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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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버려두었던 알라딘의 리뷰를 들어오게 된 책이다. 독서양식을 바꾼 탓에 웹상의 기록을 소홀히 하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의 기록부터 남아있는 것들을 슬쩍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독서를 꾸준히 하면서도 기록을 꼼꼼이 남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의 하나이다. 아홉살 인생을 읽으면서 느꼈던 따뜻함이 이 책에서도 물씬 풍겨왔다.

  오랫만에 얻게된 사탕 한 알이 있다면 아주 조금씩 빨아 먹으며 달콤함이 혀에서부터 온몸으로 느껴지도록 천천히 즐길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이 책은 행복하게 왔다. 소설임을 알면서도 현실 속에서 내가 겪는 것처럼 행복을 찾기 위한 적절한 고민과 행위를 통해서 행복을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천천히 조금씩 맛보아야 되겠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연유인지 여러권의 책을 한꺼번에 같이 읽는 나의 독서습관을 져버리고 단숨에 읽었다. 그래도 반추하고 짜릿한 큰 숨을 쉬어가면서 불행하지 않은 나의 삶을 긍정으로, 행복한 나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나의 행복한 삶이란, 현재를 선물로 받아들이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행동하며,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통해 연대하는 것이다. 꾸뻬씨가 주변인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합리적인 판단과 인간애의 넓은 표현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은 있겠다. 나도 나이들어가면서 그런 사람에 분류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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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그늘에서 - 제인 구달의 침팬지 이야기
제인 구달 지음, 최재천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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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남을 사랑합니다. 또한 인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랑을 확장한 제인 구달의 작품을 또 집어 들었다. 역자의 말마따나 그를 만나게 된다면 나도 식구들을 줄줄이 데리고 갈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니까...  

  희망의 이유, 희망의 밥상을 읽었던 때의 감동과 비슷한 류의 감동이 든 책이다. 내가 침팬치를 만날 기회나 계기는 적겠지만, 그의 따뜻한 눈길과 겸허함 등이 느껴지는 책이다. 침팬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도 하였지만, 개체의 특성에 알맞는 이름을 갖고 꾸준히 관찰되어 침팬지들의 특성과 공통성을 알게된 점에 매료되었다. 그가 꿈꾸는 세상에 대한 뒷이야기도 맘에 들었다. <인간의 그늘에서>란 장에서 밝히고 있는 바 - 인간의 그림자가 침팬지를 뒤덮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침팬지도 다른 동물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침팬지는 상당히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이러저러한 목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쓸 수도 있고 복잡한 사회 구조와 의사소통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자아 인식의 기원을 보여준다 침팬지가 지금부터 4천만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침팬지들이 생존하여 적어도 진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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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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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색상을 고르기도 만만찮다. 정말 좋아하는 시인을 위해 내가 할 이리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그의 삶과 시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할 일이란 그의 책을 많이 많이 사주는 일이란 지극히 일상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래야 몇편 못사주었지만, 주변 사람에게 널리 알리면서 새해 선물을 마련하였다. 

  자신의 곤고한 삶에도 넉넉치 못한 이웃의 삶을 나누고 돌아보면서 버섯에게 조차 잘자라라는 인사를 건네는 해맑은 모습하며, 최소한의 삶도 영위할 수 없어 홀로늙는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고 바닷가에서 혼자사는 시인의 모습은 마침표 하나로 엮어진 '눈물은 왜짠가'에 잘 나타나있다. 

  일본의 작가가 쓴 절제된 수필로 기억되는 '우동 한 그릇'보다 더 진한 감동과 눈물이 흘렀다. 아픈 가난 속에서도 설렁탕 한 그릇으로 말없이 확인되는 모자간의 깊은 사랑과 절절함이 내 가슴에도 차 올랐고, 우리 사회는 시인의 가난을 그냥 용납하는 사회인가 하는 생각도 울분처럼 스며들었다. 

  한번씩 사보면서 그의 시집 한권을 사서 보는 여유를 사람들이 나눴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작은 꿈을 올해에 꾸어본다. 일면식도 없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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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김없이 새해가 왔다. 친정식구들 모두 모여서 지리산 화엄사 경내에 머물렀다. 한화콘도에서의 하룻밤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다. 

  경제적 이유로 혹은 진학준비 등으로 인하여 빠진 차세대들이 많이 생겼다. 예년에 비해 좀 쓸쓸한 느낌이 드는 해 - 조용히 지리산 눈덮이 산정을 바라보면서 화엄사 경내를 돌아보는 것으로 지리산과 더불어 있는 즐거움을 작게 느끼다. 

  知天命이란 나이에 들어서도 올해의 색깔을 정하고자 이것저것 생각을 굴리다가 - 녹색, 초록, 파랑, 코발트 블루, 브라운, 바이올렛 등등 다 거쳐본 색깔인지라... - 올해만 같아라라는 의미로 같은 색깔의 펜을 선택하였다. 올해의 여러가지 일들은 귤처럼 달콤새콤하고 여럿이 좋아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았음싶다. 나이가 쉬흔대에 들어섰으니 좀더 온유해지고 마음은 넓어지며 세속사로부터는 자유로와졌음 싶다. 

  혹자는 인생의 황금기가 이때라고 한다. 자녀들이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서부터 노년기의 삶이 또 분주하고 힘들어진단다. 이제 한 오년남은 황금기를 나는 무얼하고 보내고 싶어하는 걸까? 

  어떤 학교가 될는지 모르지만 근무처가 바뀌겠고, 아이들과 익숙해지는 싸움을 또 많이 벌여야 하겠고, 책과의 끊임없는 교류도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고 기관들을 잘 사용함으로써 오래도록 평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 

  그리고 기도를 많이 해야겠다. 사랑의 빚진자로써 빚을 갚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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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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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그것도 시에라리온이란 이름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곳에서 태어나 미국 랩음악의 영향도 받으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부모에게 반항과 장난을 일삼기도 하는 아주 평범한 주인공과 친구들, 자기 부족의 지역을 넘어서는 거의 나가본 적도 없는 열두서너살의 아이들이 내전의 영향을 받으면서 부모 형제와 이웃과 헤어져 결국은 극렬한 적대감과 빠져들어 잔혹함을 일상화하고 마약을 전혀 통제도 받지 않고 마구 해대는 버려진 아이들, 

  셰익스피어의 극을 구절암송하기도 하면서 별을 바라보고 해와 함께 살아갔던 유년기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쓴 기억들이 가슴 아픈 이야기들 

  그리고 Unicef에 선택되면서 미국이란 나라에 받아들여진 특권(?)으로 인해 책을 내게 된 이스마엘 베아에게 깊은 동정이 느껴진다. 함께 재활치료를 받았으면서도 탈출하지 못하고 혹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적어 다시 군대로 들어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옮긴이의 말에서 밝힌 대로 "머나먼 시에라리온의 작은 소년병 한 사람은 나와 무관한 타인이지만, 우리는 한 세계에 함께 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 내가 모르는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와 내가 함께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며, 결국 우리의 삶도 조금 더 살 만해질 것이다."(327쪽)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 돕고 마음문을 열어놓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경제적 패닉현상이 세계를 삼켜버릴 듯한 시대에 이웃에 대한 열린 마음과 사랑은 더욱 절실해진다. 날마다 시간마다 되새겨볼 일이다. 나는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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