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 참 ,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남들이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두번이나 읽기도 했다는, '이런 것이 바로 소설이야'라고 무릎을 딱 쳤다는 소설이, 왜 내겐 좋다고 읽으면서도 간혹 시시하게 느껴지는지 알 수가 없어.

도대체 난, 소설에서 뭘 바라는 거지?

이정도면 내러티브도 잘 짜여져 있고, 구성도 탄탄하고, 이야기 속에 진실된 작가의 마음도 간혹 담겨 있고, 별 4개는 줘도 되잖아?

그런데도 어중간하게 3개만 딸랑 표시하게 되는 건 무슨 심보람.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큰걸까.

아니면, 정말 소설의 백미란 이런 책에서 찾을 수는 없는걸까.

인물이 꽤 많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인물에서 특이함을 느끼지 못하고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인물들의 묘사만 보았다면, 내가 너무 까칠한 걸까.

그래도 이틀간에 걸쳐 꽤 몰입해서 읽었는데 말야.

탐정소설과도 같은 추리극을 삽입하면 도통 심취하지 못하는 버릇 때문에 그런가.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안개 자욱하니 희미해져가는 2권의 긴 이야기가 주는 뒷맛.

에, 모르겠다. 먼 훗날에 생각하면 달라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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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06-27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글 / 우후후, 역시 동지가 있었군요. 사실 수많은 리뷰들 중에서 단 한 분 말고는 동지를 찾을 수 없어서, 내가 똘이구나 그랬는데...

nada 2007-06-2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가 돌아이구나, 싶을 때가 많아요. ㅋ 소설에서 뭘 바라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내 인생에서 내가 뭘 바라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싶기도 해요..끙. 저도 리스트 한 구석에 이 책 올려 두었는데, 왠지 마음이 가벼워질 거 같아요.^^

치니 2007-06-2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양배추 / 인생에서 뭘 바라나... 자문해보게 되네요. 바라는 게 없는 거 같다가도, 수없이 많은 거 같기도 하고. ^-^;;;

sudan 2007-06-2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리뷰 보면요, 꼭 이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아요. 치니님만 재미 없어하시는건지 소설이 정말 재미가 없는건지 저는 치니님편일지 아닐지 그런게 소설보다 더 궁금해져서요.

치니 2007-06-2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dan / 하하 귀여운 수단님, 이럴 땐 정말 전공 티 나요. 어뜨케 그런게 궁금하냐. 음 수단님도 역시 좀 시시하다 하실지도 몰라요. 감 잡는 거랑 추리력이 뛰어나시니까 초반부터 예상 다하고 읽을 거 같아요.

mooni 2007-06-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인생에서 바라는게 뻔해요. 돈하고 시간. +_+ 소설에서 바라는 것은 재미! 그러자면, 확실한 캐릭터가 아니면, 리얼리티 넘지는 플롯을 달라! 하고 싶어요. ㅋ
이 책은 서평들이 굉장하네요. 올해 최고의 책...이런 찬사로 일관. 역시 출판사나 서점에서는 찬사가 아닌 광고는 빼는 거겠죠...-_-;;

치니 2007-06-2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 / ㅋㅋ 돈하고 시간, 중요하죠. 저는 다시 생각해보니까 , 아마도 바라는 것이 없는 삶을 바라는 거 같아요. 거창하죠?
소설에서 바라는건 저 역시 재미!
그 '올해 최고의 책' 같은 찬사들 때문에 제가 실망한게 아닌가 싶으네요. 그 정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란 말이죵... 헤헤.

Fox in the snow 2007-07-0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극찬한 당사자로서 괜히 죄송해지는데요..뻔한감은 물론 있지만,장르소설로서의 역할은 충분했다는 생각엔 아직 변함이 없어요.작정하고 쓴 소설이니깐. 올해최고의 책이란 찬사는 좀 과하긴 했죠.^^

치니 2007-07-02 13:1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가끔 별 거 아닌데서 까칠해지곤 해요. 기대가 높았던만큼 실망이 약간 있었다는거지, 이 소설 자체가 별루란건 아닌데...제법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러고보니, Fox in the snow님 리뷰를 보고 보관함에 넣었었나보네요.

Fox in the snow 2007-07-0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치니님 글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죠.까칠..아니 날선 감성때문에 ^^

치니 2007-07-03 09:14   좋아요 0 | URL
날선 감성, 이라뇨 ~ 당치 않습니다. 타고나기를, 약간의 신경질이 있을 뿐이에요. 안 좋은 거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