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너도 나처럼 걸음이 느렸어!"
잊고 있었는데, 맞는 말이었다. 막 연애 감정이 시작되어 헤어지기를 아쉬워하는 연인들처럼 내가 걷던 길도 늘 어떤 감정으로 넘쳐났기 때문에 나도 정말 느릿느릿 걸었다. 그 속도를 잃어버리고 난 뒤 내 삶은 급물살을 타며 휘청대고 있는 듯하다. 체질껏 열심히 살아왔지만 늘 그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낭패감을 맛보기도 하는 것은 왜일까. 빨리 걸을 수 있다는 건 몸이 건강해졌다는 말도 될 텐데, 그 속도감을 잘 조절할 수 있을 만큼 과연 정신도 강해진 걸까.
'조은-마음이여, 걸어라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