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전담사원 두 명을 두어 요일, 시간, 장소 등을 점검하여 ‘이상판매’가 드러나면 판매량 계산에 제한을 두고 있다. 한 사람이 두 권 이상 구입하면 한 권으로 계산하고 동일인 여부를 주소지까지 점검한다고 담당자는 밝혔다. 교보쪽은 새로운 사재기 수법에 대응해 다달이 집계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스트 순위 박탈과 관련해 교보는 제코가 석자. “출판인회의에서 협조를 요청해 와 이에 응했을 뿐”이라면서 자사의 베스트 순위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쳐 곤혹스럽다면서 불만을 늘어놨다. 스스로 사재기 출판사를 베스트 순위에서 제외하거나 해당 출판사와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조처는 고려않고 있다.

예스24 쪽은 “베스트 순위가 리얼타임으로 집계돼 사재기를 사전에 적발하거나 이를 집계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후에 문제가 될 경우 로그파일이 남아 있어 판별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출판계 자정 불신 씻길

사기꾼 퇴치를 위하여=출판계나 서점쪽은 베스트 순위를 아예 없앨 수는 없다는 견해다. 시장 주도상품이 있어야 매출이 올라가는데, 벼룩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는 것. 다만 대형서점의 베스트 순위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명대 김기태 교수는 “전국 서점의 전산망을 통합해 베스트 순위를 매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매출 규모가 드러나 서점 대부분이 꺼릴 뿐더러 강제할 수도 없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며 답답해했다. 아예 이 참에 출판인회의에서는 사재기 증거자료를 내놓고 해당 출판사를 매장함으로써 독서분위기를 일신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으냐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비쳤다. 동업자를 감싸주려다 출판계 불신이 책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게 하는 잘못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심판관인 대형서점이 양심을 회복하는 것.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베스트셀러를 집계하는 서점들이 반칙을 눈감아준 대가로 구전이 생기자 이제는 아예 발벗고 나서서 반칙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나아가 반칙을 저지르도록 강요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심판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독자들 스스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무관하게 양서를 찾아읽는 풍토를 길러야 하며 독서운동이나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도서구매 확충 등을 통해 ‘팔리는 책’보다 ‘양서’가 팔리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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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헤럴드경제 2006-01-11

노현정(27) 아나운서의 인기는 웬만한 스타 못지않다. 그녀 인기의 상당 부분은 아나운서이면서 오락 프로그램들을 맡아 보여주는 모습들에서 나온다.

노현정은 `여걸식스` 코너에 출연하다 아나운서가 지나치게 연예인화된다는 비난을 받아 `하차 해프닝`을 벌였던 강수정과는 대조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오히려 탈장르 시대 아나운서의 지속 가능한 변신이 될 수 있다는 모델 케이스로 주목받았다.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하면서도 그들과는 구분된 역할과 정체성으로 `아나운서성(性)`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골든벨`과 `상상플러스` `올드&뉴` 코너는 아나운서로서의 노현정의 특색을 잘 살려낸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드&뉴` 코너에서의 역할은 우리말의 쓰임새를 바로잡아줘야 하는 아나운서로서는 적임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코너들은 노현정의 아나운서로서의 권력(?)을 이용한 측면도 있다. 최근의 `스타 골든벨` 암산대결 코너는 노현정 구애 이벤트로 흘러가고 있다. 여기까지는 노현정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 노현정은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만 지키면 된다.

아나운서는 공인이다. 그래서 인터뷰도 잘 안 한다. 거만해서 그런 게 아니라 혹시 자신의 인터뷰가 흥미 위주의 상업적 전략에 이용당할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현정이 최근 출간한 에세이집은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녀가 직접 쓴 실제 일기와 학창시절의 추억, 첫사랑에 가슴 아파하던 20대 시절의 노현정의 모습 등을 엿볼 수 있지만 돌부터 대학 시절까지 미공개 사진과 가족 사진 등 사진이 많아 화보집 같은 인상도 준다.

아나운서로서의 경험담이나 가이드 북, 혹은 인생의 고민이 진지하게 배어 있는 책이 아니라 흥미 위주로 제작된 것 같다는 얘기다. 아나운서가 이런 책을 계속 발간한다면 일본처럼 아나운서와 연예인의 구분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책을 내는 건 개인적 자유지만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건 대중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노현정 주위에는 노현정의 인기에 편승해서 상업적인 전략을 짜려는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침 뉴스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는 노현정이 거절의 묘를 발휘하지 못하고 상업적인 전략에 넘어간다면 자신은 물론 아나운서 이미지까지 흐릴 수 있다.

