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새해가 왔다. 친정식구들 모두 모여서 지리산 화엄사 경내에 머물렀다. 한화콘도에서의 하룻밤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다.
경제적 이유로 혹은 진학준비 등으로 인하여 빠진 차세대들이 많이 생겼다. 예년에 비해 좀 쓸쓸한 느낌이 드는 해 - 조용히 지리산 눈덮이 산정을 바라보면서 화엄사 경내를 돌아보는 것으로 지리산과 더불어 있는 즐거움을 작게 느끼다.
知天命이란 나이에 들어서도 올해의 색깔을 정하고자 이것저것 생각을 굴리다가 - 녹색, 초록, 파랑, 코발트 블루, 브라운, 바이올렛 등등 다 거쳐본 색깔인지라... - 올해만 같아라라는 의미로 같은 색깔의 펜을 선택하였다. 올해의 여러가지 일들은 귤처럼 달콤새콤하고 여럿이 좋아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았음싶다. 나이가 쉬흔대에 들어섰으니 좀더 온유해지고 마음은 넓어지며 세속사로부터는 자유로와졌음 싶다.
혹자는 인생의 황금기가 이때라고 한다. 자녀들이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서부터 노년기의 삶이 또 분주하고 힘들어진단다. 이제 한 오년남은 황금기를 나는 무얼하고 보내고 싶어하는 걸까?
어떤 학교가 될는지 모르지만 근무처가 바뀌겠고, 아이들과 익숙해지는 싸움을 또 많이 벌여야 하겠고, 책과의 끊임없는 교류도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건강하고 기관들을 잘 사용함으로써 오래도록 평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다.
그리고 기도를 많이 해야겠다. 사랑의 빚진자로써 빚을 갚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