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떨리고 저려 떠듬떠듬 책을 읽으며 자꾸 손에서 책을 놓는 일을 반복한다. <레 미제라블> 장대한 서사의 마지막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다. 가슴이 떨려, 눈이 떨려 책을 쉬 읽지 못하고 쉬어가는 데 쉬는 그때의 여운이 좋아서 어쩌면 의도적으로 책을 더디 읽는 중일지도 모른다.
<레 미제라블> 수많은 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작품 속 여러 주인공들은 꿰뚫는 중심축 장 발장의 생이 지려한다.
소설 속 가상의 인물 장 발장은 나에게 실재하는 사람처럼 아련하다.
소설을 읽으며 이야기속 인물에 존경과 예의를 갖추는 나는 스스로 감수성에 도취한 소설광이 아니다. 고전에 매료돼 작중인물과 나를 동일시하는 지경에 이른것도 아니다.
.........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딱 그렇다. 책을 읽다 감상에 빠져 곧 죽을 장발장을 그리워하고 거친 세상의 시련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힘것 걸어온 그를 추모하려 준비중이다.(곧 장 발장이 죽을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살다보며 느끼는건대 아니라고 굳이 항변하면 오히려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의 나처럼...
나는 지금 장 발장에 빠진 소설광일지 모르겠다... 만, 책을 덮고 시간이 흘러도 장 발장의 큰 걸음 고귀한 성품 잊지 않고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