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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 전9권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틈나는 대로 읽고있다보니 거의 한달이 소요된 책이다. 모름지기 대하소설을 읽는 맛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그 인물이나 캐릭터와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면서 동일화 되는 느낌 말이다. 객주도 그런 책의 하나이긴 하지만,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서 인지 재미와 맛의 신선함이 덜하였다. 보부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형성함에 있어서 뿌리 뽑힌자들의 이야기가 되기 쉽고 또 그런 이유로 해서 한 주인공의 영웅담이 되기엔 어려움이 있는듯 하나 성적인 부분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신분과 계층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고 마는 느낌이 들었다.
민초들의 이야기치고 결말부분의 산뜻함이나 깔끔함이 있기 어려운 것은 공통적인 성격이겠지만, 객주의 경우 상업자본을 형성한다든지 정치적 세력으로서 파워를 형성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때문에 아홉권을 이끌어갈 이야기들이 좀 빈약해 보이기도 하다.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자잘히 늘어놓아 옛정취를 넘볼 수 있었던 점은 꽤 흥미로왔다. 그 외에는 그냥 그렇다. 나에게 있어서는 아주 잘된 소설이란 느낌은 별로 안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