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네> 이 책은 유동훈님의 동네 이야기입니다.
유동훈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인천 어느 가난한 동네에 공부방을 열였어요.
십 몇 년 그렇게 살아 온 동네를 카메라에 담았는데 그 동네 풍경이 고스란히 사진을 통해 보여집니다. 공부방 아이들과 마을 어르신들도 유동훈님의 카메라 앞에 수줍은 듯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낡은 집들이 즐비한 동네는 따듯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보는이에게 촉촉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그 동네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입니다. 일제시대 노동자 합숙소로 시작된 이 곳은 한때 무허가 판자촌을 이루며 많은 사람들이 큰 부락을 이루어 살기도 했었다네요.
요즘 제가 카메라 뷰파인더로 세상보기를 가끔 합니다. 숙제지요. 그러다가 유동훈님의 시선이 생각났어요.
우리 동네를 관찰하는 중에 말이에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사물을 천천히 바라봐야하고 관찰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는 숨을 멈추고 찰라를 잡기 위해 혹은 내 시선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기 위해 찰칵!
잘 모르지만, 아마 그럴꺼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특히 필름 카메라는요. (필름은 소중하니까..) 한 컷을 소중하게 찍게 되는 필름카메라.. 그 맛이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기도 하겠죠.
카메라 렌즈를 통해 우리 동네를 눈에 담다보니 중요한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천천히 깊게)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는게 즐거웠거든요. 필름이 없는 수동카메라로 하늘을 보고 전봇대를 찍었습니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다보니 평소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보였어요.
처음에 저는 사냥하는 마음으로 동네를 돌아다녔어요. 빈 카메라지만 무언가 포착하고 싶었거든요. 꽤나 진지하게 무언가를 담기 위해 애써 천천히 숨죽이고 동네를 바라보았는데 유동훈님의 동네와 닯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살고있고 개가 뛰어다니고 연탄재가 날리고...
카메라가 세상을 천천히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교정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