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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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 샴과 그 친구들을 조련하는 조련사의 이야기와 이를 컨설팅에 응용한 이야기를 뼈대로 해서 짧은 아포리즘으로 이루어진  행동지침들이 제시되는 이 책은 어쩌면 인간의 입장에서 범고래를 조련하는 것이기 보다는 고래를 통해 인간이 배우고 이에 맞추어 가면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인간의 4가지 반응 유형-무반응, 부정적 반응, 전환 반응, 긍정적 반응-이 있는데 전환반응에 관심이 갔다.. 전환 반응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나 문제점을 가능한 한 빨리, 정확하게 책망하지 않으면서 설명한다. ⓑ잘못된 일의 좋지 않은 영향을 알려준다. ⓒ일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다. ⓓ업무를 자세히 설명하고 명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상대방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확신을 표현한다.

타인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을 하도록 해주는 고래 반응으로는 ⓐ 즉각적으로 칭찬하라 ⓑ 사람들이 잘 했거나 대체로 잘해낸 일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라. ⓒ 사람들이 한 일에 대해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라. ⓓ 계속해서 일을 잘해나가도록 격려하라 등을 설명하면서 성실하고 정직할 때만 가능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뒤통수치기 반응을 즐겨 썼기 때문에 이런 전환에 애를 먹고 있기는 하지만,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헌신하는 자세를 통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긍정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이루어 진다고 한다. 사실 매우 간단한 지침들이지만 육중한 포식자 범고래의 쇼를 보면서 고래와 인간이 이루는 유대감을 통해 오히려 인간이 겸허하게 배워가야 함을 나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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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한국역사연구회 / 청년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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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오늘날 관심있는 역사관련 표현가운데엔 "역사는 해석학이다"  "생활사와 여성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작은 것을 깊이 들여다 보기" 등이 있을 것이다. 대중을  위한 역사책들을 오랫만에 읽다보니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면서 위의 말들이 두서없이 생각났다.

고려시대에 관련된 내용가운데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은 아마도 여성들의 지위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자신의 재산권을 자기 의지대로 행사하고 남편과 동등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려의 여성들은 직계조상에 대한 제사도 지내고 친정에서 주로 살면서 아들과 별다른 차별을 받지않는 등 조선시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중기까지도 고려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자유로운 여성의 생활과 재산처분 그리고 봉제사에 관련된 기록들을 있음을 생각한다면 "조선 후기 즉 17세기 이후의 조선과는 달리" 라고 표현해야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밖에 중세사 구분과 관련된 토지제도(장원) , 지방 호족과 왕건, 잦은 외침과 격퇴과정-자주와 사대사이- 그속에서 끊임없이 항쟁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현이 많았던 특이한 지방제도와 향리,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절규했던 만적과 천민들의 신분해방운동, 공민왕의 개혁과 좌절, 신진 사대부들과 고려말 조선초의 이들의 선택 등등, 많은 내용들이 뇌리 속에 저장되었던 부분들이다. 

하지만 전혀 낯설은 내용 또한 적지 않았다. 1권에서 살펴본 <김부식과 정지상: 설화와 진실> <출신지에 따라 인격이 다른 사회> 2권의 <삼별초는 무엇을 위해 싸웠나> <고려시대 내시는 환관이 아니었다> <고려시대 권력형 비리의 결정판, '염흥방 토지탈점 사건'>등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은 내가 해석하고 알고있는 내용들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서술되었거나 아니면 모르던 내용들이어서 호기심이 많이 일었다. 무신졍변과 관련된 정중부의 일기문에서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내시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 좀 이상했었는데 이자겸 시대에 왕의 측근세력을 형성했던 한안인과 그 휘하의 세력들이 내시이며 내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조선시대의 내시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천민거주집단의 광범위한 분포와 '장,처'에 대한 관점도 불명료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한 선을 그을 수 있었다.

생활사이든 제도사이든지  총체적인 이해와 해석을 하고자 애를 쓰며 내 나름의 상상력을 또 발휘해 본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시도해본 재미있는 접근법의 하나였다.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가면서 좀더 정확하고 바르게 알고 설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또 다른 책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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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향기
신영훈 글, 김대벽 사진 / 대원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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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을 제외하고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기와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난다. 주로 춥고 손이 시렸던 기억과 입김이 하얗게 서리던 풍경, 그리고 얇은 창으로 공간의 분리가 되지 않았던 터에 나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였으나 갖을 수 없었던 불만,  추울 때 혹은 더울 때 부엌을 드나들기 어려웠던 기억, 그리고 작은 이불을 깔아놓고 좁은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들어 서로의 발을 포개얹고 지냈던 춥던 겨울의 추억들, 마당 한 가운데 있던 펌프에서 세수하거나 등목을 했던 시원한 기억도 있다. 하지만 거의 전부는 일상생활을 하기에 불편했던 게 한옥과 얽혀있는 내 추억의 대부분이다.

