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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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되지(128).



<플립>은 영화팬들의 요구로 7년 만에 국내에서 강제 개봉을 하게 되었다는 영화 <플립>의 원작 소설입니다. '첫 사랑 영화의 정석'이라는 극찬이 쏟아진 영화의 원작답게 첫사랑의 풋풋한 열기가 독자의 마음을 순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그런 소설입니다. 꼭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여린 연녹색 나뭇잎들이 더운 열기를 쏟아내며 한뼘씩 자라는 것처럼, <플립>은 한 소녀와 소년이 그렇게 싱그러운 숨을 토해내며 함께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유난히 첫 문장이 인상적인 소설이 있습니다. <플립>도 그렇습니다. 두 주인공 브라이스와 줄리가 서로 번갈아가며 속마음을 고백하는데, 이들을 몰래 지켜보는 독자들은 그들의 괴로운 고백을 들으며 빙그레 웃음짓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설의 첫 문장, 그러니까 브라이스가 처음 고백하는 속마음은 이렇습니다. "내 간절한 소원은 줄리 베이커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다"(7).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줄리아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브라이스를 상대로 전혀 다른 마음을 품고 있으니 말입니다. "브라이스 로스키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사랑에 푹 빠지고 말았다"(20).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줄리는 정신이 나가버렸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좋아하는 브라이스가 수줍어서 자신을 피하는 것이라는 착각에도 동시에 빠져 버리고 맙니다. 이들의 엇갈린(?) 관계는 자그마치 6년이나 계속 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기 직전 여름 방학 때 처음 만나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서로가 그렇게 다른 마음으로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서서히, 이들의 관계에 역전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줄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는 걸 증명해야 했다"(248).
<플립>은 브라이스가 엉뚱하고 무모해보이기만 하는 줄리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드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 타기와 햇빛 냄새를 맡는 취미를 가졌고, 자신은 누군가에게 가장 찬란하고 큰 축복이라고 믿고 있으며, 용감하게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어갈 줄 아는 줄리에게서 '무지개 빛깔'을 본 순간, 브라이스도 첫사랑의 마법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줄리의 오해를 풀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위한 브라이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흉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바라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이다"(188).
<플립>의 단순히 십대들의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 아닙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현명하고 따뜻한 브라이스의 외할아버지와 같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지혜를 갖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천박해질 수 있는가를 코믹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는 혼자 있으면 그냥 소일 뿐이고 풀밭은 그냥 풀과 꽃일 뿐이고 나무 사이로 엿보는 햇살은 그냥 빛줄기일 뿐이지만 그 모두를 합치면 마법이 일어난다고 했다. 아빠의 말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가슴으로 느낀 건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 올라간 어느 날이었다"(49). 
한때는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첫눈에 쿵하고 심장이 떨어지는 것,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 진짜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렇게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를 기다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일생에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런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플립>에서는 브라이스가 줄리 안에 숨어 있는 그 빛을 발견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빛을 알아보지 못하고 엇갈리고 마는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겠지요?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빛을 알아볼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하니까요. 그 시절 우리가 한 번쯤 꿈꾸었던 동화처럼 아름다운 첫사랑의 두근거림뿐 아니라, 빛나는 사람과 함께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고 있는 측면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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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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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을 태만히 했어요. 귀찮아했죠. 
사사로운 감정을 쌓아가고, 서로에게 맞춰가는 노력을 게을리 했어요(55).

"왜 사랑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게 됐을까?"(244) 이 책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인생을 포기하고 나홀로 생활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변질되기 쉬운 사랑의 속성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고, 사랑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상실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반대급부로 무관심을 낳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변명 뒤에 '자기중심성'이라는 독버섯을 키우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정말 그래. 다들 자기만 소중해서 어쩔 줄을 모르지"(40).



사랑은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어느새 몸속으로 침투하고,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열이 난 상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은 사라져간다.
고열이 거짓말처럼 여겨지는 날이 온다.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이 그 순간이 찾아온다(61).

이 책은 <2016년도판 냉정과 열정 사이> 같은 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에 별 감흥이 없어 보이는 현재의 '후지시로'를 중심으로, 풋풋했던 시절 그의 첫 사랑이었던 과거의 '하루', 함께 결혼을 준비하고 있지만 둘 사이에 열정 같은 찾아볼 수 없는 현재의 '야요이'가 그들입니다. 하루와의 사랑이 오래 전 잊혀진 '열정'이라고 한다면, 현재진행형이지만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공유해가고 있는 야요이와의 사랑은 어느 새 들뜬 열기가 식어버린 '냉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배달된 "처음 사랑했던 그녀(하루)의 편지"를 통해 후지시로는 자신 안의 상실된 감정과 서서히 마주하게 됩니다.  



