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나에게 소설이란 손쓸 수 없을 만큼 변칙적이고 무분별한 현실보다 은유의 논리를 더 귀하게 여기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논리란 대개는 은유의 논리이므로.
우리는 남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려 애쓰며 평생을 보낸다.
그것은 기억의 본질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 무감하고 우연적인 우주를 견디며 살아간다. 그러한 습관에 ‘이야기 짓기의 오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의 일면에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야기는 속에 있는 은유를 좀 더 선명하게 구현할 뿐이다.

당신과 나, 우리는 서로 다르고, 우리가 지닌 의식의 특질도우주 양 끝의 두 별만큼이나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내 사유가 문명의 미로를 지나 당신의 정신에 닿는 기나긴 여정에서 번역을 거치며 아무리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해도,
나는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리라 믿고, 당신은 당신이 나를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믿는다. 우리 정신은 어떻게든 서로에게 닿는다. 비록 짧고 불완전할지라도.
사유는 우주를 조금 더 친절하게, 좀 더 밝게,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런 기적을 바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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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5-2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아!!!!!ㅠㅠ 아니 켄 리우가 넘 좋은가??ㅋㅋ

치니 2022-05-21 22:34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두 편 읽은 상황에서 머리말이 제일 좋아요 😅

라로 2022-05-21 23:19   좋아요 0 | URL
앗! 진짜?ㅎㅎㅎ 하긴 나도 뒤로 갈수록 좋았으니까... 힛

치니 2022-05-21 23:56   좋아요 0 | URL
오홍, 그렇구나요. 계속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