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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야만인을 기다리며>, <철의 시대>를 미리 보지 않았어도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를 재밌게 봤었을까? 아닐거라 생각한다. 모를일이지만 그럴거라 생각한다.
책은 분량에 비해 읽히는 속도가 더뎠다. 각 페이지에는 (거의)같은 시점의 세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때론 같은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때론 그렇지 않다.
책 표지에 삼 층집은 이 책의 구성을 암시하고 있다.
윗 단락은 세뇨르 라는 노 작가의 사회비평글.(책 속에서는 청탁을 받아서 쓴다고 설정이된다.)
중간 단락은 세뇨르의 시점
아랫 단락은 세뇨르의 타이피스트 엘르의 시점.
(세뇨르, 엘르... 책 속 인물들의 이름은 분명치 않다. 지금 입에 붙는 대로 내뱉고 있다.)
작품 속 노작가는 존 쿳시 본인이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이주백인 3세. 그의 고향이면서 이방인 일 수 밖에 없는. 지식인으로서 옳고 그름에 대한 적당한 주장을 하는 세뇨르는 존 쿳시 같은 지식인이 취해야 할 적당한 포지션을 말해주고 있다.
중간 단락의 세뇨르는 좀 더 솔직한 존 쿳시다. 본능적인 인간으로서의 시선... 매력적인 타이피스트를 사랑하는 늙은 남자. 노추한 모습을 두려워하는 그러나 솔직한 늙은 신사.
아랫 단락의 매력적인 혼혈 타이피스트의 시선도 존 쿳시의 모습.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회의주의자 존 쿳시의 모습을...
세 줄기의 다른 시선의 이야기는 모두 입장이 다르지만 분명 화자는 존 쿳시가 분명하다. 셋 다.
스스로 정신분열의 경지에 오른 존 쿳시
정신분열의 초극상태. 각 분열 된 자아의 이야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존 쿳시를 이해할 수있게되었다.(더잘 이해할수있게되었다.)
아! 왕은철님은 번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