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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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통해 본 감흥이 소설 속까지는 투영되지 못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의 상상과 화가의 은밀한 사랑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인 하녀 역의 배우의 느낌과 감정은 마치 언제 적신지 모르는 차가운 물기가 옷을 적시는 느낌처럼 서서히 젖어드는 아름다움을 영화속에서 바라보았었다. 17세기의 네덜란드라는 역사성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실성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적은 채로...

  그런데 소설은 하녀로 들어온 그리트의 행위와 감정을 따라 전개되며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안정성으로 깊숙히 들어가 자녀와 남편에게서 나오는 패밀리즘에 안주한다. 화가인 베르메르가 유언으로 남긴 진주귀고리를 받아가지고 돌아와 돈으로 환산하여 남편에게 갚지않았던 화가의 집의 고기값 15길더를 빼고 남은  5길더를 갖은 그리트는 남편 피터에게도 자유를 느끼는 양면성의 감성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좀 지루하고 심리성과 사건의 어떤 면도 많이 치밀하지 않은 점때문에 소설로는 좀 답답하였다. 영화 속으로 다시 한번 들어간다면 그리트의 행위가 제대로 읽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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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 전9권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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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나는 대로 읽고있다보니 거의 한달이 소요된 책이다. 모름지기 대하소설을 읽는 맛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그 인물이나 캐릭터와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면서 동일화 되는 느낌 말이다. 객주도 그런 책의 하나이긴 하지만,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서 인지 재미와 맛의 신선함이 덜하였다. 보부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형성함에 있어서 뿌리 뽑힌자들의 이야기가 되기 쉽고 또 그런 이유로 해서 한 주인공의 영웅담이 되기엔 어려움이 있는듯 하나 성적인 부분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신분과 계층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고 마는 느낌이 들었다.

  민초들의 이야기치고 결말부분의 산뜻함이나 깔끔함이 있기 어려운 것은 공통적인 성격이겠지만, 객주의 경우 상업자본을 형성한다든지 정치적 세력으로서 파워를 형성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때문에 아홉권을 이끌어갈 이야기들이 좀 빈약해 보이기도 하다.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자잘히 늘어놓아 옛정취를 넘볼 수 있었던 점은 꽤 흥미로왔다. 그 외에는 그냥 그렇다. 나에게 있어서는 아주 잘된 소설이란 느낌은 별로 안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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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27
김현승 지음 / 미래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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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학교 축제를 마치고 나니 이젠 제법 가을이 깊어진 느낌이 든다. 이번 가을은 심한 알러지성 비염으로 고생을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기쁨과 감사를 무척 많이 느끼고 있다.

그동안 여러해동안 가을을 얼마나 곤혹스러워 하면서 보냈던가? 눈이 있어도 따가와서 뜨기 힘들었고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관들이 모두 아파하며 느낌을 거부함으로 인해 잠자기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서 가을이 가고 일교차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했던 시간들, 

아픔이 없는 올해는 너무 근사하다. 책읽기의 즐거움에도 쏘옥 빠져들게 되고 또한 많은 것들이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다 볼 수도 있는 이 기쁨 _가.을.이. 깊.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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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류기 - 낯선 조선 땅에서 보낸 13년 20일의 기록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3
헨드릭 하멜 지음, 김태진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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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연간에 제주도로 표류하여 쇄국정책으로 인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13년간 잡혀있었던 36명의 네덜랜드 상인들중 8명이 일본으로 밀항하여 고국에 돌아갔다. 일본에서 출국허가를 받기까지 1년여동안 데지마에 있었던 기간동안 정리하고 적었을 것으로 보이는 하멜의 표류기는 우리의 역사의 한 단면을 밝혀주는 소략한 자료이다.

외국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외에는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쓰지 못했던 아쉬움이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어떤 모습으로 열린 세상과 대면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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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 우리 정원의 원류를 찾아서 - 오천년의 힘 01
대구 MBC 엮음 / 이른아침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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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마다 경주를 찾아 내려가서 고적과 유물을 보러 다닌지 3년쯤 되었나보다 이번 여름방학엔 차를 가지고 가서 원거리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또 깊은 밤에 저녁 어스름한 기분을 느끼도록 조명이 된 멋진 풍경속에서 월지를 거닐었다. 오랫동안 꿈꾸었던 소원하나를 풀어본 셈이다.

반월성을 돌아서 월지로 내려온되 입수구로 부터 한바퀴 천천히 돌면서 물위에 어린 멋진 풍경들에 매료되었던 아름다운 기억이 눈에 선하다.  동궁의 자리였고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도 많이 이용했다는 것외에는 별로 아는 것도 없이 월지와 경주박물관의 안압지 유물실을 기웃거리기 몇번이었던지....

도판이나 볼까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들어본 책인데 일본과 중국의 정원들을 비교하면서 멋진 사진들을 많이 실었고 또 해설의 부분이 쉽고 명쾌해서 좋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또 자주 보았더니 도판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쉽게 알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앞으로 또 내려가 본다면 이책이 설명하고 있는 부분들을 상기하면서 아울러 안압지 유물실도 연계시켜 가면서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보아넘길 것 같다. 이런 책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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