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 목회답답증에 걸린 이들을 위한 진단과 처방
톰 레이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현재의 상태를 지속하다가는 수많은 교회가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199).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는 현대 교회의 변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경고를 담은 '교회 현장보고서'이며, 동시에 교회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제시하는 '교회 성장안내서'입니다. 저자는 "현재 북미 교회 열 곳 중 아홉 곳이 쇠퇴하거나 주변 지역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북미 교회의 90퍼센트가 자기 지역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말입니다(202). 그런데 어쩌면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대대적인 쇄신이 절실한데도, 교회가 현실 안주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밖에서 지상대명령을 선포했던 교회가 이제는 교회 안에 지상낙원을 세우는 데 열중한다. 많은 교회들이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역동적인 몸에서 한낱 종교적 컨트리클럽으로 전락한다. 교인들이 '이용료'를 지불하면 교회 리더들은 그들을 정성껏 섬긴다. ... 많은 교회가 그분 중심에서 그들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이것이 대부분의 현대 교회들이 처한 상황이다"(135). 이런 교회를 더 이상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는 단순히 변화의 '필요'을 부르짖는 책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절실히 변화를 '원하는' 리더(목회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교회 안에서 변화를 이끈다는 것은 변화라면 질색을 하는 안주형 교인들, 이를 악물고 고집스레 변화를 거부하는 비판형 교인들의 저항을 이겨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아무리 위대한 비전에 붙들려 있어도 교회를 변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는 상처 입거나, 탈진하거나, 심하면 교회가 쪼개지거나, 그 교회에서 쫓겨나는 일까지도 감수해야 할지 모릅니다. 저자는 북미 교회 현장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전합니다.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는 교회의 변화를 이끄는 8단계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사실 저는 교회 문제에 있어서 이처럼 '교회성장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1년에 두 번씩 비밀 방문자를 교회에 투입할 것"과 같은 해법말입니다(78). 영적인 일의 역동은 우리가 세운 공식이나 컨설팅의 방법으로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심각하게 읽었고, 또 모두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교회의 정체성을 잃어가며 쇠토하고 있는 심각한 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인사이트와 함께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공식이 아니라)을 제시해주기 때문입니다.


교회 변화를 이끌기 위한 8단계는 로드맵은 "멈춰서 기도하라 → 현실의 절박성을 직시하라 → 열정적인 동역자를 구하라 → 성도들의 소망과 비전이 되라 →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을 품으라 → 내부에서 외부로 초점을 이동하라 → 작은 열매도 소홀히 하지 마라 → 변화를 실행하고 안주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8단계로 제시되어 있지만, 기도 없이 함부로 시작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변화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것을 한 번 더 강죠합니다. 그리고 "제발"이라는 말을 덧붙여,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멈춰서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변화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시작된다. 변화를 이끄는 일은 기도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 원칙은 리더들에게 특히 더 중요하다. 리더들은 뭐든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행동 지향적이다. 그래서 좀처럼 멈춰서 기도할 시간을 내지 않는다"(129). 


교회를 사임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시도해볼 방안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작은 조각 구름 같은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 확신을 얻기도 했습니다. (담임 목회자가 변화를 이끌려고 해도 변화는 힘든 일인데) 누구보다 담임 목회자가 변할 마음이 없고, '그분' 중심이 아니라 '그들' 중심의 목회를 계속 지향한다면 더 이상 그 교회는 희망이 없다는 결론말입니다.

 쇠퇴하는 교회의 현실을 고민하는 목회자들, 변화의 필요성 앞에 서 있는 절박한 교회들, 그 중에서도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한데 어떻게 변화를 실천에 옮겨야 하는지 고민인 교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비전이 아니라, 비전을 이루어가는 방법(과정)을 제시하는 책이지만, 비전을 설정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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