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선집 - 종교개혁자 루터의 에센스 세계기독교고전 35
마르틴 루터 지음, 이형기 옮김, 존 딜렌버거 편집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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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꿈꾸는 그 무엇, 인간적인 환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 용어를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들이 믿음에 도덕적인 진보나 선행들이 수반되지 않음을 보면서 여전히 믿음에 관하여 많은 말을 하게 될 때, 그들은 믿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우리가 올바르게 되고 구원을 얻으려면 "행위들"을 하여야 한다고 선언하는 오류에 빠진다. 그 이유는 그들이 복음을 들을 때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로마서 서문 中에서, 61).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닌다"고 말하여 왔고, 나름 열심 있는 신앙생활을 하여 왔다고 자부했고, 부모님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찍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복음 가운데 견고한 불신앙의 벽이 깨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일입니다.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이 내 영혼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간증들이 내 삶에 있어왔지만, 복음의 진수가 깨달아질 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최근 몇 년 간 믿음으로 사는 일, 믿음을 삶으로 살아내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또 깨닫고 또 깨닫도록 역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교회에 오래 다니면서도 복음을 들을 때 핵심을 놓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복음이 제대로 선포되지 않는 강단도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제 인생에 일어난 일과 비슷했습니다. 복음으로 철저히 깨어지는 경험을 한 것이 이미 목회자가 되고 난 이후의 일이라는 것에 누구보다 경악한 것이 저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경험이 저를 새로운 사명 앞으로 불러 세웠습니다. 복음으로 철저히 깨어지는 부서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 그 삶을 온통 뒤집어놓을 수 있도록 하나님의 양들을 돌보고 가르치고 격려하라는 사명이었습니다.

복음의 핵심, 율법 아래가 아니라 은혜 아래 있다는 것, 자기 자신 안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이웃 안에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아는 일의 뿌리에는 루터의 신학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 <루터 선집>을 읽는 것은 루터 신학의 정수를 포착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루터 신학>의 역자는 이 책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나와있는 루터 자신의 작품들의 역서들 가운데 본 저작선 만큼 단행본에다가 그처럼 많은 작품들을 실은 책은 아직 없다"(6-7). 루터 전집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루터 신학의 핵심이 되는 저작들이 이 한 권에 수록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의 강해, 논설, 성경 주석, 설교, 논제들을 포함시킨 <루터 선집>은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단행본이지만, 일반 단행본보다 작은 서체 크기 등을 감안하면 사실 1000페이지가 넘는 단행본이라고 해도 충분한 분량입니다. 

루터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루터의 설교나 성경 주석 등을 직접 읽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은 루터와의 직접적인 만남이라는 데에 의의를 두었습니다(비판적으로 읽을 수준이 안 되기도 하지만요) . 한 사람의 '자각'에서부터 인류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뒤바꿔놓을 만한 엄청난난 '운동'이 시작되었음을 볼 때, 루터의 신학을 이해하는 일은 종교개혁의 뿌리와 복음의 핵심을 다시 되새겨보는 작업이라 하겠습니다. 쉽게 읽어지지도 않지만 쉽게 읽을 수도 없는 책이라 옆에 두고 시시때때로 곱씹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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