한국 아나운서가 20대 여성 위주로 소비된다는 자체가 직업으로서의 전문성을 완전히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나이 많은 남자 앵커와 젊은 여자 아나운서의 배치 구도는 그래서 불온하다. 혹여 노현정의 이번 책이 대중의 그런 편견을 강화시킬 수도 있음을 노현정은 인식했으면 한다.

아나운서라면 모름지기 자기 분야의 영향력과 신뢰도로 `영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그게 `인기`의 바탕이 돼야 한다. 예컨대 자신의 분야를 열심히 개척하는 MBC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말이다.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인기를 추구하다가는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노현정 아나운서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쁠지라도 대중이 왜 자신을 좋아하고 있고, 또 대중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는 시간도 조금은 갖기 바란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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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3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주간조선 2006-01-11

애거사 크리스티 타계 30주기
성경,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장편 66편, 단편 20편 등 총 20억부 넘게 판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타계 3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월 12일이 30주기다.

크리스티는 한 사람이 일생에서 그렇게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장편 66편, 단편 20편, 희곡 18편, 추리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 6편, 기타 시집과 중동에서의 체험담, 자서전 등이 그녀의 작품 목록이다. 작품의 양만 놓고 보면 크리스티는 마치 신에게서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처럼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는 대중성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의 작품은 셰익스피어보다 14개가 더 많은 103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지금까지 20억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작품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의 저자’라는 표현은 이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잔인한 장면 없어도 오싹한 소설

우선 그녀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구성의 천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가”라고 평했다. 크리스티의 독특하고도 천부적인 재능은 그녀가 기본적인 요소들, 즉 작품 속 인물과 상황설정을 교묘히 다루는 데 있다. 그러한 요소들은 공격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범죄와는 달리 진정한 추리소설의 틀을 구성한다.

호기심을 끄는 방법에서 본다면 그녀의 모든 이야기는 어느 시대의 배경에도 맞는다. 그녀는 특정시간에 제한받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하면서 함께 보아온 관습이나 규범을 통해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많은 사람의 호감을 받게 되고, 그것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과거에 대한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그러나 줄거리만 재미있게 끌어간다고 해서 문학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리소설 전문출판사 해문출판사의 이경선 사장은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유는, 물론 치밀한 구성과 뛰어난 아이디어도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까지 꿰뚫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공감을 얻어내며, 끊임없이 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녀의 심리 묘사는 다른 추리소설처럼 분석적이라기보다는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직관에 충실한 심리묘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숨쉬듯 생생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줄거리를 좇아가다가도 각각의 인물과 그 특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은 아니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묘사, 그리고 그들 각각의 위험한 사정들.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결말에 이르게 된다. 사람들은 대개 이 작품의 기가 막힌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반전에 머물지 않고,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본성을 소름 끼치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은 그녀의 수많은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녀는 수많은 사람의 상황과 심리 등을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일까? 크리스티는 “당신은 주인공들을 실생활로부터 이끌어냅니까?”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반복해서 받곤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지 않아요. 나는 그들을 창조해내고, 그들은 완전히 내 것입니다. 그들은 나로부터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존재하며, 내 성격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들도 그들 생각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내가 그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지요.”

그녀가 작품의 구성을 생각해내는 다른 방법은 설거지 등과 같은 평범한 가정의 일로부터다. 이런 일을 할 때 그녀는 마음이 들뜨게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또 하나의 묘미는 충격적인 결말이다. 추리소설은 원래 대부분이 결말에 반전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티의 작품은 늘 독자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크리스티는 1962년 데일리 메일지(紙)의 세실 윌슨과 대담을 갖고 “추리소설에서 절대 금기사항은 결말부분에서 안이한 끝맺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는 또 잔인한 범죄수법이 안 나오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사람이 죽은 장면을 묘사할 때도 ‘총에 맞아 죽었다’는 정도로만 묘사하지, 살해수법이나 사망상태를 자세히 묘사하는 법이 없다. 이로 인해 그녀의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다른 작가가 그 이전이나 이후에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을 살인사건을 생활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엮어놓았고, 흥미있는 체스 게임, 또는 만족스러운 크로스워드 퍼즐 정도의 모험 이상을 넘지 않는 범위로 살인사건 자체를 변형시켜 글을 썼다.