사랑은 감기와 같다.
그것은 어느 새 시작되어 있다(55).

후지시로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는"(21), "어느 새 자기 자신도 남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없는"(60) 그런 현대인을 대표합니다. 겉으로 그리 들어나지는 않지만 자신이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때 그의 곁에는 자신보다 그를 더 소중히 여기는 '하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을 너무 쉽게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4월이 되면 그녀는>의 작가는 우리가 "음악에 매료되는 건 그 가수, 그리고 그가 보고 있는 세계에 매료된다"는 것이고, "사진에 마료되는 건 그걸 찍은 카메라맨의 마음에 매료된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49). 그리고 "인간만이 누군가를 생각하는 동물", "타인의 일로 기뻐하거나 슬퍼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말합니다(40). 그런데 "최근에는 인간이 개나 고양이 쪽에 가까워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경고합니다. 자기중심성에 사로잡혀서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갖는 행복을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그대로 반사해서 보여줍니다.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한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손해보지 않으려, 상처받지 않으려 무장할수록 쉽게 사랑에 환멸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책은 나의 감정도 확신할 수가 없는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확신하겠느냐며 사랑에 무심한 척 살았던 제게, 잊고 있는 한 가지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사랑은 감기와 같아서 어느 새 그 열기가 식어지는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지와 상관 없이 감기에 걸리듯 사랑에 빠져드는 존재로 지음받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이 똑같이 겹쳐지는 순간이 지극히 짧은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바로 짧은 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며 신비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사랑을 태만히 하지 말고 열심히 지켜가라고 말입니다.

파격적이거나, 진한 감동이 있거나, 상징성이 기발하거나 뚜렷하지도 않지만,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놓치고 난 뒤 한 번쯤 문득 문득 생각나는 사람 같은 책이라고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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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 - 100여 개의 실무 예제로 업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현장밀착형 입문서 회사통 현장밀착형 입문서 시리즈
한은숙 지음 / 한빛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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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밀착형 입문서 엑셀 2016

요즘 엑셀을 전혀 다룰 줄 모르는 '간 큰' 신입사원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무 응용력이 뛰어난 실력자도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바로 그런 신입사원이었습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근무를 하면서도 간단한 그래프나 리스트 작성 외에 엑셀을 활용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꼭 필요한 서식을 작성해야 할 때는 엑셀 능력자를 찾아가 기본 틀을 부탁하곤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기능과 실무를 연결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게 '엑셀 2016'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엑셀 2016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서식 파일을 보니, 마치 최신형 스마트폰을 전화기나 알람시계로만 사용한 사용하는 것처럼 엑셀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의 일지나 각종 목록표, 기획안, 입출금 내역, 기획안 및 보고서 등도 엑셀을 이용하면 훨씬 쉽고 빠르게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서식 파일도 기본적인 개념과 기능을 알고 익혀둬야지만 '나에게 맞는 용도'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게 엑셀 2016 독학을 위해 선택한 입문서가 바로 이 책,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입니다.


독학 교재로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을 선택한 이유는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한빛미디어가 이쪽 분야의 전문 출판사라는 것, 둘째, 설명이 친절할 뿐만 아니라, 핵심 기능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무활용까지 연습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것, 셋째, 엑셀이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은 필요한 기능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독학 교재를 찾기 위해 들어갔다가 한빛미디어 홈페이지에서 본 '자동 필터로 데이터 추출하기' 강의 영상을 보고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에 근무했던 곳에서는 전국 규모의 세미나를 개최하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엑셀로 주소록을 작성하거나 참석자 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역이나 단체명 등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때에는 하나하나 데이터를 직접 입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은 주소만 정확하게 입력해 놓으면 자동 필터 기능을 이용해 지역이나 단체명과 같은 데이터를 정말 쉽고 간단하게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비교적 큰 조직에 있다 독립을 하니 업무 체계와 효율을 위해 필요한 서식이 정말 많습니다. 회계 관련해서는 프로그램을 별로로 구매해야 하나 고민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을 보니 엑셀 2016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면 엑셀 프로그램 하나로 이 모든 서식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2016>은 기초부터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르쳐줍니다. 독학으로 배우는 독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부분이 무엇일지도 잘 알아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은 그때그때 '바로 통하는 TIP'을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함께 알고 넘어가면 좋은 내용도 '쉽고 빠른 엑셀 NOTE'를 통해 별로도 강조해줍니다. 무엇보다 엑셀이 실무에서 활용하는 예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엑셀을 어느 정도 익힌 독자라면 내가 모르는 기능, 내게 필요한 기능만 별도로 찾아보기에도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피스의 신으로 거듭나기를 꿈꾸는 독자나, 엑셀을 빠르고 쉽고 익히고 싶은 초보 독자들의 절실한 필요를 꿰뚫어보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 하도 친절해서 그런지,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저자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을 보면 친절하게 답변해주시리라는 믿음이 절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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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
신연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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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구름이 떠다니는 비에이, 보라색 라벤더로 물드는 여름날의 후라노, 아득히 멀고 먼 북쪽 끝에 위치한 왓카나이와 그 바다 건너 있는 리시리섬과 레분섬,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하가시카와의 밤하늘 …"



