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제주 (최신 개정판) - 제주에서 만난 길, 바다, 그리고 나
장은정 지음 / 리스컴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왜 그렇게 혼자서 여행을 다녀?"

"너도 한번 떠나봐 그럼 알 수 있을 거야."



요즘 나 홀로 밥을 먹는 혼밥족, 나 홀로 술을 즐기는 혼술족, 나 홀로 영화를 보는 혼영족 등 '나 홀로'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 친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이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나홀로 문화를 그리 썩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 '나 홀로 여행'에는 강한 끌림을 느낍니다. 사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나 홀로 문화가 번성하기 전에도 있어 왔고, 옛부터 구도자적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작점이 되는 삶의 한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여행이란, 더불어 살아가지만 결국은 혼자인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줄거운 여행을 위해 동반자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온전히 나를 마주할 수 있는 고독한 시간이 꼭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삶은 여행이라고 하나 봅니다.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다시 걷고 싶을 때 걷는 것,

그러는 가운데 더욱 깊어진 사색의 시간들,

것이 혼자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 프롤로그 中에서



<나 홀로 제주>는 나 홀로 제주 여행을 즐기는 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나 홀로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나 홀로도 아름다운 제주를 만끽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는 우리나라 최대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는 가족여행이나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이 많은 여행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 홀로 여행족에게도 최적의 여행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의 길과 바람과 바다와 하늘은 우리를 고요한 사색으로 이끌고, 그 고요한 사색 속에서 우리는 안전하게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다시 걷고 싶을 때 걷는 것, 그러는 가운데 더욱 깊어진 사색의 시간들", 그것을 혼자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작가는 "나를 더욱 단단한 여행자로 거듭나게 한 것은 제주의 바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제주의 구석구석을 온전히 혼자가 되어 누비고 다녔다. 제주의 바람과 바다와 길 위에서 나는 한 뼘쯤 더 단단한 여행자가 되었다."






 


나그네에게는 쉬어갈 수 있는 쉼터였고,

마음이 힘든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기대도 좋은 곳이었다.

- 순례자의 교회



<나 홀로 제주>는 제주를 크게 4등분(북서부, 북동부, 남동부, 남서부)하여 혼자서 제주를 만나는 지혜를 전수해줍니다. 제주도를 크게 4등분한 것은 이동의 번거러움과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고, 효율적인 동선을 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지역별 각 파트는 '혼자서도 즐거운 산책', '혼자라도 맛있다', '혼자서도 분위기 있는 카페', '혼자서도 안전한 숙소'로 구성되어 혼자라 더욱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제주의 핫 플레이스 110곳을 소개하는데, 혼자서도 맛있는 맛집과 카페, 안전한 숙소 소개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 홀로 여행에서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는 혼자 먹는 밥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나 홀로 제주>는 특히 혼자서도 불편하지 않게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맛집은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곳으로, 나 홀로 떠난 제주 여행에서 갈치조림과 한정식도 홀로 즐길 수 있는 감동 맛집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책방, 플리마켓, 오일장도 한 눈에 쏙쏙 들어오도록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나 홀로 제주>는 책이 예뻐서 제주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책입니다. 글과 사진을 보면 이 책만큼이나 작가도 참 예쁜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예쁜 것을 예쁘게 느낄 줄 아는 고운 시선, 고운 마음이 고스란히 책이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예쁜 책 때문에 제 안에 일어난 한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여행을 가면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느라 카페에 느긋하게 앉아본 적이 없고, 있는 정보 없는 정보를 샅샅이 모으면서도 카페에 관한 정보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제가 처음으로 여행지에서 즐기는 카페의 여유에 눈이 떠졌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정보를 중심으로 제주도 카페 투어를 계획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나 홀로 제주>는 놓쳐서는 안 될 제주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 여행을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는 "순례자의 교회"(44-45)에 관한 정보는 이 책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아직 못 가본 유명한 장소들도 많지만, 다음에 제주여행을 떠난다면 순례자의 교회를 가장 우선적으로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나 홀로 제주>는 있는 정보 없는 정보 다 끌어모은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만 알차게 모았고 혼자 떠나는 제주 여행 맞춤 책이지만, 연인이나 단짝 친구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겠다 싶은 장소들로 꽉 차 있습니다. <나 홀로 제주>는 고독보다 예쁜 여행을 선물해주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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