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인들 제대로 했겠어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가는지 오는지, 그러고 있었지요.
돌이켜 보니까 그게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었어요.
하루, 이틀, 시간이 가기 시작하자 조금씩 살 것 같더라고요.
이래선 안 되지, 하는 마음도 들고 답답하던 가슴도 조금씩 열리고 숨도 크게 쉴 수 있게 되었죠.
그래요.
인간이란 어려운 일을 당하면 자신만을 위해,
그 슬픔 속으로 세상이 다 동참해 줘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곧 세상에 대한 응석이죠.
아무튼 그 당시 제가 제일 소름끼치고 무서웠던 것은 외로움이었어요.
세상이 다 함정 같고, 거짓말 같고, 안개 같고......
-슬픔으로 씻기고 사랑으로 비우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