홋카이도보다는 북해도나 삿포로라는 지명이 저에게는 더 친숙해서 북해도라고 하면 신비로운 설원이 눈앞에 그려지는데, 홋카이도라고 하면 얼른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표지가 제게는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것은 - 홋카이도라는 이름과 보라색 라벤더로 물든 들판의 표지 사진은 - 계산된 출판사의 의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가진 북해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말입니다.


얼마 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만난 베테랑 가이드분께서 우리나라 사람들만 북해도(홋카이도)를 겨울에 여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 여행 가이드로 짠 뼈가 굵으신 그분은 자신만을 위한 힐링 여행을 위해 홋카이도를 자주 찾는데, 홋카이도는 겨울도 좋지만 보통 5-6월에 많이 찾는 여행지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겨울에 홋카이도를 많이 찾는 것은 여행사들의 마케팅 전략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은 우리에게 친숙한 '북해도'의 이미지(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홋카이도의 숨은 매력을 낱낱이 보여주는 가이드북입니다. 특히 계절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홋카이도의 4색 매력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몇 해 전부터 홋카이도 여행의 대세가 된 렌터카 여행자를 위해 맵코드를 기술했고, 비에이, 후라노의 새로운 여행수단 등 최신 정보를 넣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을 보며 처음으로 렌트가 여행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여행에서, 그것도 운전석이 우리와 반대 방향에 있는 일본에서 말입니다! (물론 운전은 동생이나 친구가 해야겠지만) <홋카이도 셀프트래블>만 있으면 원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동생과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지도 한 장 들고 드라이브 도로란 도로는 모두 달려보고 온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이 참 좋았습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을 들고 홋카이도로 여행을 떠난다면 꽃으로 가득 찬 정원, 홋카이도 가든 가도를 달리는 여행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싶습니다.






 




"이 책은 단순하게 현지의 여행 정보만 제공하지 않고 여행에 대한 상상과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마음을 담았다."



여행을 계획할 때, 꼭 가고 싶은 여행지를 중심으로 숙소를 가장 먼저 정하는 편입니다. 예측불가가 여행의 가장 큰 묘미이며, 돌발 상황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도 하지만, 낯선 곳일수록 숙소가 확실해야(!) 그나마 안심이 되고, 안정감을 가지고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은 특별히 '북해도 가자'라는 카페 회원들이 선정한 베스트 숙소, 베스트 푸드, 베스트 스키장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은 깔끔하고 교통이 편리한 숙소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편이라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숙소 위주로 살펴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직접 여행을 떠나기보다 아직까지는 책으로 더 많은 여행지를 가보는 편이지만, 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제 여행 스타일이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전에는 꼭 가봐야 할 곳, 놓쳐서는 안 될 것들에 집착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집착이 덜어지고 어느 곳이든 그 풍경 속으로 온전히 빠져 들어서 천천히 호흡하고 천천히 느끼며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합니다. 어느 곳이든 내가 서 있는 곳을 말입니다. <홋카이도 셀프트래블>로 먼저 가본 홋카이도도 그렇게 빠져들고 싶은 풍경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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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 오늘을 여행하는 부부, 지구 한 바퀴를 돌다
김미나.박문규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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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9일. 그렇게 우리 부부의 인생 최대 이벤트, 세계일주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세계일주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함께 여행한 곳이 강원도 봉평이었고, 그래서 '메밀꽃 부부'라는 닉네임을 가진, 평범한 20대 후반의 맞벌이 부부가, 둘만의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쓰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결혼한 지 2년 7개월, 평범한 20대 후반의 맞벌이 부부는 사직서를 냈다. 우리가 가진 건 커다란 배낭 두 개가 전부였지만,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벅차고 행복했다. 여행 이후에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지는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 우리는 젊고 맨땅에 헤딩할 용기가 있으니 불확실한 미래는 걱정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기로 했다. ... 확실한 건, 우리가 분명 조금 더 행복해지리라는 것."







