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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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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지...'  작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상태는 이 소설 매우 만족이라는 무의식의 반응이다. 읽는 내내 나는 나와 산이와의 여정을 떠올렸고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여행에 빠져들었다. 여행이라니? 저 고단한 여정이 여행이라니...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여행이 맞다. 감당하기 힘든, 희망이라곤 안 보이는 지난한 피난길이었지만 아빠와 아이는 처음부터 끝가지 손을 잡고 걸어갔다. 둘이기에 같이 있었기에 그 길이 어떤 길이었던 결국엔 여행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여린 우리 아들을 바라보면 '내가 지켜줘야지'라고 마음을 다잡곤 했다. 유독 다산이에게는 세상사람에게 대하듯 유들유들하지 못하고 감정을 아이에게 보이곤 한다. 혼을 내는 건 결국 내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아이가 아빠에게 막무가내로 투정을 부리듯 아빠는 아이에게 가르친다는 명목의 투정을 부리는 것뿐이다. 이제 산이가 여섯 살. 함께 손을 잡고 한참을 걸어도 곧잘 따라 올 수 있을 만큼 커버렸다. 지금에서 하는 생각은 같이 있어 줄 뿐. 서로 같이 할 뿐.이라는 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산에게 가르칠 만한 기술을 별로 가진 게 없다. 튼튼한 두 다리로 함께 걷고 가는 곳까지 함께 가줄 뿐이다. 함께 가는 길에 산이는 나의 모든 것을 지켜볼 테지... 그것만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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