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 현대성의 형성-문화연구 10
김진송 지음 / 현실문화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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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192,30년대란 현대성과는 거리가 동떨어진 시대였다. 문학을 통해서건 역사를 통해서건 조명된 시대적 성격을 말하라면 봉건적인 왕조의 역사가 무너지고 근대란 이름이 붙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보수와 개화가 굴곡지는 지점쯤으로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이책을 읽다보니 연신 웃음을 지으면서도 그 구조나 골격에 있어서는 우리가 사는 지금과 무엇이 다를까 싶은 의심의 눈초리를 내 안으로 향해 던지게 되었다.

달나라를 이미 갔다왔고 외계를 향해 무한한 도전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신의 창조질서에 도전하듯이 게놈계획을 진행하면서 인간복제까지도 꿈꾸는 지금의 세상을 탐탁치않게 바라보는 입장이나 새로운 물결-그것이 설사 단발머리에 대한 도전일지라도- 에 대해서 우려와 근심을 쏟아놓는 그시절이나 가치의 도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별반 없음을 느꼈다.

아찔했던 것 중의 하나는 과학에 대한 열망과 그당시 들어와 있던 개념들이 첨단의 시대를 살고있다고 믿었던 지금의 내가 여전히 향유하고 신뢰하는 개념들이란 것이다. 엔트로피란 용어를 보면서 놀라워했던 기억, 나는 그 단어를 80년대에 들어와서야 책 한권을 통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이웃에게 전할 수 있었는데 이미 그시절에 거론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 까지 하였다. 삼천리의 인기가수투표와 현상모집의 건은 오늘의 세태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지식인 그룹에대한 비평, 정치적 억압의 현실에서 지닐수 있었던 그들의 건강함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식민지 현실보다는 훨씬 나은 독립국의 지식인으로서 그 이후 어떤 역할들을 해왔는지 생각해보면 별로 나아지지 않은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정말 치열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주는 책이었고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탈피하면서 대중성의 시대에 함께 호훕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으로 생각이 들었다. 많은 자료들이 객관적으로 인용되고 활용되어져 자료의 폭을 넓혀놓은 느낌도 아울러 가졌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눈을 길러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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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시민강좌 제26집
이기백 외 편집부 지음 / 일조각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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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책이다. 가볍지 않으면서 비싸지 않고 우리 역사를 바르게 시민과 연결해 주고 싶어하는 잡지, 바로 한국사 시민강좌라고 생각한다. 15집까지 나올때마다 꾸준히 사서 읽거나 꽂아놓거나 하다가 올해들어서 다시 보기시작하였다. 다행히 중간에 보지 못한 책들을 사모아 읽을 기회를 갖게되어 더욱 애정이 간다.

글자크기가 너무 작아서 읽기에 좀 불편하다. 일조각의 책들이 대체로 홋수가 작은 것 같다. 많은 분량을 전달하기 위한 욕심같이 여겨지기는 하지만 눈이 아픈 내게는 좀 더 큰 글씨로 인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특집으로 엮어지는 내용들을 통해서 우리 역사 연구의 현주소를 알게되며 역사가나 나의 책을 말한다 등의 코너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부분이다. 이런 잡지들이 우리 사회에 더욱 많아지고 활발하게 토론되고 비교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주얼 시대라고는 하지만 역시 책을 읽는 재미는 세대를 넘어서 전달될 것으로 생각되며 되도록 읽고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책들이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알찬 내용으로 이어지는 한국사 시민강좌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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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7
주영하 지음 / 책세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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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미있는 책이다. 중국이란 매우 가깝고도 많은 영향력을 공유할 수 있는 나라를 음식을 통한 문화인류학적 접근이 재미있었다. 자장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가까운 나라, 중국과 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밀접하게 연관지으면서 살아가는 태도가 학문뿐 아니라 일상사속에서도 찾아져야 함을 느꼈다. 단지 일본과 중국에 대한 등거리의 관계를 맺을수 없는 감정적 혹은 정서적 차이를 느끼면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또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넓은땅과 다수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이란 나라를 가깝게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여는 책으로는 참 좋은 것 같다. 두껍지 않고 내용이 부실하지 않고 그리고 현대적인 느낌도 나고... 다만 책이 조금더 쉬운 언어로 구성되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문용어가 아닌 설명을 위한 용어들은 우리나라에서 간행되는 대부분의 책들이 너무 어렵게 쓰여지는 것 같다. 작가의 다양한 경험과 인식의 유연한 틀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요즈음 들어서 인류학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고 있다. 마빈 해리스의 책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일련의 책들을 읽다보니 좀 겹쳐지는 느낌도 많이 나고 연구의 틀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느낌도 들었다. 저자의 경우도 다양한 글을 통해 독자들과 더 가깝게 밀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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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인간 - 인류에 관한 102가지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지음, 김찬호 옮김 / 민음사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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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교수님의 추천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부제별로 짧은 내용들을 토막토막 이어가면서도 전체적으로 일관된 줄기를 잇고 있고, 간결체의 서술을 통해서 명쾌한 느낌을 주면서도 그다음에 계속되는 의문의 꼬리를 이어가는 연결이 맘에 들었다. 인간은 자연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거창한 구호나 이상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경제, 사회적 조건에 의해 반응한다는 저자의 거침없는 논리가 충격과 신선함을 제공하고 또 한편으로는 뻔한 느낌도 주었다.

일반독자에게는 매우 거리감을 느끼게하는 인류학 분야에 재미있고 쉬운 책이 발간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서 만물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삼라만상의 지배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동물 속에서 작을 수 밖에 없는 인간임을 생각하고 겸허함을 수용할 수 있다면 자연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이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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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J. 파머 지음, 이종인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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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생활이 이제 이십여년 되어가다보니 잘하지도 못하면서 뭔가 나만의 테크닉이 있는 것처럼 자기기만을 하면서 적당한(?)선에서 타협을 하는 경우가 허다해진다. 한때는 교사가 되는 것이 너무 거창해서 정말 해낼수 없겠다는 오만을 부려본 적도 있고 또 겸허하게 스승은 못되어도 좋은 선생 소리는 들어야 되겠다는 다짐을 적잖이 했건만 지내놓고 보니 많은 부분에서 후회가 된다.

이 책은 교육대학원 수업중에 소개를 받은 책으로 우선 제목이 근사했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니, 가르친다는 것은 교사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데... 하지만 가르치기 싫어지는 마음을 갖고서 가르침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정말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다보니 우리가 가르침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거나 혹은 학생이나 사회의 여건 탓으로 교육실패나 교육부재의 책임을 돌리면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강조하면서도 현실적인 행동은 테크닉 싸움을 벌이듯 시야를 좁혀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나로 인하여 배움에 얼마나 진저리가 났을까? 정말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책을 노트에 정리해보면서 또한 주변의 선생님들에게 권해 읽도록 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작은 교사 공동체를 통해서라도 실천성의 영역에 진보가 있도록 해야 하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정말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필독을 권하고 싶다. 아울러 학생들에게도 교사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지 않도록 간절한 호소에 귀기울여 주기를 청하고 싶다. 세대간의 격차를 좁히기도 힘들뿐더러 우리 세대와는 전혀 다른 속도감있는 이 세대와의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길을 교사들이 찾아내기도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서로의 노력을 통해 함께 접근해가고 함께 더불어 행동하는 학교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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