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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콘서트 - 건축으로 통하는 12가지 즐거운 상상
이영수 외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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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소리부터 하자.
건축이 예술의 한 쟝르로써 받아들여지는데 아무런 이의를 달 생각은 없지만, 건축은 그놈의 '공사'를 동반한다는 사실 때문에 요 몇 년 건축이란 소리만 들어도 몸이 부르르 떨렸다는 실없는 소리.
멀쩡한 건물이나 도로를 허물고 부수고 24시간 오만 소음을 내면서 사람의 기를 한없이 빨아들이는게 이 도시 시장님의 소위 '디자인' 정책이고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다.
내가 사는 곳은 특히 더 이런 현실을 체감하는 서울 중심부, 디자인 거리를 만든답시고 온동네가 멀쩡한 간판도 다시 달고 보도블럭도 뒤엎었고 오래된 골목 사이 정든 돌도 들어냈으며 광화문 광장은 아시다시피 세상에서 가장 웃기면서 부실한 광장이 되었고 경복궁은 11월에 오셨던 부자 나라 손님들 덕분에 마치 방금 지은 빌딩같은 면모를 갖추며 가부키 같은 화장을 서둘러 끝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건축'과 '건축가'가 있다.

그래서 나는 책을 받자마자 이 책의 저자들이 지었다는 건물이 어떤 것인지부터 살폈다. 물론 정부청사나 관공서를 지은 분도 계셨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질색을 할 만한 건물로 기억하는 건축물을 지은 분은 없어서 일단 안도했다.

다음은 아무래도 거슬리는 제목의 문제. 경제학 콘서트, 심리학 콘서트 등 콘서트 붙이기 트렌드는 이미 지난 걸로 생각했는데 2010년에 건축에 대한 에세이 교양서가 이런 제목으로 나온다면, 아무래도 깐깐한 독자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기 쉽겠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건축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에게 입문하는 자세를 일깨워주고, 일반대중에게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친밀하게 다가가는 건축이라는 종합예술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지라면 이보다는 신선하거나 정직한 제목을 썼으면 좋았을 걸 싶어서.

내용은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그런 수준이다.
애당초 12명이 쓴 글이 모두 마음에 든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거다. 그 중 몇몇은 솔직히 지루한 교과서적 (뻔한) 이야기를 왜 이런 책에 굳이 썼을까 싶은 편도 있고 한 두 꼭지는 문외한인 내게 아주 좋은 정보가 되기도 했으며 건축이라는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든 문화예술에 접목할 만한 좋은 내용도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도 반영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건축으로 통하는 12가지 즐거운 상상'이라는 부제에 걸맞고 이 책을 가장 흥미롭게 해준 꼭지는 이종환의 '유쾌한 딴지걸기'였다.
건축을 비롯하여 모든 창조 행위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사고의 전환'이라는 문제를 겉핥기 식으로 설교하지 않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꺼내며 이런저런 제안을 솔직하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구성상 가장 아쉬운 점은 어차피 너무 광범위한 건축이라는 주제를 12가지로 나누고 짧은 글로 나누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칠고 성긴 직조는 그럼직한데, 각각의 글이 예로 들고 있는 건축물의 그림이 너무나도 작다는 점이다. 미적 감각이라고는 제로에 가까운 메트로폴리탄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사는 나 같은 독자는 당장 내 두 발로 그 자리에 서지는 못할 망정 그림으로라도 멋진 건축물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가며 읽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조차 심드렁하게 읽게 되곤 했으니까. 지면이나 두께의 한계, 비용의 문제까지 있었겠지 짐작은 가지만 이런 내용의 책이 오래 읽히려면 포기하지 말았어야 할 대목이었다는 게 개인적인 (주제넘은) 생각이다.

아무려나 유명하다는 건축가, 겉으로 봐서는 모르지만 알고보면 생태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건축물, 맛보기 했으니 이제는 길을 걷다가 혹은 여행을 하다가 잘 살펴볼 일만 남았다. 더불어 암울한 관 주도 디자인과 건축 문화를 타개할 수 있는 용감무쌍하고 똘끼 가득한 건축가도 많이 나와서 우리 눈과 몸을 보다 편안하게 해주시길 감히 바래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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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2010-12-1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저는 건축가들이나 그쪽 전공자들에 대한 연민마저 생겨요. 음악, 소설, 시, 그림 같은 것들보다 훨씬 생생한 물리적 제약속에 있다보니 '업자'가 없으면 일을 하기도 힘들고... '개발' 이란 단어와 언계가 안될수도 없고..

치니 2010-12-14 15:11   좋아요 0 | URL
네, 사실은 이 책 읽으면서 그런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해서 건축과 권력 관계를 파헤치는 책이 나온다면 어떨까, 발칙한 상상을 했드랬어요. 하지만 상상에 그치는 일이겠죠. 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