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트리스 - Restl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유치하다? - 응, 유치해. 근데, 이 세상 어떤 사랑이 안 유치하디?  그런 사랑 해봤어? 해봤다면, 거짓말일 걸.

진부하다? - 응, 시한부 인생이 주제라는 건 진부하지. 하지만 우린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살잖아, 그러니 특별할 건 없어. 대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기만의 이야기로 만드는 건 진부하지 않아. 

지루하다? - 응, 실제로 관객 중 세 명의 남자가 초반 10분을 보고 자리를 떴어. 찐한 러브 신도 없고 애들 장난이나 계속 하는데 죽음조차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꼬락서니가, 영 아니었던 모양이야. 그런데 말야, 지루하니까 음악이 너무 잘 들려. 숨 쉴 틈 없이 전개되는 영화였다면 이 아름다운 음악들은 빛을 잃었을 거야.  

게다가 영화의 시작은 무려, 

비틀즈의 Two of Us 야. 나는 그 순간부터 기분좋게 부르르 떨다가 결국 무장해제 되었어. '어디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자'고 팔짱 끼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 거야. '아 이제부터 나는 내가 아니야, 나는 에녹이고 애나벨이고 히로시야' 라고 생각하며 온 팔을 펼치고 영화를 품 안에 안았다고. 이런 경험은 소중해. 분석과 비판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는 이런 촌스러운 경험이 정말 소중해. 눈이 오면 그 눈에 이제는 좋지 않은 핵 물질이 있어서 맞으면 안 된다고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순백의 찬란함에 마음을 빼앗겨 기어코 손에 쥐어보는 것처럼, 우리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래지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리고 그렇게 해보았을 때의 짜릿한 행복감 - 이게 영화나 예술이 주는 최대의 선물 아닐까. 

Two of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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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1-11-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잠깐, 자다 깼어요. 노트북 종료하고 바로 침대로 돌아갈 거예요. 비틀즈 노래는 듣고 종료해야지, 하는데 무슨 영문인지 안 나와요. 무얼 설치하래요. 에이, 내일 들어야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치니 2011-11-01 09:57   좋아요 0 | URL
이제 노트북 원활하게 잘 돌아가요? :)
음, 아마 고치는 과정에서 미디어 듣는 프로그램이 지워졌나 보네요.

요즘 비록 6-7시간 밖에 못 자는 나날이지만, 졸리다 싶으면 한수철 님 생각하면서 잘 버텨요. 4-5시간 밖에 안 자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도 있잖아, 이러면서. ㅎㅎ

굿바이 2011-11-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월 1일을 가르는 Two of Us!!!!!!

기찬 하루인데요 :)

치니 2011-11-01 12:55   좋아요 0 | URL
기똥차죠 ~ 히히.
굿바이 님이 오셔서 참 좋은 11월의 첫 날입니다아.

이서연 2011-11-1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틀즈 말고 다른 ost 알수있는 방법은 없을까요...ㅋ 영...찾기가 힘드네요

치니 2011-11-11 10:5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리 저리 찾아봤는데 아예 OST가 안 나오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