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바라보는 은전 같은 달은 조금 덜 차 보였는데 오늘 밤엔 온전히 차서 더 밝아질까?

 어제 밤, 산이랑 옥상에 올라가서 달을 봤다. 아무말도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달에 기분이 좋아졌다.

산아, 달 보니까 좋지?, 별 대답 없는 산이도 생각이 있고 느끼고 있었겠지만 그게 어떤 종류의 것인지 혹은 풍경과는 무관한 전혀 다른 생각일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하니 괜히 섭섭해졌다.

아빠가 된지 10년이다.

아빠가 돌아가신지는 20년이다.

 

아빠가 되고 보니 내 아이들이 좋은 걸 깨달았지만 그 또한 내 감정일 뿐, 산이가 어떤 마음일지 알 수가 없으니 두려워졌다.

어쩌면 날 싫어 할 수도 있어, 부모자식은 닮지 않나......

자신이 없다. 좋은 아빠 여부를 떠나 나도 하나의 대상일테니 산이에게 나 또한 누군가일뿐이지 않은가.

만인에게 인정 받고 사랑 받기를 소원하는 바이나, 불가능할 일이고 다만 욕심 내는 건 아들이 날 싫어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달을 바라보았다.

 

아빠탓이야.ㅜㅜ하늘나라에서 부디 평안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