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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도이 에이지 지음, 이자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책 한 권에 그은 '하나의 밑줄'이
때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시작이 되기도 하고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정도의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5).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라는 책 제목과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이라는 부제'만' 보고 책을 골랐는데, 책을 읽자마자 첫 느낌은 '속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수"들"의 "독서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열어보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경제경영서 서평가"(도이 에이지)의 "경제경영서를 읽는 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며 꽤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은 하나의 밑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한 줄 문장에 강하게 설득 당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는) "경제경영서를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지만, 독서습관에 얼마든지 적용 가능한 독서 전략입니다. 저자는 "공격하는 독서"와 "도망가는 독서"가 있다면, 이 책이 말하는 독서 전략은 "공격하는 독서"라고 표현합니다. 재미를 위해, 여가를 위해, 충전을 위해 읽는 편안한 책을 골라 있는 것이 도망가는 독서라면, 공격하는 독서는 "아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 줄 문장을 찾아 밑줄을 긋는 독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단순히 많이 읽는 것, 책을 빨리 읽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공격하는 독서는 밑줄을 그을 수 있는 책, 재미가 아니라 나에게 가치가 있는 책을 찾아 읽는 독서입니다. 이 책은 매일 3권씩 경제경영서를 2만 권 남짓 읽었다는 저자가 그 수많은 경제경영서 속에서 "밑줄 그을 만한 한 줄을 어떻게 찾아냈으며, 거기서 무엇을 흡수하고, 어떻게 행동으로 옮겼는지"(8)를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저자가 가르쳐주는 독서 전략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결과가 아니라 원인에 밑줄을 그으라는 것"입니다. 경제경영서를 읽다 보면, 성공적인 전략과 결과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운데 우리의 인생을 움직일 한 줄 문장은 그러한 결과가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찾아내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또 보통 책을 읽을 때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저자는 숲이 아니라 나무, "전체가 아니라 부분을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체가 아니라 부분을 보아야 한다는 것은, 사소한 것에서 탁월함을 발견해야 한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데,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전문 분야를 좀 더 깊게 파고드는 독서 전략입니다.
"결국 배움이란 유추하는 것이다.
다른 세계의 것을 받아들여 나의 세계에 적용해 어떤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유추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면 독자로서 무능한 것이다"(162).
밑줄을 그을 수 있는 책을 만나라는 저자의 조언을 다른 말로 하면 '차이'를 만들어내는 독서를 하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꾸준히 독서를 해오고 있는데 왜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까 답답해했던 저에게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이 책의 교훈으로 저의 독서 습관을 반성해보자면,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히 읽는 것으로 만족했다는 것입니다. 읽고 깨달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현장에서 확인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이것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저에게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조금 더 공격적인 독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똑똑한 책입니다. (법인세와 절세에 관해 생각지도 못한 중요한 힌트를 얻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