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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그림에 담다 - 집, 나무, 사람 1장의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속마음
이샤 지음, 김지은 옮김 / 베이직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집 + 나무 + 사람 1장의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속마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꺼내보일 수 없는 마음이라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하지만, 어쩔 때 보면 자신의 마음을 가장 모르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내 마음인데 나도 잘 모르겠다는 한탄도 자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열 길 물속을 재 듯, 심연의 바닥을 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하고 있고, 또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마음, 그림에 담다>는 집, 나무, 사람이라는 세 가지 요소만으로 원시적인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HTP 검사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HTP 검사는 집(House), 나무(Tree), 사람(Person), 이 세 가지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 HTP 검사는 투사 테스트로 피검사자가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원시적인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 특히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내적인 장애가 있을 때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효과적인 심리검사로 꼽힌다"(5-6).
HTP 검사는 쉽게 말해 일종의 심리테스트인데, 우선 한 장의 종이에 집, 나무, 사람을 그립니다. 집, 나무, 사람 외에 다른 요소를 그려 넣어도 되지만, 집, 나무, 사람이 중심 요소가 됩니다. 그림을 그릴 때 지우거나 수정해도 괜찮지만 자는 사용하지 않고, 사람을 그릴 때는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그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성냥개비 같이 그리는 것).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마음, 그림에 담다>를 읽기 전에, 자신의 THP(집, 나무 사람) 검사 그림을 먼저 그리고 책을 읽으면 좋습니다.
<마음, 그림에 담다>을 참고로 제 HTP 검사 그림을 분석해보면,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크지만 현실을 답답하게 느끼고 있고, 실천력은 강하지만 마음이 유약한 편이며, 과거 성장시기는 순탄한 편인데 자신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암시를 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제가 생각했던 제 모습과 비슷했는데, 마음이 유약하다는 해석은 좀 의외였습니다. 한때는 사막에 떨어뜨려놔도 살아남을 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음이 독하다'는 평도 들었답니다. 이 책의 해석에 의하면, "집과 나무에 비해 사람의 크기가 작다면 마음이 유약하다는 의미"라고 합니다(22). 그런데 제가 집과 나무에 비해 사람을 작게 그린 것은 '상식적인' 그림을 그린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22).
어릴 때부터 심리 테스트를 놀이처럼 즐겼습니다. 심리 테스트가 꽤 정교하고 정확해서 꺼내보일 수 없는 나의 마음을 정확하게 들여다본다는 느낌이 들면 '소오름~' 하면서도 쾌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마음, 그림에 담다>에서 소개하는 HTP 검사는 놀이로 즐길 수 있는 심리 테스트이면서 동시에 신뢰도가 (어느 정도) 검증된 그림 분석 심리 테스트입니다. 누군가를 더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누구보다 나를 더 이해하기 위해서 놀이처럼 한번쯤 즐겨보다도 좋을 듯합니다. 특히 HTP 그림 분석은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원시적인 심리 상태를 파악하게 해준다는 것과, 특히 문제에 봉착했을 때,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효과적인 심리검사로 꼽힌다고 합니다. 이 책의 사례를 통해서 보면,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해석을 대입하는 것보다, 그것을 바탕으로 누군가와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자신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전문가와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자신과 대화하는 긴밀한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것이 독서의 힘이고, 또 독서의 장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