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야기는 계속 [행복에의 의지]이다.

만의 다른 단편에서 이미 [행복에의 의지]라는 제목을 썼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 행복하냐 아니냐에 골몰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며, 재테크를 하건 문화생활에 열심이건 술을 마시건 담배를 피우건 여행을 떠나건 일을 미친듯이 하건,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행복해보고자 안간힘을 쓰는 의지의 일환이라고 한들,

별로 과장이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인게다.

 

간혹 행,불행에 초연한 듯, 부러 무심한 듯 하게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속으로는 좌절할까봐 두려워서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에 대해서 초연하다는 것도 그래서 본의 아닌 거짓말이기 일쑤이다.

니가 나를 얼마나 아는데 그런 말을 하니,

라는 말은 예의 그 초연한 사람이 더 자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반증이다.

 

인간은 모두 일정 부분 어릿광대 노릇을 하며,

이 어릿광대 노릇을 얼마나 잘해내느냐에 따라,

원만한 인간관계 뿐 아니라,

사랑받고 사랑하는 인간관계에도 이르고,

자신감과 우월감 사이에서 행복 비슷한 경지까지도 이르게 되지만,

그래놓고,

나 자체를 다른 사람이 온전히 알아주기를 바라는 순간에,

행복은 불행으로 곤두박질 친다.

 

온전히 안다는 것은 명백히 몽상이다.

더구나 사랑을 한답시고 그래버리면 끝장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은, 자신이 깬다 결국.

남들이 어째서가 아니다.

언제나, 혼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그리고 깬 것, 그리고 다시 만들어 놓은 것,

그런 모든 것들은 아무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 역시, 나만큼, 자기 일에 골몰하는 시간이 인생의 팔할 이상일게다.

제발 , 알 수도 있다는 착각을 하거나, 알아주기를 열망하지 말아라.

그런건 이 세상에 단 하나, 당신만이 안다.

그것만 인정하고 살면, 적어도 자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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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2-2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정하고 적확한 님의 세계.
전 호락호락해서 말이죠, 라고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만,
실은 그런 말을 하는 치들이야말로...
하는 말씀이 날아올까...
떨고 있습니다.

치니 2005-12-2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제가 아무래도 요새 날이 좀 곤두섰나봐요.
헤헤, 추워서 그런다고 이해해주세요...
지금 다시 읽어보니, 누구 하나 때려잡겠습니다. ㅋㅋ

sudan 2005-12-23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토마스 만. 이젠 진짜 읽어봐야지.
(피할 수 없다는 느낌이라구요.)

치니 2005-12-2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만의 글이 그다지 재미없고 지루하더라는 평도 많아서, 무조건 추천은 수줍습니다만... 게다가 행간을 읽기에 번역은 정말 너무 하더란 말이죠...-_ㅠ
그래도 수단님이 읽어보신다면, 소감이 어떤지 꼭 알고 싶어요.^-^

쓰루 2006-02-0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키피키피키 ! 메종드 히미코의 어느 게이들의 이야기 처럼 토마스만의 이야기에는 일종의 패턴과 시스템적인 말들이 나온다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합각지붕에서부터 시작되는 , 사람에 대한 은유로 시작되는 형식의..주로 관찰자의 심리극인 토마스만의 이야기는 딱딱한 번역의 힘에도 불구하고 읽어 갈수록 맛이나는 곱창?(저야 곱창을 그리 곱씹지 못하지만 ^^)같은..맛이랄까? 금각사의 미조구치.잉여인간의 누구들.다자이 오사무 처럼 실격인 어릿광대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곱창한번 씹으로 갑시다.하하.아주 연한것들로

치니 2006-02-0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루 / 오 곱창 좋아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