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뚜껑이 없어 - 요시타케 신스케, 웃음과 감동의 단편 스케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컴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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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공감이 안 돼!

뭔가 풍자적이고, 귀여운 단편 스케치인데 또 이렇게 공감이 안 되기는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언젠가 'B급 영화' 또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이라는 개그를 보았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닮았다고 할까요. 애초에 흐름이라는 것이 없는 단편 스케치이지만, 너무 '단편적'이라 그럴까요. 작가의 의도랄까, 생각의 흐름이랄까, 아무튼 작가의 표현을 잘 따라갈 수가 없어 전반적으로 무엇을 느낀다든지, 공감을 하다든지, 웃음이 난다든지, 감동이 있다든지 하는 '감상'이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또 '전부'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반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단편적이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게 생각을 부여잡고, 느낌을 부여잡는 스케치들도 있습니다. 아래의 페이지(밑 사진)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케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게다가 뚜겅이 없어>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작가의 일러스트 북이고, 이 작품은 초판 이래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웃음과 감동의 단편 스케치라는 소개를 보고 기대가 컸던 작품입니다. 솔직히 기대보다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 기발하고 귀여운 스케치로 가득하지만,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는 독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어떤 순간들을 포착한 단편들의 연속이 지루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분명 어떤 글들은 귀엽고 기발한 반전으로 사고의 전복을 일으키는 충격을 주기도 하니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내일은 오니까, 무엇을 해도 돌아오지 않는 어제 일을 생각해보자"와 같은 글이 그렇습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더욱) 이 단편 스케치들을 함부로 평가할 자격은 제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림) 에세이를 읽듯이 읽어가지 말고, 스케치 한 편 한 편에 오랫동안 머물며 충분히 감상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B급 영화나 포스트모더니즘적 개그를 보았을 때처럼 다른 사람의 반응(감상)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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