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 예수와 함께 통과하는 인생의 풀무불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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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우리가 속한 사회 속에서 마주치는 무수한 악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고 과감히 맞서고 견디게 할 뿐 아니라, 우리 마음에 도사린 악을 몰아내는 독특하고도 강력한 능력을 지닌 신인류를 이 세상에 창조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고난 속에 들어와 악을 근본적으로 뒤엎고 마침내 그 악과 죄, 고난과 죽음 자체를 영원히 끝낸 덕분이다"(197).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사의 말'과 '주'를 빼고 정확하게 512페이지짜리 책이다. 그 어마어마한 분량을 '고통'이라는 한 주제로 가득 채우고 있다. 인간고의 여러 현상들을 문화와 종교와 시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왔는지를 추적하며, 성경적 관점뿐 아니라, 윤리적 관점, 자기초월적 관점, 숙명론적 관점, 이원론적 관점, 세속적 관점에 따라 고통을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도 비교 분석하고 있다. 그렇게 책의 주제와 두께에 눌린 채 머리를 싸매고 시험공부를 하듯 씨름하며 읽어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차가운 사유도, 냉담한 통계도, 억지스러운 고백도, 뻔한 위로도, 고통스러운 변증도 아니었다. 나보다 더 부당한 고난을 당하신, 정말로 부당한 고난을 당하신 그분, 예수였고, 그 예수의 고난 안에서 우리의 고난이 해석되어질 때 폭포수처럼 맹렬하게 부어지는 놀라운 사랑에 완전히 사로잡혀 책장에 어떻게 넘어가는지도 모르게 책을 읽었다. 사실 내가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책이 나를 읽었다. 나의 고난을 뜨거운 공감과 위로로, 새로운 비전으로 읽어주는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매년 사순절 기간마다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주제로 여러 모양으로 예수의 고난에 대해, 고난이 주는 유익에 대해 묵상해왔고, 가르침을 받아왔고, 들어왔지만, 이 책만큼 탁월하게 고난의 본질을 설명하는 책은 만나지 못했다.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는 고난을 다스리는 주권자이신 분이 몸소 고난을 당하셨다는 사실이 어떻게 우리에게 그토록 강력한 소망의 이유가 되는지를 탁월하게 변증한다. 오로지 연약함과 고난을 통해서만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 우리를 위해 차고 넘치도록 고난을 당하신 예수님, 고난을 통해 고난이 파괴할 수 없는 본질을 드러내시는 주님의 역사를 펼쳐 보이는데, 책을 읽어갈수록 나의 고통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으로 시선이 옮겨지며, "고통이라는 선물은 곧 '하나님 자신'이라는"(349) 고백이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저절로 터져나왔다. 

이 책에는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고난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들의 간증이 실려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고난 속에서 신음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어째서 내게는 그런 일(고난)이 생겨지 않았던 거지?"(101) 의아할 지경이다.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믿음의 노래는 '고난의 유익'이라는 말 정도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는 고통을 씻어주는 책이다. 그 놀라운 위로와 소망을 직접 맛보기를 모두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


"십자가 발치 말고는 달리 갈 데가 없다. 우리는 거기에 머물며 지혜로우신 하나님의 답을 얻는다. 낙관적인 신정론이나 비극적인 철학을 옹호하는 이들이 들으면 분을 내고도 남을 답이다. 악이 제 머리로 돌아간다는, 다시 말해 정의의 요건을 충족시킨 한없는 사랑이 악을 정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답이다. 이 답은 우리를 위로하고 또 손짓해서 부른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정복자가 다시 오시길 간절히 기다리게 한다. 머지않아 그분은 모든 얼굴에서 눈물을 씻기실 것이다"(249).


주님마저도 고난을 겪으셨다면
하나님이 고난에 대한 주권을 잔인하고 
무정한 방식으로 행사한다거나,
인간이 짊어져야 할 고난의 무게를 감안하지 않고
역경을 던져 주는 냉담한 왕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할 수 없다.

-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中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으심으로 
우리에게서 고난을 치우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그분의 고난에 참여하게 하셨다.
주님의 고난은 우리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中에서


주님은 시련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련을 딛고 성장하여
은혜와 영광에 이르기를 기대하신다.

-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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