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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말문이 터지는 3.6.9 프로젝트 1권 ㅣ 3.6.9 프로젝트 3
문단열 지음 / 길벗이지톡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의 표지를 보고는 저자가 코미디언 윤정수와 많이 닯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구입해서 겉표지의 안쪽의 저자 소개를 보니 전혀 얼굴이 달랐다. 표지 사진은 한마디로 가수 누구처럼 들이대서 나온 과장된 사진이었다.. 하지만 그 코믹한 표지의 저자 사진이 이 책을 구입하는데 한몫을 했다.
나는 이 책을 비교적 재미있게 봤다. 특히 테입이 그렇다. 하지만 그 뿐이다. 재미는 있지만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었다거나 자꾸 자꾸 책을 들여다보고 테입을 듣고 싶은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라는 것이 결론이다. 특히 결정적으로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문단열 님의 신체상(구강구조상)의 이유로 혀 짧은 발음이 나에게는 불편했다. 이 책이 히트친 이후에 교육방송을 비롯해서 홈쇼핑, 기타 공중파 방송에까지 폭넓게 나오고 있으므로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이 그 부분은 공감한다고 생각한다. 영어의 문법이나 초급회화 책이라면 상세하고 꼼곰한 해설과 더불어 귀에 착 달라붙는 목소리의 해설이 필수라고 생각하는데 문단열 님의 경우는 방송을 통해서 보면서도 저 발음을 미국 사람들이 알아들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의 지나친 생각일까....
두번째로는 저자가 이 책에서 주창하는 소리 충격방식 으로의 회화 공부가 저자에게는 맞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이 책을 읽어본바로는 동의하는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1 unit 에서 다루는 I go to... ~에(~하러) 를 예를 든다면 1단계에서는 저자는 테입에서 소리와 그 의미를 함께 다양한 목소리로 15차례 무조건 반복해서 들려주고[아이 고러 ...~에(~하러) 가 ], 그 다음 1단계에서 회화 공식이 들어간 9개의 문장들을 반복해서 들려준다. 2단계에서는 저자 문단열 님의 짤막한 강의(1분 안팎) 을 듣고 3단계에서는 요리조리 말을 바꾸어서 제차 반복학습을 하고 4단계에서는 해석은 책에서만 싣고 테입은 빠른 속도록 앞서 1 unit 의 주제가 들어간 조금 더 긴 문장을 영어로 대화한다. 마지막 확인사살에서는 1 unit 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말 아래에 적잘한 문장을 영어로 기입하는 방식이다.
우리말 해석이 같이 첨가되고 저자 해설이 있는 1,2단계는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3,4 단계는 영어로만 너무 빠르게 넘어가버려 기초 회화책으로는 아쉬움을 주었다. 특히 강의형식의 비중을 높인 영어회화 책을 좋아하는 본인으로는 1분 남짓도 되지 않는 문단열 님의 해설은 너무 짧아 부실한데다 위에 지적한 바와 같이 발음상의 이유로 알아듣기도 어려웠다. 아마 테입이 전체적인 분량 가운데 저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부분은 5% 미만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문단열 저자의 왕 팬이라면, 교육방송의 잉글리쉬 카페를 즐겨보고 머리에 속속 들어올 정도로 흥미를 느꼈던 독자라면 이 책도 비교적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이보영이 120분 시리즈 같은 상세하고 재미있는 저자 강의를 기대한다면, 혹은 위에서 설명한 소리충격 방법의 문단열 식 영어배우기가 와 닿지 않는다면 이 책은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다. 나에게는 후자이기 때문에 이 책에 좋은 별점을 줄 수 없는 것이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인용
.대학 때인가, 후배들을 모아 놓고 영어 표현과 발음에 대해 일장 연설을 놓어놓고 있었다. 그때 마침 우리 영어 서클의 대선배 한 분이 들어와서는 <과격하게 생략된 발음>의 중요성에 대해 침을 튀겨 가며 얘기하고 있던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나가버렸다.
"씰데없는 것만 골라 가르치고 있구만!"
나는 그 후로 두고두고 그것이 참 쓸데없는 짓이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는 <생략 된 발음의 덩어리로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영어 학습, 그리고 그 어떤 외국어 학습에서도 <진리> 라는 확산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그 과격한 발음이야말로 실제 생활에서 사용되는 최종 발음이고,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소리> 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워 써먹어야 할 상황에서 의사 소통하는 데 가장 필요한 발음이 바로 그처럼 생략되고 뭉뚱그려진 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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