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매 달 함께 여행을 가는 친구들과 태안에 갔었다. 태안반도, 뜨는 해와 지는 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오묘한 마을 (생각해 보니 하나도 안 오묘하다)
우리는 뜨는 해를 기다려 뜬 해를 만났다. 왜곳마을에 아마도 같은 목적으로 모인 여럿의 사람들은 와! 하고 환호하고 여기저기 삼각대 세워 오래도록 기다렸던 사진찍는 사람들이 사진기에 얼굴을 들이대고 대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언제 해 나와~~, 추위에 발 구르던 사람들이 수평선에 걸린 해를 보자 밝은 웃음을 짓는다. 해는 떠오르기 시작하자 바다를 뚫고 금새 하늘로 솟아올랐다.
소원?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적이 있었나... 일출을 보면 사람들은 소원을 비는구나. 새삼 알게 된 사실이다. 나는 소원을 빌지 않는다. 의미 없다, 생각하거나 미신이라 폄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별생각이 없었을뿐... 오히려 타이밍을 놓친게 아쉽워서 뒤늦게 소원을 떠올리려 애써본다.
해뜨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신기하고 아름다워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와~ 해다, 이쁘다, 하고 해구경 하느라 바빴던 것이다.
"어떤 소원 빌었어"
물음이 있은 후에야 나는 소원에 대해 생각을 했다.
중요한 무엇을 놓친 것 마냥 나도 급히 소원을 생각해 보았다. 무슨 간절한 소원을 빌었는지 친구의 눈이 해맑게 반짝인다. 떠나버린 소원함에 태우지 못한 내 소원에 대해 생각해 보려다 친구의 눈을 보고 다시 해를 보았다.
해가뜨고 해가지고 그러기를 또 며칠. 나는 아직 소원에 대해 생각한다. 내 소원은 무엇일까? 다시 뜨는 해를 만난다해도 무언가 하나꼽아 빌어볼 소원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말이자..... 빌 소원은 없지만 해는 또 보고 싶다^^.(이거 소원아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