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소녀 카르페디엠 8
벤 마이켈슨 지음, 홍한별 옮김, 박근 그림 / 양철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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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잘 모르면서도 무조건 싫기만 하다. 그래서 전쟁은 어떻게 보면 불가피하다 라는 논리에는 근거도 없이 배척이다.

전쟁 영화도 좋아하지 않고 역사나 정치적 배경에도 워낙 문외한이다.

다만, 전쟁을 하는 양쪽 진영을 예전처럼 빨간색과 흰색으로 구분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 뿐이다.

세계는 이제 뒤죽박죽이고, 이데올로기는 있는 둥 마는 둥이며, 결국은 있는 놈이 더 가지려고 획책하다가 가만히 있는 땅도 들쑤시곤 한다는 쓴 소리가 담긴 글이나 영화를 여기저기서 본 것이 다이고,

나는 이 소설에 나온 나무소녀처럼 내게 총부리를 눈앞에서 겨누지 않는 한,

소중한 내 주변을 보듬으며 안온하게 살아가는 소박한 꿈의 소유자 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내 삶의 터전, 부모, 자식, 친구들이 쓰레기처럼 취급되고 잔인한 죽음을 당하는 것을 그대로 목도해야 한다면, 살아있되 사는거 같지 않은 그 삶을 어떻게 버텨나가야 할 지 참담한 고민에 빠져들어 이렇게 '나는 잘 모르지만 싫다' 정도로 여유를 부릴 수 없을게 당연하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인데,

그 일이 다만 '현재'에 '나'에게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해서 도망 칠 수 있을 리 없다.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모르면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아마도 작가는 나같은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 16세 소녀의 눈으로 가장 쉽고도 절절하게 전하되,

섣불리 결론을 짓거나 메세지를 너무 강하게 설파하여 조금이라도 그릇된 지식을 가지거나 편협한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별다른 가감 없이 실화에서 들은 그대로 차분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을 취한 듯 하다.

내 추측이 맞다면,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적어도 청소년기가 지난 사람이라면 대체로 그의 의도에 맞는 생각을 잠시나마 하게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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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s 2006-06-2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읽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네요^^

치니 2006-06-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안 온 사이에 나어릴때 님 표지 바꾸셨네요. 지금 가서 제대로 볼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