이는 추리소설작가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천성 때문이다. 전 생애에 걸쳐 그녀는 폭력과 피를 몹시 싫어했으며, 자신은 살인에 사용되는 수단이나 기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항상 고백했다. 또한 말년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아는 한 한번도 살인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나는 피스톨 권총과 리볼버 권총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보통 내 책의 주인공들을 둔기로 죽인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껏해야 독약을 쓰지요. 독약은 사실 아주 흥미를 돋우면서도 깔끔하다는 점 외에…. 나는 얼굴이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것은 차마 볼 수 없답니다. 그래서 독약에 흥미를 갖고 있는 거지요. 그리고 나는 보통 시체가 되기 일쑤인 최후의 순간을 묘사하지 않는답니다.”

주인공 명탐정 포와로의 죽음

추리소설에는 탐정이 나온다. 매력적인 탐정은 추리소설의 재미를 높이는 양념 같은 존재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도 매력적인 탐정이 나온다. 그녀가 만들어낸 탐정 중 대표적인 인물이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로 불리는 제인 마플 양(孃)이다. 형사 출신의 벨기에인 에르큘 포와로는 추리소설사에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에 필적하는 명탐정으로 꼽힌다. 그는 암탉이 크기가 다른 계란을 낳은 것을 못참아 할 정도로 균형성(symmetry)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생활습관 또한 규칙적이어서 아침식사로는 초콜릿과 크로와상을, 점심은 반드시 12시30분과 1시 사이에 먹기를 고집했으며, 저녁식사는 7시에 마치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었다. 간호사 출신의 미스 마플은 안락의자에 앉아 평소 관찰한 현상을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탐정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말년에 이렇게 매력적인 주인공인 포와로를 죽여버린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그녀의 책을 출판하던 윌리엄 콜린스 출판사의 윌리엄 콜린스 경(卿)은 크리스티의 작품 두 편 중에서 판권 하나를 얻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것은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죽는 내용의 작품인 ‘커튼’과 그녀의 작품 중 마지막으로 출판된 ‘.

처음에 크리스티 여사는 두 작품을 그녀가 죽을 때까지는 출판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버텼지만, 윌리엄 경은 그녀를 설득했다. 그녀가 자기 손으로 에르큘 포와로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녀가 죽은 뒤에 다른 작가들이 그를 다른 작품에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 예로 킹슬리 에이미스가 이언 플레밍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내세워서 소설을 쓰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결국 포와로가 기괴한 통속소설에서 단역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윌리엄 경의 말에 겁을 먹고는 ‘커튼’의 출판을 허락했다.

사실 이 작품은 1910년대 중반쯤 크리스티가 1차 세계대전 중에 종군 간호사로 있으면서 써놓았던 작품이다. 크리스티는 포와로를 죽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와로는 너무 귀엽기 때문에 내가 죽은 뒤에 다른 사람이 그를 등장시키는 것이 싫어요. 포와로는 제임스 본드와는 다릅니다. 내가 죽은 뒤에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티는 사망하기 한 해 전인 1975년에 발표한 ‘커튼’에서 포와로를 숨지게 한다. 여기서 포와로는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했을 때와 똑같이 관절염으로 약간 절뚝거리는 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많이 생긴 채 등장한다. 포와로가 젊었을 때의 영광을 나타내는 유일한 것은 그의 전매특허인 번쩍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커튼’에서는 염색을 한 것이지만)뿐이었다. 그러한 그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아밀질산염이 들어 있는 작은 주사액 병을 침대에서 치워버렸다는 것을 헤이스팅스에게 알려 자살을 암시했을 때, 50년 동안이나 이 용감한 벨기에인을 작품 속에서 보아온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했다고 한다.

미스 마플은 그녀가 등장한 마지막 소설인 ‘잠자는 살인’에서 포와로보다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자신이 총애하는 이 등장인물을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에서 활발히 활동을 계속하는, 재치가 번뜩이고 현명하며 예리한 모습으로 남겨두었다.

크리스티가 1920년에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도 수많은 팬이 있었고 계속 그녀의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추리소설이라는 특징적인 장르 안에 탄탄한 줄거리,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등이 녹아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자신을 단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서만 볼 뿐, 결코 문학가로 여기지 않았던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는 내가 하는 일을 결코 중대하다고 여기지 않아요. 그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출발하는 것뿐이지요. 내가 죽은 지 10년쯤 지나면 아무도 나에 대해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해요”라고 말했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크리스티가 확립한 추리소설의 대중성은 그녀의 사후에도 전혀 훼손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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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쟈마르쉐콘콘♡ 2006-08-2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어요..퍼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