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찬' 친구들의 소개로 읽은 책이 실망인 적은 없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읽다 말았다. 그러니까 조르바가 소개 받아 읽은 책 중 유일한 예외인 게다.

얼마 전 우리나라와 만든 책 모임.
예수전, 파우스트에 이어 그리스인 조르바. "오호~ 잘 만났다 조르바!" 이번엔 잘 읽어보마.ㅋㅋ 

오늘 부터 읽기 시작,,,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시는 것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버리는 거요."
17페이지  초반부터 조르바의 말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러니까 자기랑 놀지 안놀지 확 결정을 해버리란다. 음 맘에 드는 걸~
"차 한 잔 합시다! 조르바."   

산투르를 배우기 위해 터키인에게 엎드려 사정한 조르바. -20페이지-
군대를 졸업하고 다기를 한 벌 사서 싸구려 차를 우려 마시며 진로를 고민하던 22살 향편은 어린시절 꿈을 이루고자 청담동 큰 청요리집 주방에 들어가 일시켜 달라고 빌었었다.
조르바의 사부인 터키인 처럼 시원했던 나의 화교 쓰푸(사부)는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은 경우라며 내심 반기는 주방장의 배려로 거기서 면을 뽑았다. 요리학과를 졸업한 동기들이 식당일에 회의를 품고 하나 둘 떠날 때 중식당의 화려한 불놀이와 칼 솜씨 구경에 반해 고된 줄도 모르고 2년을 버텼고 2년후 호텔 식당으로 진출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온더락 떠날 때 쓰푸가 배은 망덕하다며 쪼인트 깠다~) 
  

"시장하지 않으시다......하지만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드시지 앉았어요? 육체에는 영혼이란게 있습니다. 그걸 가엽게 여겨야지요. 두목, 육체에 먹을 걸 좀 줘요. 뭘 좀 먹이셔야지. 아시겠어요? 육체란 짐을 진 짐승과 같아요.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자 영혼을 팽개치고 말 거라고요." -52페이지-  
맞는 말이지.. 조금 읽어보니 조르바가 하는 말은 다 옳다는 걸 알 수 있겠어. 반대의 경우인데 육체에 과도한 음식을 쑤셔 넣는 것 만큼이나 무모한 짓은 없다고 생각해... 소중한 건 식은 밥 한 숟가락, 먹다 남은 피자 한 조각이 아니라는 거지~ 맛있게 먹고 남았으면 버리라고...  (뱃속에 버리는게 미덕이 아니야~)

럼,물담배,파이프,와인... 
럼주 마시고 싶잖아~ 그래서 덕구누나한테 럼 부탁했다. 안 사오기만 해봐라......(무슨 맛일까?)

"두목, 화내지 마쇼.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소. 내가 사람을 믿는다면, 하느님도 믿고 악마도 믿을 거요. 그거나 그거나 마찬가지니까. 두목,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고 나는 혼란에 빠지고 말아요." -81페이지-
"안 믿지요. 아무것도 안 믿어요. 몇 번이나 얘기해야 알아듣겠소?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나머지는 모조리 허깨비들이오. 나는 이 눈으로 보고 이 귀로 듣고  이 내장으로 삭여 내어요. 나머지는 몽땅 허깨비지. 내가 죽으면 만사가 죽는 거요.조르바가  죽으면 세계 전부가 나락으로 떨어질 게요"
"저런 이기주의!"
"어쩔 수 없어요, 두목, 사실이 그러니까. 내가 콩을 먹으면 콩을 말해요. 내가 조르바니까 조르바 같이 말하는 거요" -82페이지-
아~ 나 오늘 밤 잘 수 있을까? 
"오늘 밤은 졸리지 않은데요, 조르바 혼자 주무셔야겠네요?"-83페이지-
두목은 조르바가 81,82,83페이지에서 말한 이날 잠을 못 잤다.  
일단 조르바가 혼자 주무시는 이 페이지에서 나도 책은 덮으려한다. 잠은 언제들지 몰라도...
두목과 차 한잔 해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