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 - 지금은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손봉호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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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학적 사고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조롱을 받고 있고,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현대 문명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실패했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 기독교 신학은 이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했고, 그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유주의 신학은 너무 빨리 과학적 사고에 아첨해 버렸고, 보수신학은 너무 강하게 과학적 사고와 담을 쌓았다. ... 결국 정치, 경제, 기술, 학문 등이 공공영역을 주도하고, 기독교와 기독교 신학은 거기서 무의미하게 되고 말았다. 삶의 주변으로 물러난 기독교는 오직 영혼의 구원과 개인적 경건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인간의 삶을 가장 크게 지배하고 사람들이 관심과 시간 대부분을 쏟아붓는 공공영역은 내팽개치고 말았다. ... 이런 이원론 때문에 기도와 전도에 열정을 쏟는 그리스도인조차 정치계나 기업계에 들어가면 불신자와 다름없이 행동한다"(92).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는 기독교 지성의 힘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여기에 수록된 글은 모두 <월드뷰> '대표주간 칼럼'에 기고한 것들을 모은 것"(6)이라고 하는데, 설교의 설교처럼, 어쩌면 (전형적인) 설교보다 더 강하게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뜨겁게, 따끔하게, 심각하게, 놀랍게 흔들어 깨우는 시대적인 통찰을 보여줍니다. 

한국 교회의 타락상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손봉호 교수는 구약시대에 이스라엘이 타락했을 때를 보면 항상 주위 이방인들이 섬기는 우상을 섬겼을 때라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돈이 가장 매력적인 우상으로 부상하게 된 오늘날, 모든 욕망이 '돈'이라는 대상으로 집약되면서 그리스도인조차도 돈을 섬기고 있는 세태를 매섭게 지적합니다. 세상을 향해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것을 일깨워야 할 그리스도인이 돈을 사랑하다는 데 앞장서는 현실은 이 시대의 종교개혁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는 기독교가 공적인 영역으로 관심을 돌려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며,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적 사명을 일깨우는 책이기도 합니다. 교회와 신학이 좀 더 심각하고 철저하게 문화의 변화와 씨름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요즘 사회와 교회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동성애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에 따라 우리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동성애 문제'도 매우 조심스럽게 그러나 과감하게 손봉호 교수님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열린 토론도 활발히 일어나야겠지만 "성경에는 동성애에 대한 경고보다는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정의롭게 행동하라는 가르침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의 보수 교회는 후자는 무시하고 전자에만 열정을 보인다"(92-93)는 지적도 많은 반성을 하게 해줍니다.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는 읽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특히 설교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대를 바라보는 성경적인 시각과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적인 사명을 일깨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기독교 지성이 있다는 것이 큰 복으로 느껴집니다. 이 책과 같은 좋은 유산을 많이 남겨주시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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