메밀꽃 부부의 <세계일주 프로젝트>는 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넘어갑니다. 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넘어가는 루트가 시차 적응에도 좋고, 육로이동에도 편리하다고 하니, 메밀꽃 부부처럼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가동시킬 분들은 참조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정리해야 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비우게 될 집 정리에서부터, 직장 문제와 같은 신변 정리, 보험료, 예비군 훈련, 현지에서의 자금관리와 같은 것들입니다.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휙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29년간 살았던 한국을 몇 년 간 떠난다고 하니 정리해야 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왜 이리 많은지. 지도를 들여다보고 가고 싶은 곳을 표시하며 설레고 들떴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 이러다 여행 시작도 전에 지치겠어!"


메밀꽃 부부가 전하는 세계일주 체크리스트는 대략 이렇습니다. "테마 정하기, 루트 정하기, 예산 정하기, 항공권 발권하기, 여행 중 생길 문제들 대처방법 숙지, 숙박 네트워크 확인, 건강검진, 예방접종, 장기여행자 보험 가입, 보험 정리, 통장 정리 및 온라인 인증서 발급, 카드 준비, 휴대전화 해지, 각종 증명서 사본 만들기,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등."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


<세계일주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대략 3가지 필요에 의해서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리얼 여행기, 여행지에 대한 정보, 그리고 예산! 저처럼 여행 경험이 별로 없는 왕초보들에게는 여행지 정보만큼이나 궁금한 것이 여행 경비, 즉 예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보통 여행 관련 책자들 중에 구체적인 예산안을 제시하는 책들이 별로 없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같은 곳을 다녀온다 해도 개인의 취향, 여행 테마 등에 따라 그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보며 가장 먼저 눈길이 가고, 관심이 갔던 것은 부부의 리얼 여행 경비이었습니다. 메밀꽃 부부가 공개한 <세계일주 프로젝트> 경비는 대략 2천5백만 원 정도 선입니다. 뚜벅이 여행자라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비가 많이 들지 않았지만, 먹는 데엔 아까지 않았다는 것. 단, 외식 물가가 비싼 유럽에서는 주방이 있는 숙소에 머물며 요리를 했다는 것. 메밀꽃 부부처럼 똑같이 여행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 이게 적당한지 가늠해볼 기준이 필요하다면 메밀꽃 부부의 <세계일주 프로젝트>의 경비 지출 내역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메밀꽃 부부가 일러주는 세계여행을 위한 깨알팁 중에는, 여행 중 유용했던 것들로는 "침낭, 스포츠 타월, 슬리퍼"를 꼽으며, 없어도 괜찮았던 것들로는 "휴대용 방석, 드라이기"를 꼽고 있으니 참조하면 좋을 듯합니다. (부부의 특별한 여행 스타일이긴 하지만) 유럽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했던 한인 마트의 위치였고, 라면이었다는 것도요.









누가 그러더라. 행복은 차곡차곡 모아놨다가 나중에 몰아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해 가을. 우리는 떠났다.

오늘, 지금, 행복하기 위해서.



메밀꽃 부부의 리얼 여행기를 읽으며 느낀 것은 여행도 여행자의 성격을 닮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불안하기보다 설레고, 낯선 이들이라 경계하기보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인연이 소중하고, 서툰 한국어가 반갑고 고마우니 더듬더듬할지라도 서툰 현지어를 건네는 부부를 보며 여행자의 성격대로 여행의 추억이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았습니다. (글자만 읽어도 끔찍한) 네팔의 거머리, 인도의 똥밭도 추억으로 만들어버리는 메밀꽃 부부는 최강 긍정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바빴던 여행자에서, 긴 여행을 통해 게으른 여행자가 되어 가는 부부의 모습을 보며 오늘을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위험한 버스를 타도, 짜증이 나도, 생각지도 못했던 트레킹에 도전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도, 소매치기를 당한 당혹스러운 순간에도, 그 소매치기를 잡아 카메라를 다시 찾은 안도의 순간에도, 스위스의 어마어마한 벌금 때문에 살 떨렸던 순간에도, 그 모든 순간을 함께 공유하며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고, 여행을 돌아보고, 새로운 나라로 가기 전에 설렘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서로의 손을 잡아주며 의지가 되어 주는 여행의 동반자, '짝'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메밀꽃 부부(김미나)는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 시도 때도 없이 세계지도를 들여다보고 전 세계의 가이드북을 정독하는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고 고백합니다.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정독하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가이드북을 정독한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여행을 책으로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함께 여행을 떠날 '짝'이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메밀꽃 부부의 리얼 여행기는 '함께'여서 더 좋았던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메밀꽃 부부의 <세계여행 프로젝트>! 지혜로운 여행만큼이나 글과 사진이 재밌는 책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작품으로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더 생생하고 더 예쁘고 더 흥미로운 여행기입니다. 여기에 알뜰한 정보는 덤! 일상을 살아가는 데 보다 큰 자극,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메밀꽃 부부처럼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일이 나의 현실이 될지, 또 누가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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