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는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육체적으로 충만했을 터이다.
솟구쳐오르는 삶의 기쁨을 어찌하지 못해 한번쯤 가슴을 지그시 눌렀을 터이다.
나는 비관주의자도 아니고 걸핏하면 자학을 일삼지도 않는다.
너그럽진 않지만 인색하지 않으며 발랄하진 않지만 음울하지도 않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다.
내 기관이 아닌 듯, 고집 세게 꽉 쥔 손아귀가 의수처럼 내 팔을 매듭짓고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나를 돌로 치고 내게서 등 돌린 것들.
나의 애인, 나의 신념, 나의 글.

이 삶에서 나는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다.
그러니 징벌인 듯, 그 손아귀 영영 펴지 말고 쓰라 명한다. 
-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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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추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씩 속도를 달리하고 있을 뿐이다. 모를 일이다. 나는 어쩌면 나를 위로할 방법을 찾아 낸 것일지도. 그러나 모두가 함께 떨어져내리고 있다는 생각은 나를 훨씬 덜 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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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것도 우리가 미리 겁을 먹고 그 이면과 미래를 의심하며 부숴버리지 않는다면, 불행에 대한 집요한 자기 암시만 없다면 정말 이루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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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네 살 때 나는 누구에게나 무슨 일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지. 그리고 차츰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게로 걸어들어오는 타인의 불신이나 불행을 튕겨내기 위한 또 다른 방패를 하나 마련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지.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당신 눈 속에 내가 거울처럼 비춰졌을 때 살아 있어 누리는 즐거움을 그때 처음 느꼈다면, 그래 그건 좀 지나친 표현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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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서 가장 정신적인 곳이 어디냐고 누군가 물은 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어. 쓸쓸한 사람은 어깨만 보면 알 수 있잖아. 긴장하면 딱딱하게 굳고 두려우면 움츠러들고 당당할 때면 활짝 넓어지는게 어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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