이제 기와집에서 지냈던 시절만큼 오랜 시간을 아파트에서 혹은 슬라브 집에서 생활을 해보았고, 편리성과 갇힌 공간이 주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살고 보니 갇힌 자의 자유가 풍기는 쓸쓸함으로 인하여 한옥이 주는 향기를 은근히 맡고 싶어진다. 너무 격조있던 한옥들이 근대화란 이름으로 헐려나가고 개성이라고는 별로 없는 아파트들이 빼곡히 밀집한 공간 속에서 답답한 생활을 하다보니 책속에 실린 서로 다른 종가집의 생김새와 주변과의 어우러짐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종부로서의 삶을 살라고 한다면 나는 거절하는 편이 아니었을까?  그렇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구경하는 맛이 감칠맛이 난다. 주변에 드러나지 않고 파묻혀 있으면서도 자신의 무게와 부피를 다 말할줄 아는 집,  비록 사진 속에서 바라본 모습이지만, 나도 여기 저기 기웃거려 보면서 한옥의 향기를 맡으러 나가볼까나?

내 노년을 의탁할 집은 여러 종가집의 크고 첩첩한 모습보다는 '맹씨행단'처럼 단아하고 고졸한 소략한 집한칸이면 족할 것 같다. 그리고 집의 위치는 좀더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가서 산소리와 재잘거리고 산의 기운을 받으면서 산속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마쳤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그 산이 지리산쯤이면 더 좋을 것 같고, 늙음과 병듦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연 속의 함몰을 먼저 꿈꾸며 나머지를 감당할 수 있는 삶이 주어지길 나는 한옥의 향기를 스윽 스윽 넘겨보면서 상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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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에게 배운다 - 행복한 돌고래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삶의 비밀
바비 샌더즈 지음, 윤상운 옮김 / 넥서스BOOKS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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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짧은 여름방학을 누리고자 빌려온 열권의 책중에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대출된 상태여서 서가를 기웃거리다가 "돌고래에게 배운다"는 책을 집어들었다. 원하는 종류의 책들이 많이 없었던 탓에 상심도 하였고, 구입할 도서목록을 작성해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뽑아들은 책이었다. 자유롭고 한가하게 주어진 2주의 방학중 한주를 거의 다 보내면서 슬며시 집어들었다.  띄엄띄엄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희망의 이유"에서 느끼는 것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이 더이상 정복자이거나 주인공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듯 하다. 겸손하게 나를 내려놓고 주위의 존재들과 공유하는 삶을 통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행복에 넘치는 삶이 주어진다는 메시지가 그려지면서 돌고래 쇼 밖에는 본게 없는 나의 답답한 편견을 잘래내 주었다. 지구의 오랜 역사를 더듬어 볼 때, 인간의 역사란 얼마나 순간적이고 덧없는 것인가. 하지만 인간들은 지구를 온통 차지해온 유일한 주인인양 탐욕과 이기로 저질러놓는 숱한 모순을 오늘도 저지르고 있다.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존재이고 인간만이 지구의 영원한 주인인 양 말이다. 지구 환경 곳곳에서 쏟아지는 인간의 무지한 행위로 인한 문제점과 모순들을 발견하면서도 우리는 삶의 양태를 바꾸는데 너무 인색하다. 이런 점을 반성하면서 돌고래를 통해 그들의 생과 기쁨과 활력이 넘치는 창조적이고 여유로운 삶의 보고서를 들여다 보면서 하나뿐인 지구를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야할 모든 존재들과 사랑의 눈길을 보내는 상상을 해본다. 내 삶의 즐거움은 내안의 신과 타자 속의 신이 만나는 것으로부터 충족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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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의 통신 - 금석문으로 한국 고대사 읽기
한국역사연구회고대사분과 엮음 / 푸른역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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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환경을 제공하는 요소이지만, 고대사에 대한 매력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시간의 아득함과 자료의 부족으로 인한 신비감에서 나오는 듯 하다.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책을 펴보던 때와 고대로부터의 통신을 읽으면서 느낀 감회라면, 자료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자료, 발굴된 유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경과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였구나 하는 감탄이 연발되었다.

고대로부터 날아오는 통신은 일정한 부호나 문자에 의존하지는 않지만, 흔적들을 살피는 섬세한 노력들을 통해 작은 단편들이 모여 상상의 큰 날개를 달게하고 또 중국과 일본등을 넘나들며 함께 바라보는 태도가 오히려 학문을 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갖게 하는 듯하다. 우리가 언뜻 생각할 때는 고대의 세계는 닫혀있고 좁고 느리고 정지된 듯한 것으로 이루어지지만, - 사실 그게 알맞은 생각일 것이다 - 숨겨지고 드러나지 않는 세계를 향해 통신코드를 맞추기 위해서는 넓은 세계 속에서 공통성을 발견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게 아이러니컬 하다.

18개의 크고 작은 의문거리들을 가지고 구성된 이책을 통해 그간 몰랐던 역사의 내용을 바로잡고 또 그간의 연구성과를 되돌아보면서 작은 걸음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멋진 세계와 세상에 대해 흐뭇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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