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 과학기행 - 역사 속 우리 과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문중양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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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과학을 바라본다는 것은 참으로 필요한 일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되 그 당시의 가치관과 사고를 가지고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기초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을 쉽지만 과학과 역사의 만남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것은 역사와 과학이 별개의 카테고리를 안고 있기 때문일게다. 때문에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란 사고와 가치가 매우 다르고 생소하기까지 한 영역을 접합시키는 사람들의 노력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큰 기대없이 사본 책인데... 근대와의 접합점 부터 그러니까 책을 거의 거꾸로 읽었는데, 15세기와 16세기 그리고 17세기와 18세기의 서로 다른 사고와 생각들이 녹아있음을 과학을 통해 살펴보았다. 특히 언뜻 스치고 지나갔던 첨성대의 제사기능이 역법을 살피고 헤아려보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선덕여왕 시절, 여왕의 고민과 한계점의 극복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쉽게 쓰여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지도와 천문도를 살피는 일이 쉽지않은 일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흥미롭게 살필수 있었다. 특히 사진자료나 실측자료는 선명하고 꼼꼼히 살펴 편집한 흔적들이 보여 자료로 이용하기 좋아 보인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성리학적 자연 인식 체계를 소화해서 우주론적 사색을 본격적으로 펼친 때는 16세기 이후이며 서경덕의 화담집으로부터 시작하여 17세기 초 장현광의 "우주설"(1631)에서 질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홍대용과 최한기의 예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조선 유학자들은 그들이 궁금해 하고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에서는 전통 과학의 패러다임으로 훌륭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단지 지엽적으로 그들이 모르고 있던 사실에 대해서는 서양 과학이 전해 준 새로운 사실들을 경험적 자료를 취하듯이 수용해서 활용했을 뿐 전통적인 사고 체계의 논리적 기반을 이용해 서양 과학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역사의 모습이라고 했다.(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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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학이 사는 길 - 민주시민대학 성공모델 상지대학교 이야기
정지환 지음 / 시민의신문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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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상품의 작품을 올리는 난감함이 또 나타난다. 이 아무개 지음으로 이루어진 "길에서 주은 생각들"은 이현주 목사님의 단상을 모은 책이다. 목사님이니까 성경의 이야기만 나오느냐면 그것은 ...(오해)... 모든 종교는 통할 수 있음을 표현하고 불교와 캐톨릭과 신약과 동양 사상을 골고루 맛보면서 그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야금야금 마치 할머니로 부터 받은 과자나 엿 등을 조금씩 떼어먹으면서 그 맛을 즐기듯이 한장씩 읽어가는 맛이 참 좋다. 아마도 더욱 좋은 것은 작은 말귀들 - 이 아무개의 말을 아낀 글귀들로부터 상상하고 생각해보는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가방에 푹 질러넣고 다니면서 아무때나 한번씩 꺼내 읽어보는 맛이란 은근하고 심심찮은 멋이 있다.

  동화로 만난 인연이 또 이렇게 연결되니 좋구나...  특히나 읽고 난 분이 읽으면서 내내 내가 떠올라서 나를 주어야겠다며 선물로 쪽지로 마음을 전한 인연은 참 아름답고 지친 나를 추켜세우게 만든다. 감사한다. 책이 있음에...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과의 관계가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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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혼
김원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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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5년의 이야기를 2005년에야 쓸 수 있다는 것은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작가의 말'에서 김원일은 "민청학련사건으로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게 되었고 한국의 엄혹한 정치적 상황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관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인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있겠지만,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 인권이 철저히 유린당한 대표적 사례가 1975년 인혁당사건이었고, 많은 민주 인사들이 중앙정보부를 거치며 고난을 당했으나, 당국이 사건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인혁당에 연루되었던 여덟 분만큼 정신적 공황 상태의 극심한 공포와 미처 못 이룬 한을 삼킨 끝에 교수형으로 집행된 사례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였다.

  팔공산, 두 동무, 여의남 평전, 청맹과니, 투명한 푸른 얼굴, 임을 위한 진혼곡의 6편의 연작을 순서없이 읽어가면서 한숨이 나오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한 두통을 겪어가야 했던 이유들로 쉽게 장을 넘기기 어려웠다. 어떤 위장으로도 역사적 진실을 가리울수 없음을 집권자들은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이고, 사건의 책임을 맡아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 한 사람뿐 아니라 그런 체제를 공고히 하도록 밑에서 알아서 움직였던 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지적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죽음 저편의 세상에서도 신인간으로 태어났을지라도이승에서의 그 시간대가 망각되지 않는 한, 그들에게 고통의 여운은 계속될 터(p.348)라는 작가의 말마따나 이 땅과 사람들을 사랑하다 죽어간 그분들의 넋이라도 위로하는 길은 우리들의 몫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을 여미게 하였다.

  if절의 가정법을 상상하면서 안타까움과 한스러움을 토로해본들 이미 일어났던 과거사가 치유될 수는 없겠지만, 풍요로움과 개인주의와 혹은 물질주의 등으로 인하여 불과 한 세대전에 쏟았던 그분들의 목숨을 건 헌신과 희생을 방기한다면, 그것은 우리 시대가 역사에 대하여 져야하는 의무의 방기요, 의당 짐져야 할 몫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도피하는 비겁한 짓일게다.

  평생을 한스러움과 고통의 구비구비를 넘나들며 죽음만큼이나 고통스러웠을 유가족들에게도 고개가 숙여진다. 아울러 대구라는 도시가 다른 각도로 보여졌고, 팔공산을 오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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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여성들 - 늑대를 타고 달리는
막달레나의 집 엮음 / 삼인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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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사에 대한 관심으로 뽑아든 책이긴 한데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새파란 껍질의 책장을 넘기지 못하였다. 오랫동안 빌려다 놓고 먼지만 쌓아두게 했던 미안함에 하루 이틀 가볍게 넘긴 책인데 성매매춘의 현장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인권과 의식의 부분들을 읽어가며 정말 여성의 장이 어디까지 넓혀져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여성 스스로도 마치 벌레보듯 혹은 나 자신과는 다른 별세계의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존재인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사고한 것은 아니었을지... 인권의 문제와 또 한 개인 개인의 삶의 전체라는 점에서도 가까이서 들여다 보고 이해의 범위를 넓혀갔어야 할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두고 두고 고민해 볼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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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이성부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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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어머니 같은 산

새로운 시작

꾸는 꿈

                                                                    2001 잃어버린 여름

산을 닮고 싶다.     산이 내게로 왔다.                                    20060219    짜우

산길에서

내가 걷는 백두대간 22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 지금 조릿대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 이름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 내 가슴 벅차게 하는까닭을 나는 안다 /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 나는 집을 떠나고 /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겅음들도 /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 길 따라 그이들을 따라 오르는 일 /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되는지를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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