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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의 통신 - 금석문으로 한국 고대사 읽기
한국역사연구회고대사분과 엮음 / 푸른역사 / 2004년 1월
평점 :
연구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환경을 제공하는 요소이지만, 고대사에 대한 매력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시간의 아득함과 자료의 부족으로 인한 신비감에서 나오는 듯 하다.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책을 펴보던 때와 고대로부터의 통신을 읽으면서 느낀 감회라면, 자료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자료, 발굴된 유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경과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였구나 하는 감탄이 연발되었다.
고대로부터 날아오는 통신은 일정한 부호나 문자에 의존하지는 않지만, 흔적들을 살피는 섬세한 노력들을 통해 작은 단편들이 모여 상상의 큰 날개를 달게하고 또 중국과 일본등을 넘나들며 함께 바라보는 태도가 오히려 학문을 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갖게 하는 듯하다. 우리가 언뜻 생각할 때는 고대의 세계는 닫혀있고 좁고 느리고 정지된 듯한 것으로 이루어지지만, - 사실 그게 알맞은 생각일 것이다 - 숨겨지고 드러나지 않는 세계를 향해 통신코드를 맞추기 위해서는 넓은 세계 속에서 공통성을 발견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게 아이러니컬 하다.
18개의 크고 작은 의문거리들을 가지고 구성된 이책을 통해 그간 몰랐던 역사의 내용을 바로잡고 또 그간의 연구성과를 되돌아보면서 작은 걸음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멋진 세계와 세상에 대해 흐뭇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