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빼어나게 잘 쓴 수작이다 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세련된 가공이 가히 입이 쩍 벌어질 만큼은 아니지만, 도대체 이 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뭘까 하고 궁금증이 치솟아 화장실도 못가게 하다가 기어이 뒤통수를 철썩 때려주는 반전으로 숨을 멎게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읽는 중간 중간 눈물이 왈칵 하게 하는 작품이 있다.

그런 작품은, 결국 남들에게 권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면 오바일까, 아니면 이 작가에게 너무 낮은 점수를 주고 있는걸까.

우리나라에 소위 청소년 문학이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다. 아니 있다 해도 문학전집 같은 것들에 포함되어 있는 명작임이 증명된 문학 이외에, 청신하게 요즘의 작가가 요즘의 청소년들에 대해 쓴 것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 아이는 지금 청소년이고, 어릴 때 그림책은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가며 많이 읽어주었는데 막상 지금은 내가 우선 자신 있게 읽히고픈 책의 목록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완득이는 문학계의 효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하다. 이런 정도의 소설 하나를 읽고 아이들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겠어, 라고 진부한 성인의 눈으로 읽지만 않는다면.

모름지기, 소설이란 자기가 처한 환경에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자기가 고민하고 있는 것에 가까이 다가가 있으면서 재미까지 있으면 충분히 손에 잡힌다. 그러니 효자라는 소리다. 요즘 아이들이 논술이나 지식욕, 정보를 위한 책 이외에 정말 내 주변의 이야기 같고 재미도 있어서 읽는 책이 그다지 많지는 않겠다 싶으니.

그런 상황에 요렇게 아기자기하게 오락의 하나로써 읽히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들을, 만화건 소설이건 많이 대했으면 싶어서, 잡자마자 순식간에 읽은 이런 책이 있음에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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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i 2008-04-2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전에 다른 블로거 포스팅에서도 봤는데, 그때도 검색만 해보고 말았는데요, 제목이랑 줄거리랑 그리고 다른 리뷰들 읽어보면, 엄청 뻔할 것같은 책인데. 치니님도 이리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은근 그 뻔한 걸 뛰어넘는 뭔가가 있나보군요. +_+ 컨츄리틱하나 왠지 잊혀지지 않는 네이밍 센스가 역시 굳. ㅋ

치니 2008-04-28 17:23   좋아요 0 | URL
네 솔직히 스토리나 구성만 놓고 보자면 뻔해요. 그런데도 눈물이 왈칵, 그 몇마디가 굵어요. 저도 네꼬님 리뷰에 반해서 샀지만, 그 리뷰가 없었드라면 마하연님 처럼 미뤘을거에요.

2008-04-28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8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3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30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05-0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추천. 완득이 엉덩이를 툭툭 치며. 히히.

치니 2008-05-02 08:43   좋아요 0 | URL
네꼬님이 아니었다면 결국 그냥 안 읽고 말았을거에요. 출판사에서는 네꼬님의 엉덩이를 툭툭 쳐야 하겠는걸요 (ㅋㅋ)

토니 2010-07-0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하라는 사서 일은 안하고 혼자 열심히 책만 읽고 있습니다. 언니 말처럼 빤하긴 하지만 가끔은 빤한 이야기가 더 가슴에 와닿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넘 재밌게 잘 읽었어요. 특히 담임 똥주, 그가 실제 인물이라면 제가 목숨걸고 좋아했을 것 같아요. 완전 제 스탈이예요.

치니 2010-07-11 10:28   좋아요 0 | URL
아앗, 똥주 스타일이에요? 오호호. 알았어요. 딱 감이 오네요. ㅋㅋ

하라는 사서 일은 안하고 열심히 책만 읽어도 되는 그런 일, 완전 좋구만요 ~ 부럽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