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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도전 1 - 세상을 뒤바꾼 여성들 이야기
이병철 지음 / 명상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인 탓일까? 여성사에 대한 관심이 시들부들해진 것 같다. 나부터도 여성사에 관련된 책들을 여러 권 쌓아놓은 채 읽어 낸 책이 없으니 말이다. 이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은 지 한달이 다 되도록 읽어내질 못하고 이 책 저 책에 치여서 굴러 다녔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반납기일에 몰려서 결국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읽어내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삶을 살면서 평범하거나 무미한 것들을 배제하면서 특별하게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원했던 여성들, 특히 여성으로서 치루어야 했던 편견과 무모한 비난을 감수하면서 미래와 비전을 향해 살았던 선구적인 사람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이미 잘 알려진 오리아나 팔라치, 환경운동의 시조 - 레이철 카슨, 로자 룩셈부르크, 에바 페론, 우먼 리브의 기수 - 베티 프리던, 케이트 밀레트, 이저도라 덩컨, 카미유 클로델,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미국의 미술가이자 사진가 스티글리츠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키워 나갔던 사막의 은둔자 - 조지아 오키프, 민중의 고통을 대변한 작은 거인이며 참여미술의 효시를 이룬 반전 작가이자 독일의 화가이며 판화가인 캐테 콜비츠, 흑인의 아픔을 몸으로 살아냈던, 모던 재즈 보컬 선구자 - 빌리 홀리데이, 연기를 위해 창조된 완벽한 동물 - 안나 마냐니, 아랍의 잔 다르크 - 라일라 할레드, 피임시대를 연 선각자 - 마거릿 싱어 등등. 내가 살던 시대보다 한 세대 전에 살았던 치열한 삶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어떤 방식의 삶을 구가하던지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아름답고 본보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주인공들이 행복으로 보상을 받았던지 불행하게 삶을 마감했던지 관계가 없다. 삶의 최종의 목표가 타인의 인정이나 부의 창출 혹은 타자가 인정하는 행복의 구현에 있지 않으며, 자신이 꿈꾸고 열망하는 바를 실천하는 것들이 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나의 삶으로 반추시켜 본다면, 나는 소망하는 삶을 얼마나 이루고 있는지 모르겠다. 혹여 삶에 치여서 나의 삶과 희망을 기억조차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깔끔하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