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노신 지음, 이욱연 옮김 / 창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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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인가? 광인일기를 처음 읽었던 기억,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 70년대의 암울한 시기를 비춰주는 등불처럼 읽었던 노신의 글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난 지금에 읽어본다. 진행형의 문장으로 한세대에 걸친 변혁의 시기를 설명할 수 있을까? 노신의 글은 주로 192,30년대 반식민지 상황에 처했던 중국을 깨우고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하는 작가의 심정이 물씬 풍기는 글이다. 그런데 역자의 말마따나 지금도 우리의 상황에 유효한 구석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해결책이 아직도 유효한 듯이 느껴지기도한다. 벌써 3세대가 지나갔고 숱한 변화와 변혁을 겪었음에도 말이다. 좀 아찔하다.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를 베껴보면서 이런 상황들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해보았다. 70년대의 젊은 시절 내 생각을 그러했다. 용서보다는 정의로운 분노감을 잃지않고 끝까지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고 잊지말고 기억하여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지금은 좀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양극화되어버린, 혹은 자기 이기주의에 빠져서 집단적 최면을 앓고 있는 것 같은 우리사회에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 어찌 하나만 옳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자신과 다른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는 대승적 견지에서 타협과 해결책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노신의 다음 글이 나온다면, 이런 류의 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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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웃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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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가장 사랑을 받으면서 활동하는 아름다운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평소 많이 읽고 사랑하는 작품이기에 꽁트도 마다하지 않고 사보았다. 창호지에 바늘구멍을 내고 세상을 틈으로 엿보기로 비유했지만, 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빈자와 약자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하여 따뜻한 시선을 잃지않고 바라보는 태도는 늘 본받을 만하다.
'달나라의 꿈'. '어떤 유린', '식구와 인구', '외래어노이로제', '나의 아름다운 이웃' 등은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읽고자 타이핑을 해서 보여주고 싶은 글이다. 나와 나의 가족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내 이웃, 내 민족, 나의 세계 등으로 확장하면서 시선을 넓히고 둘러보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나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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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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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님의 책으로는 참 오랫동안 붙들고 늘어지듯 있었던 책이다. 무려 2-3개월동안 더듬더듬 읽어냈던 것 같다. 일의 밀림도 있었지만 매력적이던 그의 문체가 슬슬 지겨워지기도 하고 좀 색다른 맛을 느낄 필요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 읽고 정리까지 마친 지금의 심정은 역시 좋은 책이다. 자전거를 타고 우리 산하를 둘러보는 작업, 더구나 자동차로는 잘 가지 못하는 곳들을 둘러보며 카메라의 도움으로 형상화한 풍경들은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물씬 풍겼다.

자전거도 못타면서 운전을 할줄아는 내가 같은 제의를 받는다면 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작정 걷는 일밖엔 없다. 속도의 의미는 훨씬 빛을 잃을테고 눈으로 담아내는 맛은 훨씬 아름답겠지만 경계와 영역을 좁히지않고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듯 하다. 유난히 평형감각을 익히기 어려워하는 나로서는 소위 불혹의 나이를 한참 벗어난 지금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을는지.... 대리만족을 하기만으로는 웬일인지 억울하기도 하고 약오르기도 하고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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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3 - 인도차이나 남부아시아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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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시아'란 프로를 보면서 눈물을 짓던 기억이 난다. 불과 우리가 20년전쯤에 겪었던 수모를 우린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가까운 다른 나라사람들을 경멸하거나 인간이하의 대접을 한 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우연히 본 프로이지만 단 몇사람에 대한 대접이라도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갖게 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기때문이다.

한비야의 책을 보면서도 느낀 점은 비슷한 것이었다. 여행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다. 요즘이야 너도나도 나서기는 하지만 일상의 고리를 끊고 더구나 식구들로부터 해방되어 나간다는 것은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힘들게 나가서도 풍물기행만 하고 온다면 간것과 안간것의 차이가 얼마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매스컴에서 많은 격찬과 뉴스거리를 제공했던 인물인줄은 알지만 이런 나의 느낌이 별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정말 우연하게도 책을 들고 쉽게 개인적 경험을 담은 것도 좋았고 되도록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느끼는 이야기들이 감동을 주었다. 갇힌 삶속에서도 나와 다른 사람들을 넓게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생각은 끊임없이 해야하는 인간의 의무라고 믿기에 그의 다른 책들도 살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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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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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문의 부족으로 생소한 작가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김훈님도 그런 경우의 한 분이다.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라는 평론집을 읽으면서 알게된 분의 뼈저리게 외로왔을때 찾아보고 적게된 소설이란 점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어린시절부터 너무도 충무공 이순신 하면 성웅으로, 온양의 현충사는 순례장소로 초등학교 저학년시절의 여행장소로 떠오르기때문에 한 인간의 평가가 정확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원균을 부각시키고 이순신 장군을 성웅에서 인간으로 끌어내리는)에 대하여 내심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었다. 따라서 내게있어 이책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바른 평가를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소설 이상의 책이 되었다.

어느 시대를 살던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통념을 져버릴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난세의 위험속에서 국운을 어깨에 걸머지고 살아야 했던 외로운 장군의 상념은 어찌 말로다 할 수 있겠는가?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고 돌보아야 하는 처지에서 아내는 물론 자식에 대하여 손길 한번 보살필수 없는 무력감을 안고살아야 했던 장군과, 왕좌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백성들에게 눈물을 뿌리는 일 외에는 할 수 없었던 임금의 태도 - 이순신의 내면 속에서 꿈틀거리는 여러가지 갈등은 현재화되어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는 좀 멀리 떨어져서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바라다 볼 수 있었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답답해서 주먹으로 쳐대면서 한숨을 쉬면서 생각하고 읽는 작업을 반복했다. 나는 이 시대에 어떤 소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질문도 해가면서 말이다.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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