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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 하나님 자리를 훔치다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7년 5월
평점 :
가짜들에게
결별을 선언하다!
무엇이든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우리의
주인이다.
권력을 구하는 사람은 권력에 지배당하고,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기 원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지배당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에게
지배당한다(29).
"우상이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얻고자 우리가 의지하는 대상이다"(200)
현대 교인들에게 우상숭배를 멈춰야 한다고
말하면, 구약성경이나 토템을 떠올리며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팀켈러의 내가 만든 신>은 현대 교인들 사이에
만연한 우상숭배를 폭노한다. 팀 켈러가 정의하는 우상이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데서 얻으려 한다면 그게 바로
우상이다"(22-23). 내 안에도 우상이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저것만 있으면 내 삶이 의미 있어질 거야.
나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거야. 내가 중요해지고, 안정감이 들 거야"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는가? 만일 '뭔가가 있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뭔가가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다'면 그것이 내가 만든 가짜 신, 즉 우상이라는 것이다. "그것 없으면 못 사는 게 바로 우상이기
때문이다"(19).
팀 켈러가 폭노하는 현대인의 우상을 보면,
정체가 훤히 드러나는 우상도 있지만, 교묘하게 본 모습을 감추고 우리 마음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들이 있다. '돈'과 '권력'이 정체를 훤히
드러내는 우상이라면, '평생 소원'이나 '사랑', '성취', '문화와 종교'는 쉽게 그 독소를 드러내지 않는 우상이다. 팀 켈러는 평생
소원해왔던 아들 이삭을 얻었지만,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순종해온 동기가 아들을 얻기 위함이었다면 그 평생 소원 자체가 우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헌신적인 관계'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랑(로맨스)도 마찬가지이다. 팀켈러는 여기서 우상의 교묘한 속성을 간파한다. "우리는 우상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가 나쁜 경우는 거의 없다. 더 좋은 것일수록 그것이 우리의 가장 깊은 욕구와 희망을 채우리라는 기대"(22)
속에 우상으로 달바꿈된다는 것이다.
"우상을
그냥 없앨 수는 없고 대체해야만 함을 이제부터 깨달으면 된다(231).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은
왜 우리는 끊임없이 가짜 신을 만들어내는지, 왜 가짜 신을 섬기면 필연적으로 쓰라린 환멸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 안에 있는 가짜 신, 즉
우상을 몰아내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우상을 몰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대체"하는 것이다. 즉 가짜를 몰아내려면, 진짜를 그 자리에
들여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참 하나님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계속 대상만
바뀔 뿐이다"(243). 우상을 하나님으로 대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과 생생하게 만나는 것이다"(231).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은
하나님과 생생하게 만나는 책이며, 복음의 진수로 가득찬 책이다.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이 언제 그렇듯이 이 책 역시 구조적으로 잘 짜여진 강의처럼
명쾌하며, 복음으로 충분하다. 두란노에서 나온 책답게 번역과 편집도 깔끔하다.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데서
얻으려 하지 말고, "주실 수 있는 분께 구하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강력하고 통쾌하게 영혼을 꿰뚫는지 막혔던 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